"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10일 오후5시30분 서울시 서대문구 냉천동 감리교신학대학교 웨슬리 채플 1세미나실에서는 <제3회 감리교평화학교> 첫 번째 강연이 열렸다. ‘신학생도 우울합니까불이! 우울하다람쥐!’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한 홍세화(언론인, 작가, 진보신당 대표)씨는 “한국사회의 정치지형과 한국 사람들의 의식 지형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다.


▲ 10일 오후5시30분 서울시 서대문구 냉천동 감리교신학대학교 웨슬리 채플 1세미나실에서는 <제3회 감리교평화학교> 첫 번째 강연이 열렸다. ⓒ에큐메니안 한별

홍세화 씨는 “우리들의 의식이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분명 그것은 태어나면서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니며, 창조한 것도 아니며 모두가 선택한 것도 아니다. 의식 변화의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변화의 가능성은 없게 된다.”며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의식에 대한 출처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으며, “옛날 사람들은 책일 읽어서 알지 못하는 고집들이 삶의 경험에서 오는 것인데 지금은 우리가 고집하는 것이 어디서 오는지, 내가 고집하는 것이 내 것이 아닌데 내 것인 양 하게 된다.”고 전했다.


▲ “우리들의 의식이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분명 그것은 태어나면서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니며, 창조한 것도 아니며 모두가 선택한 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에큐메니안 한별

그는 ‘자기 형성의 자유’라는 화두를 같이 나누고 싶다며 “나라는 존재를 어떤 존재로 만들 것인가. 얼마나 아름답고 훌륭한 존재로 만들 것인가는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 중요한 것은 의식의 주체성이기 때문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출처에 대해 고민해보자.”며 ‘내 생각은 어떻게 내 생각이 됐나?’라는 물음을 참가자들에게 던졌고, “스피노자가 강조한 것은 사람은 한번 형성한 의식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누구든 자신이 갖고 있는 의식을 고집하면서 산다.”라며 한번 형성된 의식은 쉽게 변하지 않고, 우리들의 삶을 규정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생각은 어디에서 왔는지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홍 대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공교육을 통해서 자본주의에 대해 배워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자본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들을 알고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공교육 체제는 그렇지 못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몸 자리이다. 내가 죽을 때까지 어디에 놓일 것인가. 나의 궤적이 곧 삶인 것이다. 우리들의 몸이 존엄하게 태어난 존재라면 몸이 놓이는 자리에서 몸의 존엄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20:80의 사회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존엄성에 맞지 않는 자리에 놓이게 만드는 현상을 만들기 때문이다.”고 존엄성의 가치가 중요함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홍세화 씨는 “사람들이 우울한 이유는 불안 때문이다. 지금 존엄한 위치에 있더라도 언제 추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삶의 현실에 충실하지 못한다. 그리고 물신주의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소유에 대해 매몰되며 가진 것에 대해 비교하게 된다. 그렇지만 남과 가진 것을 비교하지 말고 어제보다 오늘 더욱 성숙했는가 라고 비교했으면 좋겠다. 자기형성의 자유를 누리기를 기대한다.”라며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기를 당부했다.

강연이 끝나고 참가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 ⓒ에큐메니안 한별

<첨부 - 질의응답>

- 질문1 : 요새 뉴스를 보기가 괴롭다. 여러 다른 이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보정당인 통합진보당에 대한 내용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안타깝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가 통합진보당 수준에서 눌러앉게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궁금하다.

- 홍 대표 : 오늘 강연에 오기 전에 글을 하나 프레시안에 개제했다. 4년 전 민주노동당을 탈당하면서 쓴 글과 오늘 올린 글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말로 하는 것보다는 나의 글을 참고했으면 좋겠다.

- 질문2 : 만약에 신께서 선생님에게 한가지의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신다면 무엇을 해결하고 싶은 능력을 받고 싶으신지 궁금하다.

- 홍 대표 : 나는 무엇보다 전쟁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을 받고 싶다. 어떻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른 무리의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죽일 수 있는 것인지 끔직하다. 이 땅에서 전쟁은 반드시 사라져야 할 것이다.

- 질문3 : 여러 강연들을 통해서 대학생들이나 젊은이들을 많이 만나실텐데, 청년들의 활동이나 삶 등을 바라봤을 때, 앞으로 희망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 홍 대표 : 희망은 항상 있다고 생각한다. 그 희망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 전반적으로 예전에 비해 퇴행이 많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젊은 세대들이 긍정적인 의미에서 변화의 조짐들이 있다. 그리고 나는 어떤 순간에서도 절망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아직 덜 파괴된 자연이 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우리의 글자가 있기 때문이다. 조금 엉뚱한 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로 인해 더 이상 추락하지 않게 받쳐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편, <제3회 감리교 평화학교>는 오늘 첫 번째 강연을 시작으로 두 번의 강연이 더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으며,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부탁했다.

한별 기자 ektlgof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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