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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환연 사무총장 양재성 목사. ⓒ에큐메니안

지난 10월31일~11월4일까지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는 전체 원우들이 참여하는 목회실습이 진행되었다. 매년 가을에 진행되는 목회실습은 200여명의 원우들이 10~30명씩 팀을 이루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교회 및 기관들을 찾아가 4박5일 동안 현장을 경험하고 다양한 활동들에도 참여하게 된다. 여러 교회와 기관들 중 특별히 본지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이하‘기환연’)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실습팀의 활동을 통해 한국교회가 배워야 할 한 가지 대안교회의 모습과 기환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 동면교회에 부착되어 있는 아름다운 글. ⓒ에큐메니안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기환연은 그간 공해문제, 탈핵, 새만금, 4대강 등으로 신음하고 있는 창조동산의 청지기가 되고자 노력하였고, 녹색교회, 초록가게, 생명밥상, 은총의 숲 등을 통해 교회와 지구를 푸르게 하는 일에 앞장서 왔으며, 환경운동에 대해 미룰 수 없는 가장 소중하고 시급한 일이라고 고백한다.

기환연 사무총장인 양재성 목사는 “예수목회에 대한 고민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하나님 나라를 현대어로 어떻게 정의하며 어떻게 서술할 것인가 생각해볼 때 하나님 나라는 생명과 평화의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생명은 하나님이 소유주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함부로 할 권리가 없다. 생명을 가장 구체적으로 소중히 여기며 살려내는 일을 살펴보니 그게 환경운동이었다. 그래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게 되었고, 지금의 기환연 운동을 계속 해오고 있다.”며 생명과 평화의 문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평화와 평등의 공동체 – 지평교회

▲ 지평교회 이택규 목사. ⓒ에큐메니안

기환연과 함께 환경운동을 실천하며 녹색교회로써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평교회(한국기독교장로회)는 부천시 원미구 원미동에 위치해 있다. 지평교회는 생명을 살리는 교회, 작은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회,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열린교회, 평신도 중심의 교회, 민족의 통일을 준비하는 교회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민중교회에서 한 걸음 나아가 새로운 교회모습을 실현하고 있다.

지평교회는 환경을 살리기 위해 한 달에 한번 차 없는 주일을 진행하고, 1년 중에 5주가 포함되어 있는 월(月)에는 마지막 주를 촛불예배로 드리고 있다. 촛불예배는 모든 전기 사용을 중지하고 촛불에만 의지해 예배를 드린다. 이택규 목사는 차 없는 주일을 실천하는 것에 대해 “차 없는 주일은 단순히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차로 인해 주차대란이 일어나는 도시에서는 특히 중요한 운동이다. 우리 교회도 차량 5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대부분 마을 사람들의 주차공간으로 활용된다. 그런데 주일날 매번 마을 주민들에게 차를 빼달라고 해야 하는데 차 없는 주일에는 그럴 필요가 없다.”며 에너지 절약과 함께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 지평교회의 녹색교회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목회실습 학생들. ⓒ에큐메니안

▲ 지평교회 건물 옥상에 있는 햇빛발전소. ⓒ에큐메니안

한국에서는 최초로 교회건물 옥상에 태양광 발전기(지평교회는 햇빛발전소라고 부른다)를 설치하기도 한 지평교회는 햇빛발전소 수익금으로 지역을 위해 사용하고 6층 옥상에서 교우들과 함께 텃밭 가꾸기를 통해 채소를 자급하기도 하며 매주 공동식사의 남는 음식물 량을 표시해 최대한 낭비를 줄이고자 노력한다. 또한 지평절전소를 시행하고 있다. 절전소 운동은 교인들의 각 가정마다 작년 전기 사용량과 올해 사용량을 비교하여 수치로 나타내는 것이다. 눈으로 확인한 후 어떻게 전력을 사용할지 계획을 미리 세워볼수 있고, 에너지 절약을 위한 계획을 세워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이는 십자가보다 마음 안에 십자가 불을 밝혀야 한다. - 동면교회

▲ 동면교회 박순웅 목사. ⓒ에큐메니안

강원도 홍천군 동면 속초리에 위치한 동면교회(대한기독교감리회)는 대표적인 녹색교회이다. 박순웅 목사 내외와 교인들을 포함해 70%이상이 모두 채식을 하고 있다. 동면교회는 오랫동안 유기농. 친환경 농법으로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농촌-도시 간 직거래 운동을 벌여왔다. 박 목사는 2009년 감리교 농도생협 이사장을 맡았으며 30여 농촌교회 목회자와 연대해 생산한 농산물을 전국 15개 생협 지부 교회 등으로 공급한다. 한신대학원 학생들이 방문한 3일에도 박 목사는 밭에서 알타리 무를 한참 수확 중에 있었다.

▲ 십자가탑에 있는 까치들의 집. ⓒ에큐메니안

그는 농촌은 생명의 근원이기에 누군가는 지켜야 한다. 농사는 “단순히 먹거리를 만드는 것 이전에 예수의 살을 먹고 피를 나누는 운동”이라고 전하며, 하루 두세 시간 정도였지만 젊은 친구들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으니 너무 즐겁고 활기가 넘친다며 흐뭇해했다. 동면교회는 한달에 한번 절전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주일 예배 중 특이한 점 한 가지는 박 목사가 직접 펜으로 쓴 8쪽짜리 주보였다. 표지 상단에는 큰 글씨로 “생명, 영성, 공동체”가 새겨 있고, ‘오늘의 말씀 요약’, ‘함께 생각하는 글’, ‘생활 나눔’, ‘농사 이야기’, ‘영성 생활’, ‘마을과 교회 이야기’ 등으로 된 주보는 목사의 정성과 생각, 하나님에 대한 사랑, 교인들에 대한 배려와 애정이 잘 드러나 있었다.

동면교회는 까치교회로도 유명하다. 이유는 4년 전 까치들이 십자가 탑에 날아와 까치집을 짓고 살기 시작했다. 그리고 1년에 한 칸씩 까치집을 늘려갔다. 이를 본 목사와 교인들은 십자가 불빛으로 인해 까치들이 살 터전을 잃을까봐 4년 전부터 십자가 불을 켜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생명사랑의 동면교회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 박 목사는 “십자가 탑이 많이 녹슬고 오래됐기 때문에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 이 상태로 방치하는 것이 과연 까치들을 위한 것인지 고민”이라며 난감해 했다.

▲ 절전예배를 드리는 동면교회. 유일하게 십자가 불만 켜고 있다. ⓒ에큐메니안

▲ 예배가 마친 후 박순웅 목사님표 호박 고구마를 다같이 나눠 먹고 있다.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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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각예술을 하는 동면교회 정혜례나 사모님 작품. ⓒ에큐메니안

한별 기자  ektlgof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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