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땅, 밭”

(에스겔 11:14-20; 로마서 6:3-14)

이병일 목사

지난 금요일(4/5)은 청명, 한식, 식목일이었습니다. 도심이지만 여기저기에서 밭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淸明(clear and bright)은 새 해의 세 번째 절후로 4月 5, 6日께 드는 절기이고, 寒食(cold meal) 동지로부터 105일 째 날입니다. 청명은 이때부터 날이 풀리기 시작해 화창해지기 때문에 청명이라고 하고, 한식은 곡식 자라는데 이로운 봄비가 내리니 모 낸 논에 벼가 파래지고 살이 오른다고 합니다. 농가에서는 이 무렵 바쁜 농사철에 들어갑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청명조에 따르면, 대궐에서 느릅나무와 버드나무에 불을 일으켜 각 관청에 나누어주는데, 다시 각지의 관청에 나누어 준다’고 하였다. 이 불을 다음날인 한식에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묵은 불(久火 구화)을 끄고 새 불(新火 신화)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붙은 명칭이 바로 한식입니다.

이 무렵을 전후해 찹쌀로 빚은 술을 청명주(淸明酒)라 하여 담근 지 7일 뒤, 위에 뜬 것을 걷어내고 맑은 것을 마십니다. 또 이 때 장을 담그면 맛이 좋다고 하여 한 해 동안 먹을 장을 담그기도 합니다. 《열양세시기》에서는 이와 같이 불을 나누어주는 일을 한식조에 기록하고 있고, 청명에 대하여서는 언급이 없다더군요. 예로부터 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큰 명절로 쳤으며, 신라 때부터 오늘날까지 조상께 제사를 올리고 성묘를 드린 중요한 날입니다. 원래 성묘는 춘하추동 계절마다 하여 봄철에는 이 한식날에, 여름철에는 단옷날에, 가을철에는 추석날에, 겨울철에는 음력 10월 초하룻날에 성묘를 하게 되었습니다.

한식의 기원은 중국 진 나라의 충신 개자추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개자추가 간신에게 몰려 면산에 숨어 있었는데 문공이 그의 충성심을 알고 찾았으나 산에서 나오지 않자, 나오게 하기 위하여 면산에 불을 놓았습니다. 그러나 개자추는 나오지 않고 불에 타 죽고 말았으며, 사람들은 그를 애도하여 찬밥을 먹는 풍속이 생겼다고 합니다.

한식날을 명절 중의 명절로 삼아 관리들에게 성묘를 하도록 휴가를 주었을 뿐 아니라, 어떤 죄수에게도 형을 집행하지 않도록, 금지했다고 합니다. 이조시대에 들어와서는 더욱 한식을 중하게 여겨 오늘날까지 한식날 성묘하는 관습이 남아 있습니다. 자손들이 저마다 조상의 산소를 찾아 높고 큰 은덕을 추모하며 제사를 지내며 조상묘 앞에 과(果 : 과실), 적(炙 : 구운 고기), 병(餠 : 떡)을 차려 놓고 한식차례를 지냅니다. 한식날 먹는 메밀국수를 한식면(寒食麵)이라 하고 한식 무렵 잡은 조기를 한식사리(寒食潮 한식조)라 합니다.

청명과 한식은 같은 날이거나 그 전이나 다음 날이어서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라는 속담이 생겼는데, 어떤 일이 별 차이가 없다는 뜻입니다. 청명과 한식 무렵은 봄빛이 완연하고 날씨가 맑고 깨끗해지기 시작하는 때여서 농촌에서는 논밭에서 논밭 둑을 손보거나 가래질을 하고 나무 심기에 적당한 날씨여서 "청명절에는 부지깽이를 거꾸로 꽂아도 산다."라는 속담처럼 생명력이 왕성한 시기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한식과 청명 무렵인 4월 5일을 식목일(植木日)로 1949년부터 대통령으로 정하고 공휴일로 정하기도 하였습니다.

한 어린 아이와 엄마의 대화입니다. “엄마! 내 신발에 땅이 들어갔어요.” “그 건 땅이 아니고 흙이야.” “어떻게 다른데요?” / 흙과 땅은 무엇이고 어떻게 다를까요?

영어로는 흙도 땅도 지구도 다 earth입니다. 우리나라 말로는 물이나 불의 상대적인 성분으로서의 흙(土)과, 바다의 상대로서의 땅(地)과 하늘에 떠 있는 천체로서의 땅덩어리(地球)와 구별이 됩니다. 생명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수분이 액체 상태로, 즉 물의 상태로 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물이 생겨서 계속 유지되기에 가장 알맞은 조건을 갖춘 곳이 바로 지구 표면인데, 물과 불의 균형이, 또는 음과 양이 균형과 조화가 가장 이상적이었던 곳이 지구 표면이었다는 뜻입니다. 따지고 보면 태양이나 지구나 사람의 몸이나 다 우주의 먼지(원소)로 뭉쳐진 덩어리들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명이 탄생하기에 가장 알맞은 물과 불의 조화는 흙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지구 표면에만 존재하는 흙은 물과 불의 혼합 저장소입니다.

한자에서 흙 토(土)는 땅에서 새싹의 촉이 나오는 모습입니다. 땅 위로 솟아오른 새싹과 그 싹이 계속 자라나도록 하는 힘이나 혹은 그 싹을 감싸고 있는 어떤 기운이 흙에 있다는 것입니다. ‘흙 토(土)’자에 ‘머리를 든 뱀'의 형태에서 나온 ‘잇달을 야(也)’자를 더해 흙이 있는 땅, 혹은 흙이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는 땅(地)이라는 뜻을 나타냅니다.

하느님은 인간을 창조하시기 전에 흙(땅)을 먼저 만드셨습니다. 흙에서 나온 인간은 죽으면 흙으로 돌아갑니다. 창조 이야기를 보면 사람뿐만 아니라 만물의 근본이 땅이라고 합니다.
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물 위에 움직이고 계셨다. 9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하늘 아래에 있는 물은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은 드러나거라" 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10 하나님이 뭍을 땅이라고 하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고 하셨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11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땅은 푸른 움을 돋아나게 하여라. 씨를 맺는 식물과 씨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가 그 종류대로 땅 위에서 돋아나게 하여라" 하시니, 그대로 되었다. 12 땅은 푸른 움을 돋아나게 하고, 씨를 맺는 식물을 그 종류대로 나게 하고, 씨 있는 열매를 맺는 나무를 그 종류대로 돋아나게 하였다.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

2:6 땅에서 물이 솟아서, 온 땅을 적셨다. 7 주 하나님이 땅의 흙('아다마')으로 사람('아담')을 지으시고, 그의 코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19 주 하나님이 들의 모든 짐승과 공중의 모든 새를 흙으로 빚어서 만드시고, 3:17 남자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아내의 말을 듣고서, 내가 너에게 먹지 말라고 한 그 나무의 열매를 먹었으니, 이제, 땅이 너 때문에 저주를 받을 것이다. 너는, 죽는 날까지 수고를 하여야만, 땅에서 나는 것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18 땅은 너에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다. 너는 들에서 자라는 푸성귀를 먹을 것이다. 19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 때까지, 너는 얼굴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땅에는 생물체가 필요로 하는 모든 광물질이 녹아 있고, 물을 걸러서 생물에 건강을 주는 생명수를 간직하고 있으며, 생태계의 분해자인 미생물들의 서식지가 되기도 합니다. 하늘엔 천기(天氣)가 있고, 생명체에는 생기(生氣)가 있고, 사람에게는 인기(人氣)가 있듯이 땅에는 지기(地氣)가 있습니다. 진흙은 생명의 근원이며, 우리 몸을 이루는 성분은 진흙에서 왔고, 진흙에도 항상 전자기 반응이 일어나고 있고 우리 몸에도 끊임없이 전자기 반응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흙과 우리 몸 사이에는 서로 주고받는 자극과 반응이 있습니다. 우리 몸이 흙과 접촉을 할 때 기(氣)의 교류가 생깁니다. 주로 지기(地氣)의 영향을 받습니다. 흙의 전자기장과 우리 몸의 전자기장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우리 몸은 건강할 수 있습니다. 조화가 건강이요 부조화가 병이기 때문입니다.

2001년에 향린교회에 갔을 때에 두통으로 한동안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20대 초반에 두통이 심해서 아스피린을 가방에 항상 넣고 다니다가 군대에 가서 사라진 이후에 두통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2001년 여름이 지나면서부터 두통이 계속되었습니다. 10월쯤에 올림픽공원에서 송파지역 구역모임을 한다고 하여 공원을 산책하였습니다. 그 때부터 두통이 사라졌습니다. 그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땅과 흙을 밟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요즘 우리의 생활은 거의 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걷는다고 하더라도 시멘트로 포장된 길을 걷습니다. 땅의 기운을 받지 못하는 것이죠. 그래서 치유의 방법 중에서 땅 위를 걷거나 땅 위에서 잠을 자는 것도 있습니다.

맨발로 흙 위를 걷는 것은 이러한 기의 조화를 위해서도 좋고 발의 마사지 효과를 얻는 데도 좋은 일입니다. 흙과 우리 몸의 접촉은 흙이 지닌 광물질을 체내로 흡수시키는 효과를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특수한 광물질을 포함한 흙으로 피부에 찜질을 하면 온천욕과 비슷한 효과를 주기 때문에 러시아를 비롯한 동구권의 여러 나라에서는 이러한 흙 찜질이 상당히 유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흙을 덥게 만들어 피부에 바르면 열 효과도 아울러 누릴 수 있습니다. 흙을 가지고 노는 것 자체도 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우리의 생명은 흙에서 생겨났고 흙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흙은, 땅은, 지구는 우리 모든 생명체의 어머니입니다. 어머니의 품에 안겼을 때 우리는 가장 편안합니다. 가이아(Gaia)는 가장 유명한 대지모신입니다.

오늘을 우리 교단에서 씨뿌림주일로 지킵니다. 씨뿌림주일을 통해 온 교회와 성도들이 하나님나라를 위한 거룩한 씨앗이 되길 결단할 수 있는 신앙의 계기로 삼기 위함이었습니다. 나아가 FTA체결 등 대내외적인 변화 속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과 농민, 농촌교회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시간으로 삼기 위함이었습니다.

봄에 씨를 뿌리기 위해서는 흙을 부드럽게 해야 합니다. 흙을 갈아엎어서 공기를 잘 통하게 하고, 부드럽게 하여 씨앗의 싹과 뿌리가 잘 자라게 해야 합니다. 요즘엔 비닐하우스에서 트랙터로 로타리를 칩니다. 그런데 땅의 표면 30cm만 갈리고, 기계의 무게 때문에 그 밑에는 점점 더 단단해져서 결국에는 땅이 숨을 쉬지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겨울에 땅이 얼어서 딱딱하게 되는 것도 봄에 흙을 부드럽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땅이 얼 때에 서릿발이 공간을 만들고 다시 녹을 때에는 자연스럽게 부드러워지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흙은 씨앗과 식물들이 영양분을 잘 받아들고 잘 자라게 합니다. 우리의 마음도 더욱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돌같이 굳은 마음보다는 흙처럼 부드러운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겨울에 꽁꽁 언 땅처럼 굳어 있을지라도 그 시간을 잘 견디면 녹아서 더 부드럽게 될 것입니다. 에스겔서에서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약속하신 말씀에 따라서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은 하느님의 은혜와 새로운 공동체의 희망을 위해서 필요한 일입니다.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일치된 마음(새 마음)을 주고, 새로운 영을 그들 속에 넣어 주겠다. 내가 그들의 몸에서 돌같이 굳은 마음을 없애고, 살같이 부드러운 마음을 주겠다.”(에스겔 11:19)

예루살렘 성과 성전이 파괴되고 더러는 포로로 끌려가고, 나머지는 식민지 된 땅에서 고난당하며 살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영을 주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새 마음은 돌같이 굳은 마음을 없애고 살같이 부드러운 마음입니다. 딱딱하게 굳어서 서로가 어울려 하나 될 수 없는 상태에서 마음을 풀고 어울릴 수 있는 상태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또한 새로운 영은 하느님의 율례와 규례를 따라서 행동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하여 하느님이 주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새 마음과 새 영을 간직하면서 살 때에 비로소 하느님의 백성이 될 수 있습니다.

식물을 키우기 위한 흙을 밭이라고 합니다. 아무것도 없이 돌과 모래와 흙으로 이루어진 밭도 가을에 떨어진 낙엽도 쌓이고, 겨울을 보내며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기도 하고, 동식물이 죽어 그 가루가 뒤섞일 때 비로소 양분이 가득한 밭이 됩니다. 그 밭의 흙을 좋게 만드는 것은 자연의 일이지만, 사람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일을 농사라고 합니다. 농(農)이란 “별들의 노래”라고 하여 하늘의 별(辰)도 함께 노래(曲)하며 즐거워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天地人 삼재(三才)가 조화를 이루어 살아 있게 하는 일입니다. 밭을 가꾸고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사는 생명의 터전에서 생명을 낳는 일입니다.

오늘 예배 후에 옥상에서 모종을 심고 씨를 뿌리면서 텃밭을 일구는 것은 단순히 먹을거리를 생산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 일들을 통해서 자연의 순환과 생명을 키우는 일을 몸과 마음으로 경험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그렇게 얻은 소중한 것들을 나누어 먹는 일이 얼마나 소중합니까? 쿠바의 생태도시 아바나는 온 도시의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텃밭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석유가 공급되지 않아서 시작된 일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잘 된 일입니다. 더욱이 부러운 것은 대가족 사회의 공동체성이 살아 있기 때문에 더불어 함께 하는 전통이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시인 안도현은 <봄>이라는 시에서 농부들이 봄을 불러온다고 하였습니다. “제비 떼가 날아오면 봄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사람은 (…) 이 들판에 나오너라. 여기 사는 흙 묻은 손들을 보아라. 영차 어기영차 끝끝내 놓치지 않고 움켜쥔 일하는 손들이 끌어당기는 봄을 보아라.” 흙 묻히며 일하는 농부의 손을 찬양하는 시입니다. 봄은 거저 오는 게 아니라, 농부들이 들에 나와 흙 묻은 손으로 당겨오는 것입니다. 생명의 바탕인 흙에서 생명을 키우는 일은 하느님의 일입니다. “주 하나님이 동쪽에 있는 에덴에 동산을 일구시고, 지으신 사람을 거기에 두셨다. 9 주 하나님은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열매를 맺는 온갖 나무를 땅에서 자라게 하시고, 동산 한가운데는 생명나무와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자라게 하셨다.”(창세기 2:8-9)

생명의 터전이며 바탕인 땅, 흙, 밭이 사람들의 욕심으로 점점 더 오염되어 황폐해지고 있는 이때에 그들의 중요함을 깨달을 때에 우리는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이 계절에 하늘의 마음을 품고 있는 땅, 생명의 어머니인 흙, 건강한 삶을 북돋우는 밭의 소중함을 몸과 마음으로 받아 안고 하느님 안에서 새롭게 지음 받은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여주 남한강가 도리마을에서 닭님들과 함께 사시는 홍일선 시인의 “흙의 경전”이라는 시를 읽으며 묵상하겠습니다.

“가여운 땅 / 흙의 마음 구하러 먼 길 떠나신 이여 / 그대 어린 빛의 농부여 / 다만 오늘을 위하여 / 오늘 하루를 다 쓰지 말고 / 아직 오시지 않은 님 / 깨끗한 사랑을 위하여 / 오늘을 소중히 모셔두게나

 삶은 대자 대비한 땅 / 홀로 찾아가는 외로운 농업 / 그믐달이 강물의 영혼을 더 푸르게 해주어 / 별빛이 먼 길 인도하여 주시면 / 그대 근원을 향한 발걸음 / 아무데서 함부로 멈출 수 없으리니

 흙의 착한 마음을 믿는 농부여 / 기다림이라는 님 길이라는 님 / 아직도 모시고 있다면 / 먼 길 그냥 더 가시게나 / 언제이고 어머니 뵙거든 / 흙님에게 강님에게 숲님에게 햇빛님에게 곡식님에게 / 나무호미 깎아드리고 무릎 꿇어 삼배 올리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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