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WCC 10차 부산총회가 폐회된 이후 다양한 평가작업들이 진행 중인 가운데 공개적인 평가회가 개최됐다.

▲ 4월 11일(금) 오후 1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부산총회 평가회가 개최되었다.ⓒ에큐메니안

11일(금) 오후 1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WCC 부산총회 후속사업 기획위원회 주관으로 WCC부산총회 평가회가 “정의와 평화의 순례를 떠납시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평가회는 김종구 목사(NCCK 국제위원)와 배현주 목사(WCC중앙위원)가 발제를 맡았고 한세욱 총무(EYCK), 김희헌 목사(낙산교회), 조헌정 목사(NCCK 화해통일위원장), 최소영 목사(NCCK 양성평등위 부위원장)이 패널로 나섰다.

▲ 메시지를 전하는 김동엽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에큐메니안

평가회에 앞서 진행된 예배에서 김동엽 목사(예장통합 총회장)은 “한국교회는 부산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모습으로 갈라져 그리스도의 몸을 또 한 번 찢어 하나님을 슬프게 하는 죄를 범했다.”고 고언하며 그럼에도 더욱 정의롭고 평화로운 문화를 일구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 좌측부터 사회 신복현 목사(후속사업 기획원회 위원), 김종구 목사(교회협 국제위 위원), 김희헌 목사(낙산교회), 한세욱 총무(EYCK)ⓒ에큐메니안

▲ 김종구 목사

생명평화운동, 에큐메니칼 운동의 새로운 지평

‘국내외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종구 목사는 부산총회에 참여한 한국의 일부 대형교회들이 기존 에큐메니컬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경계해야하고 이번 부산총회를 국내 에큐메니컬 운동을 강화하고 대중화 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 에큐메니컬 운동이 7,80년대 민주화와 인권, 통일운동을 넘어 생명평화운동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구 목사는 그러한 일환으로 한중일 교회가 함께하는 ‘동북아시아 평화공동체 건설’을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의 영구적 평화를 만들어가는 기회로 삼자고 제안했다.

▲ 한세욱 총무

에큐메니칼 운동, 교회 밖 일분 전문가들의 운동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나야

한국기독청년협의회 한세욱 총무는 이번 WCC 총회도 시대정신에 부응하여 신학적인 응답을 하려는 노력하며 에큐메니칼 운동에 충실했다고 평가하면서 문제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담론들이 개교회를 통한 대중적 개신교 운동으로 발전해야 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세욱 총무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담론이 ‘교회 밖’ 일부 전문가들의 운동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나야 하며 에큐메니칼 운동의 한계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김희헌 목사

한국에큐진영 역량과 무관하게 세계교회의 풍부한 자산 경험

김희헌 목사는 먼저 ‘부산총회를 통해 한국교회현합기관의 역량이 강화되었는가, 한국 에큐메니칼 진영의 조직력이 강화되었는가,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이 활성화 되는 계기를 마련했는가’라는 물음에 모두 부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부산총회의 한계를 지적했다.

김희헌 목사는 총회 준비과정에서 한국교회의 신앙에 기인한 열정이 부족했고 총회준비그룹의 교권정치로 인한 갈등이 발생했으며 결국 2013년 1월 13일 공동선언문 사건으로 에큐메니칼 진영의 결속이 파괴 되어 총회 준비과정에서 배제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김 목사는 총회를 통해 세계교회가 지닌 풍부한 신앙적, 신학적 자산을 경험했다고 평하며 부산총회 이후의 과제를 제시했다. 부산총회의 신학적 결과물에 대한 연구와 대중화 작업과 GETI, KETI와 같은 에큐메니컬 미래세대에 대한 지속적 교육사업, 생명평화마당과 JPL준비위와 같은 NGO적 활동과의 연대, 국제적 교류와 연대 등을 제시했다.

▲ 좌측부터 신복현 목사, 배현주 목사(WCC중앙위원), 조헌정 목사(NCCK 화해통일위 위원장), 최소영 목사(NCCK 양성평등위 부위원장)ⓒ에큐메니안

▲ 배현주 목사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기초문화 확립되어야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배현주 목사는 먼저 부산총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세계교회 대표들이 소회한 구체적 사례를 들며 이번 총회가 한국분단 상황 경험을 통해 한국교회를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했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WCC의 ‘정의와 평화의 순례’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에큐메니칼 기초 문화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총회를 통해 WCC가 세계교회에 제시한 예배와 성경공부, 주제강연 등은 에큐메니칼 운동의 주원동력이며 한국교회가 배워야할 대목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에큐메니칼 대화와 총회의 의사결정방식이 ‘합의’였다는 점을 들어 만남과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에큐메니칼 문서 연구와 대중화 에큐메니칼 교육 등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조헌정 목사

부산총회의 결실은 분단이슈 세계화한 것

이에 대해 조헌정 목사는 배현주 교수의 부산총회의 성공적 개최라는 평가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전제하며 “다만 이번 총회의 결실은 세계교회에 한국분단의 아픔을 알리고 향후 4년 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세계교회가 노력을 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이라고 평했다.

조헌정 목사는 총회에서 채택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성명서에 적시된 한반도에서의 군사훈련 중지와 대북제재 중지, 평화협정 수립을 위해 한국교회와 세계교회가 매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목사는 이러한 일환으로 6월 제네바에서 남북 해외교회의 만남을 추진 중이며 올 가을 열릴 도잔소 30주년 행사 또한 평양이나 금강산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 최소영 목사

한국교회의 한계 여실히 드러난 자리…개혁의 대상은 한국교회

최소영 목사는 부산총회 준비과정에서 나타난 한국교회의 한계와 여성, 청년, 평신도에 대한 배려가 없었음을 지적했다. 최 목사는 총회준비 과정에서 도출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당사자 간의 대화와 노력이 있어야 했지만 서툴렀다고 평했다. 그리고 “평화와 생명의 가치가 일상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조차 알지 못한다.”며 교회개혁의 대상은 다름 아닌 한국교회임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 김영주 총무

김영주 총무는 WCC측에서 독일 EMS 루츠(도여수) 선교사에게 ‘과연 한국이 총회를 치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에 찬 메일을 보낼 정도로 WCC안에 NCCK를 비롯한 한국 에큐메니칼 진영에 대한 회의적 평가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상황 속에서 총회를 치러낸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하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앞으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간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에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분과토의를 마친후 참가자들이 모여 토론의 진행하고 있다.ⓒ에큐메니안

발제와 토론을 마친 뒤 분과별 토의가 이어졌다. 토의결과 1) 에큐메니칼 운동의 저변확대를 위해 교재개발과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미래세대를 재생산해야 한다. 2) 여성, 청년, 장애인 등 참여의 폭을 확대해야 한다. 3) 부산총회에 대한 신학적 평가 작업과 후속사업이 지속되어야 한다. 4) 시대정신에 조응하는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의 담론을 생산해야 한다. 등의 방안이 제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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