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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신학운동을 펼치고자 하는 것"[인터뷰] 서재일 목사, 채 총장 비판보다 개혁이 중요
고수봉 기자 | 승인 2015.10.30 14:53

채수일 총장의 경동교회 청빙에 대해 한신대학교 안팎에서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의 재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최부옥 목사, 이하 기장) 목회자들도 1천명이 서명한 성명서를 준비하고 있으며, 한신대학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명을 시작한지 5일째 오후, 1천명의 목사가 성명서에 서명을 했다. 이는 기장 역사 이래 처음 있는 일로 한신대학 개혁에 대한 목회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가를 보여준다.

이번 성명서는 채수일 총장의 임기 도중 사임으로 촉발된 한신대 문제에 대해 이사회에 몇가지 요구사항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이 성명을 준비한 목회자들의 의견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성명서 준비위원 목회자 63인 중, 가장 중심적인 인물로 서재일 목사(원주영강교회)를 꼽았다. 이에 서재일 목사와 성명서에 대해 나눈 일문일답을 전한다.

 

   
▲ 원주영강교회 담임 서재일 목사를 만나 이번 기장 목회자 성명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에큐메니안

<한신대학 개혁을 촉구하는 1천인 기장 목회자 성명서>를 준비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교육부가 시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에 맞춰 살아남기에만 애쓰다 보니 우리 자신들이 너무 약화되고 위축되어 있다. 이번 계기를(중도 하차) 통해서 한신대학의 본래성을 찾고, 대학다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물론 자신의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자리를 옮기는 채수일 총장에 대해 불만은 있다. 그러나 떠나게 될 사람은 떠나는 것. 채 총장이 경동교회로 가는 것에 대해 크게 문제 삼고 싶지 않다. 하지만 갑자기 떠나게 되니 후임 선정에 대한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한 지적이다. 민주적 방식을 통해서 개혁성향의 인물을 선출해 다시 출발해야 한다. 다가오는 미래를 능동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이 기회에 새롭게 도약하자는 생각이 강하다.

기장 목회자로서 채수일 총장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내리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총장으로서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고 본다. 대학평가에만 맞추다 보니 기장의 본래성을 찾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이 부족했다. 기장은 진보적인 신정통주의 신학으로 지난날 김재준, 박봉랑, 전경연, 문익환, 문동환, 안병무, 서남동 등이 신학을 이끌었다. 현장 목회에서는 강원용, 조향록, 박형규 등 신학과 현장의 목회가 살아있었다. 우리가 그런 분들의 후예이면서도 성장주의에 짓눌려 신학이 약해졌다. 신학적인 인재를 모으고, 신학과 교회를 일으켜야 한다.

성명서에서는 '기장 공동체가 이해할 만한 책임있는 조치'를 이사회에 요구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채 총장이 경동교회로 가는 것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싶지 않다. 그 부분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지만, 경고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오히려 총장 사임 이후에 학교를 살리는 거룩한 사명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의미이다. 채수일 총장 본인이 사과도 할 것이고, 이사회 차원에서 경고도 할 것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후임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한국교회가 보수적인 신앙과 신학, 교회가 강한 데 비해서 진보적 신학이 부족하다. 개혁적인 인물을 선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기존의 이사회 선출 방식보다는 후보자를 공개 모집하고, 공청회를 통해 한신신학에 대한 비전을 밝히고, 치열한 논쟁을 통해서 추천된 후보를 이사회가 결정했으면 한다. 난국을 지혜롭게 극복하자는 것이다.

서명을 시작한지 5일 만에 기장 목회자 1천명이 넘는 서명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신학교육의 후퇴'에 대한 공감이 큰 것 같은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은 무엇입니까?
한국 기독교가 지성인들을 품지 못해 침체기를 겪고 있다. 진보적 신학 기풍을 다시 일으키고, 국내외 유능한 인재를 모아 새로운 한국 신학을 모색해야 한다. 교회 부흥은 부흥사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신학자들이 한다고 생각한다. 신학교육이 바로서야 깊이 있는 목회자들이 배출된다. 그들이 지성의 사회를 끌어안으며 목회를 할 때, 교회는 부흥된다. 그러나 신학교육 자체가 보수적인 것도 있고, 기본 신학도 약화된 측면이 있다. 소위 진보적 신정통 신학을 온전히 가르치고 발전시키는 토의, 최초의 한국 신학이라는 민중 신학도 많은 논의가 되어야 한다. 또한, 대학의 내용과 성격을 규정하는 것은 건물, 조직, 돈이 아닌 교수이다. 어떤 교수가 있느냐가 대학의 질을 결정한다. 교수 채용에 있어서 많은 부분 개방성이 필요하다. 그래야 그 분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신학운동도 일어나고, 사회에 신선한 충격도 줄 수 있다.

신임 총장 선임의 기준으로 개혁성을 지적했습니다. 후임 총장에 대한 의견을 밝혀주십시오.
개혁적 성향의 젊은 인재를 총장으로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독교 철학의 입장에서 확실한 방향을 잡고, 그 분을 중심으로 새 출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젊은 사람들 중에 가능한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에서 데려올 수도 있고, 지금 젊은 목회자들 중에도 얼마든지 있다. 그래서 공개모집을 하자는 것이다. 총체적인 위기를 의식하고, 총체적인 도전을 해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총장선임 절차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해야할 것'을 지적했습니다. 대학 내에서는 학내 민주화를 주장하며, '총장 목사제한 폐지'나 '총장 직선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성명에 참가한 사람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에겐 좀 다른 문제이다. 또 다른 논쟁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 그에 대한 부분은 나중에 해야 될 논의라고 생각한다. 학교를 살려놓고, 그 다음에 사회적인 토론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목회자들의 요구에 대한 이사회의 수용여부가 1차적 기착점이 될 듯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이사회를 만나서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다른 활동을 펼칠 생각이다. 하지만 이사회가 동료 목사, 친구, 선후배들이다. 자신들도 문제를 알고 있기에 수용할 수 잇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한신 역사상 처음으로 천여 명의 목회자들이 동참해 선언을 했다는 점이다. 3.1운동이 성공하지 않았지만 그 운동이 4.19와 5.18을 낳아 민족을 살렸다. 문제를 알고 제기하며 일어났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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