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종을 구분할 때 대게 피부색의 차이에 따라 나뉠 수 있는 백인종, 황인종, 흑인종을 생각한다. 요즘에는 인종 차별이라는 이유로 코카서스인종, 몽고종, 니그로 등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종이나 민족을 나누는 기준으로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바로 언어인데 세계에는 약 7,000여 개의 언어가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어족’과 ‘민족’이 반드시 일치한다고도 볼 수는 없다. 또 민족을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종교를 들 수 있으나 이 역시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같은 민족이라고도 볼 수 없다. 그러나 민족이라는 개념은 분명히 존재하며, 특유의 관습이나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나누어진 민족은 전 세계적으로 약 3,000여 개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면 우리 한국인은 단일 민족인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생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삼성경제연구소)에서 최근 유전자연구에 따르면 우리민족의 기원은 남방계 30-40%, 북방계 60-70%의 혼혈민족이라며 생태학적 차원에서 생명의 진화는 태초부터 지금까지 줄곧 다양해지는 방향으로 달려왔고 원래 섞여야 강해지고 섞여야 건강하고 섞여야 아름답다고 했다. 

그래서 혼혈민족의 여인들이 훨씬 아름답고 매력적이라고 한다. 이는 세계적인 모델들과 미스 유니버시아들의 대다수가 혼혈인 것으로 증명된다. 
 
그러므로 최재천 교수는 유전자가 다양하지 못해 늘 전염병 앞의 등잔불처럼 살아가야 하는 단일민족이 아니라 정력적이고 아름다운 혼혈민족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려면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단군 이래 5,000년 단일민족이라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하였다. 

최 교수는 또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을 장려하는 것보다 노동인구의 이민을 좀 더 자유롭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하였다. 이민 인구는 상대적으로 젊은 데다 제1세대 이민 여성들의 출산율 역시 높다.  미국이 선진국들보다 고령화의 충격에 덜 흔들리는 까닭은 일찍부터 문호를 개방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다행이 이제는 한국사회에서 단일민족의 우수성을 더 이상 강조하지 않는 분위기다. 유전학에서는 같은 친척끼리 결혼하면 건강한 2세를 낳기 어렵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되어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유럽의 왕가는 한 가문 안에서 혼인을 유지했는데  영국에서는 그로 인해 유전된 혈우병으로 왕위를 이어받을 남성의 씨가 말라 유일하게 남은 적통인 빅토리아 여왕이 즉위하게 되였다. 

유전병은 혈우병처럼 X 염색체인 성 염색체상으로 유전되는 일도 있지만 대체로 열성 유전이 많다. 즉 모계와 부계에서 이어받은 두 유전자 쌍 중에서 하나라도 정상적인 유전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건강할 수 있으나 유전자는 잠재돼 후손에게 전달된다. 

만약 이 사람이 같은 잠재적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과 결혼하면 그 후손은 4분의 1 확률로 병에 걸리게 되고, 2분의 1 확률로 잠재적 보유자가 돼 또다시 후손에게 위험을 줄 수 있다. 이 현상을 다윈의 자연선택설에 의해 설명하면, 종은 번식과 보존을 위해 가장 적합한 유전자가 살아남는다. 거꾸로 말하면 사람 종의 보존을 위해서는 열성유전으로 유전병이 유지되지 않도록 가급적 혈연관계가 먼 사람과 혼인을 하는 것이 이롭다. 실험동물인 생쥐만 봐도 순계혈통보다 이종 간 교배를 한 것이 몸집도 크고 더 건강하다.

<필자 소개>     ▲ 필자 김준식   (사)아시안프렌즈 명예 이사장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 제정 추진 네트워크 상임대표  한국다문화교육학회 이사      현재 개인 블로그 <나눔과 공존>을 통해 영성, 다문화, 국제개발협력, 지구촌 이웃, 레져건강, 시사, 사회에 대한 글을 나누고 있다.

김준식(아시안프렌즈 명예 이사장)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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