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생활 에세이 연재
약수터에서<이수호의 일흔 즈음>
이수호 | 승인 2016.05.26 11:48

5월도 가기 전에 여름이 왔다
미세먼지가 언제나 하늘을 날고 있지만
태양열은 막을 수 없었나 보다
그래도 성미산 5월의 흰 꽃들은
꽃송이만큼 복스럽게 향기를 흔들고 있었고
산비둘기 한 마리 힘겹게
저쪽 나뭇가지로 날아가고 있었다
오늘도 그분을 만난 곳은 약수터 그 어름이었고
그분 손에는 어김없이 빗자루가 들려 있었다
내 나이에 다섯쯤은 더돼 보이는
덩치가 작아 조금 왜소해 보였지만
눌러 쓴 모자에 허름한 점프가 범상치 않았다
사람의 왕래가 많은 약수터 주변은
늘 지저분하기가 일쑤인데
여기는 늘 빗질 자욱이 곱게 보일 정도로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어 참 묘하다 했는데
누구에게 들으니 바로 그분이
거의 5년째 매일 한 번씩 정성스럽게 쓸어서
그리 된 것이라 한다
남이 볼세라 주로 아침 일찍 나와서 쓸곤 하는데
누구는 모두 알만한 큰 회사 사장 출신이라고도 하고
또 누구는 어느 고등학교 은퇴교장이라고도 하는데
누가 조심스레 물으면
빙그레 웃기만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청소하는데 그딴 게 왜 문제냐고 하면서
매일매일 청소의 묘미를 알게 되고
실력이 조금씩 느는 것 같아 기분도 좋고
건강도 좋아져 무척 기분이 좋다며
조금 수줍은 듯 돌아서는 그 뒷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고 크게 보였다

이수호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관련기사 icon임을 위한 행진곡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및 편집인 : 이해학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해학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19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