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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잘 안 되는데 왜 읽는가?<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김서정 | 승인 2016.12.16 11:38

자연에서 일어나는 다른 분자변화들과 달리 세포의 역동성에 특이한 점은 다음과 같다. 세포의 물질대사를 통해 생성된 구성요소들은 그것들을 생성한 변화작용의 그물 안으로 다시 통합된다. 이때 몇몇 요소들은 이 변화작용그물의 테두리를 이룬다. 이처럼 공간 안에 무엇이 생길 수 있게 해주는 구조물을 형태학 개념으로 막(Membran)이라 한다.

그러나 피부와도 같은 이 테두리는 예컨대 수건이 직조기계의 산물이듯이 그저 세포의 물질대사의 산물이 아니다. 왜냐하면 막은 구성요소들을 생성하는 변화작용그물의 크기를 한정할 뿐 아니라 이 변화작용 자체에도 참여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공간적 구조물이 없다면 세포의 물질대사는 마치 분자들의 수프처럼 여기저기 흩어져버려 세포라는 독립된 개체를 이루지 못할 것이다.

화학변화들 사이의 관계에서 이것은 아주 특별한 것이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구성요소들을 생성하고 테두리를 만들어내는 변화작용들의 역동적 그물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변화작용그물이 작동해서 자기를 개체로 생성하기 위한 조건인 테두리가 있다.

이 두 가지가 순차적으로 일어난다고 보지 않도록 주의하라! 이것은 통일된 한 현상의 두 측면이다. 먼저 테두리가 있고 나서 역동성이 있고 또 그 다음에 테두리가 있고 하는 식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아주 특별한 종류의 현상인데, 왜냐하면 이 경우에 우리가 어떤 것을(이를테면 내가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어떤 것을) 배경에서 구분해낼 가능성이 그것을 생성하는 통일적 과정들 자체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앎의 나무>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나는 위의 글을 이해하는가? 감은 잡겠는데 구체적인 현상이 잘 다가오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왜 이걸 적어놓고 두세 번을 읽는가? 역시 잘 모르겠다. 그냥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 습관이 과연 내 삶에 도움이 되는가? 도움이 되기에 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것마저 하지 않으면 독서도 글쓰기도 중단될 것 같기 때문이다. 그 중단이 두려운가? 그럴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매개로 현재의 생존이 도모되고 있으니 말이다.

<총균쇠>를 가지고 독서모임을 했다. 두 가지 소감이 나왔다.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해답을 찾아가고 다시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또 해답을 찾아가는 저술에 탄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내용들이 너무 방대하고 전문적이어서 이해는 어려웠다. 그래도 인류사를 이런 관점에서 풀어준 것에 대해서 감사해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수고가 아니면 환경지리가 갖는 의미를 어찌 헤아려본다는 말인가? 그런데 이것들이 나의 당면한 삶과 어떻게 관계가 있을까? 그래서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전문가의 영역 아닌가.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들도 나왔다. 거대사를 잘 보면 내가 어디쯤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가늠이 되니, 그것이 내 삶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독서를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과연 나는 왜 독서를 하는가? 독서를 통해 얻은 새로운 발견을 나의 것으로 만들어 나중에 나의 새로운 저술로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서인가? 아님 여전히 나는 나와 세상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진짜 알기 어려울 것 같은데 말이다. 또 제레드 다이아몬드처럼 체계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펼칠 능력도 없는 것 같은데 말이다. 도통 종잡을 수 없는 게 나와 내가 사는 세상인 것 같다. 난감하다. 이의 해결을 위해 무슨 계획을 세워야 할지? 내 생각에 마지막 한 곳이 있기는 하지만 그곳을 언제 찾아갈지 아직 미정이다. 생각은 이어가지만 말이다.

김서정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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