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y-Jill Levine(에이미-질 레빈) 미국 밴더빌트 대학교 신약한 교수는 여성주의 Q연구가들이 Q복음서의 층위학에 대해서 연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비판한다. 레빈은 클로펜보그와 앨리슨에 의해서 제시된 Q복음서에 대한 층위학적 연구를 수용한다.

Q복음서는 발전 단계가 있다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 John S. Kloppenborg(존 클로펜보그) 교수는 Q복음서의 장르를 깊이 연구한 끝에 Q복음서에는 크게 “지혜자의 가르침”과 “심판의 선포”라는 두 가지의 장르가 있다는 사실을 통찰했다. 그리고 이 두 장르에 내러티브 장르인 “시험 이야기”가 덧붙여졌다는 것이다. 이후 클로펜보그의 이론은 Q1-지혜, Q2-묵시, Q3-시험이야기로 구분되었다.

몇 년 후에 미국 프린스턴 신학대학 Dale C. Allison Jr(데일 앨리슨) 교수는 클로펜보그와 다른 구성사의 방식으로 Q1-방랑 선교사 전승, Q2-지역 공동체 전승, Q3-외부인 전승으로 구분했다(Kloppenborg, 1987; 102-262; Kloppenborg, 2000; Allison, 1996: 1-66). 

중요한 사실은 Q1 전승이 타이쎈이 말한 방랑의 기풍을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Q1 전승의 해명은 원시 기독교 방랑자들 가운데 여성들이 함께 있었는가의 여부를 묻는 물음에 결정적인 지표가 된다.

초기 Q복음서는 여성에 대해 침묵하고 있나

이번 글에서는 레빈의 논문, “Who’s catering the Q affair: Feminist Observations on Q Paraenesis”(Semeia, 50, pp.145-161)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레빈은 Q복음서에 대한 층위학적 연구를 받아들이면서 기존의 여성주의 Q 해석에 의문을 제기한다. 반-가부장적 구절이라고 여겨져 왔던 Q12:51-53이나 소피아-하나님에 관한 말씀들은 클로펜보그의 층위학적 연구를 따를 때 Q의 후기층위인 Q2에 속한다(Levine, “Women in the Q communit(ies) and traditions”, in Women and Christian origin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56, 162).

▲ Barbara Schwarz, OP, “Jesus and the Bent Over Woman”, acrylic on canvas, 2014. ⓒhttps://www.globalsistersreport.org/column/speaking-god/spirituality/jesus-and-women-you-are-set-free-1186

그렇다면 역사적 예수에 근접하는 최초의 전승인 Q1은 여성에 대해서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레빈은 Q1이 여성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Q1이 여성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다는 사실은 레빈으로 하여금 Q1공동체가 평등의 공동체였는지의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느끼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여성에 대한 Q1의 침묵이 Q1에 여성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결론으로 이끈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레빈은 Q1과 Q2의 성격을 역치성(liminality)과 주변성(marginality)이라는 용어로 다시 정의한다. 역치성은 빅터 터너(V. Turner)가 개발한 용어로 일상생활권을 탈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역치성으로부터 파생되어 나온 용어가 리미노이드(Liminoid)이다.

레빈이 보기에 Q복음서의 수사학에는 “역치성의 상징”이 가득하다(Levine, 1990: 146-147). 반면 Q2의 중심적인 성격은 주변성이다. 역치성이 사회적 경계(boundary)를 넘어선 사람들의 삶을 의미한다면 주변성은 사회적 경계 내부에서 그 밑바닥이나 가장 자리를 차지하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레빈은 Q복음서 내부에서 역치성과 주변성의 대결이 있었다고 추정한다. Q1의 반문화적 사회실험은 Q2의 단계에 이르게 되어서 역치성이 주변성으로 대체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Levine, 1990: 148). 레빈은 역치성과 주변성의 구체적인 활동 형태를 “탁발”과 “지원”으로 규정한다.

역치성의 삶은 탁발의 형태를 띤다. 반면 주변성의 삶은 지원의 형태를 띤다. 레빈의 주된 의문은 바로 이것이다. 여성들은 탁발에 동참했을까? 아니면 남성들로 이루어진 탁발자들을 지원하는 역할만 담당했을까?

왜 초기 Q복음서는 여성에 대해 침묵했나

레빈은 Q1이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적용될 가능성을 소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Q1이 여성에 대해서 완전히 침묵하고 있었다고 결론내렸다. 그녀에 따르면 Q1의 주된 관심은 젠더가 아니다. 레빈은 Q1의 주된 관심이 젠더가 아니라 전복적인 삶이며 여성에 대한 관심은 Q2의 단계에 이르러서야 명료해졌다고 보았다.

레빈은 Q1의 전복적인 삶이 곧 가부장적 가정의 해체로 이어지고 여성들은 남성 탁발제자들과의 연합을 통해 역치성에 접속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녀는 Q 공동체의 여성들이 그러한 역치성에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여성들의 현존은 Q2의 단계에 이르기까지 공동체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Levine, 1990: 156).

이상의 고찰에 따르면 레빈의 입장이 피오렌자와 매우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피오렌자는 Q복음서가 ‘소피아+예언자-예수+예수를 따르는 자들’이라는 사슬에서 ‘아버지-아들-로고스’라는 가부장적 구조로 변해갔다고 주장했다. 피오렌자는 Q복음서는 평등의 제자도에서 남성중심적 가부장제의 방향으로 바뀌어 갔다고 생각한다. 반면 레빈은 Q복음서가 보다 남성중심적인 탁발 그룹에서 여성의 존재를 인정하는 주변부 공동체로 바뀌어 갔다고 생각한다.

여성신학자들의 Q복음서 연구 연구의 성과와 한계

이상과 같이 여성주의적 Q복음서 해석을 고찰해 보았다. 여성주의적 해석은 기존의 해석이 바라보지 못한 부분들을 조명하면서 Q복음서 연구에 주요한 공헌을 하였다. 이들은 과거 Q복음서의 배후에 있었던 지혜전통이라고만 생각되었던 소피아의 존재를 하나님의 여성 형태인 소피아-하나님으로 해석했으며, 예수를 그러한 소피아의 예언자/메신저로 이해했다.

▲ Amy-Jill Levine 미국 밴더빌트 대학교 신약학 교수 ⓒGetty Image

여성주의적 관점은 Q복음서의 반-가족적 기풍을 반-가부장적 운동으로 이해하였으며 Q복음서에 내포되어 있는 여성들의 노동과 삶에 대한 관심을 부각시켰다. 또한 이들은 Q복음서의 예수 운동에서 방랑하는 제자들 가운데 남성과 여성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조사했었다. 이러한 다양한 관심과 연구로 말미암아 은폐되었던 원시 기독교에서 여성들의 삶과 그들의 중요성이 드러나게 되었다. 여성들은 기독교의 출발시기부터 예수와 함께 여행했고, 예수와 함께 식탁교제를 가졌으며, 방랑자들을 지원하는 섬김의 사역을 감당했다.

유사한 분석도 제시되었지만 상반된 견해들도 출현했다. 지혜전통을 중심으로 예언을 포함시키고자 하는 피오렌자의 접근법과 지혜를 비판하며 가난한 자들의 복음을 강조하는 쇼트로프의 접근법은 논쟁을 야기시켰다. 쇼트로프는 Q복음서가 사회의 주변인들인 가난한 자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진 복음서라고 주장하지만 콜리는 Q복음서를 서기관적 운동으로 이해한다.

베이튼은 Q복음서가 젠더의 짝을 맞추려는 노력을 시도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쇼트로프와 콜리는 그러한 짝 맞춤 가운데서도 남성중심적인 언어가 드러나고 여성의 노동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쇼트로프는 Q복음서에 대해서 층위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레빈은 Q복음서의 층위학적 연구의 성과를 진지하게 수용한다. 피오렌자는 Q복음서가 초기 양성평등의 운동에서 후기로 갈수록 가부장적 운동으로 변질되어 갔다고 보는 반면, 레빈은 Q복음서가 초기의 남성중심적 탁발운동으로 시작했다가 후기로 갈수록 여성의 활동이 두드러졌다고 주장한다.

Q복음서에 대한 여성들의 해석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비록 Q복음서가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중심의 언어로 기록되고 전달되었지만, 그 속에 존재했던 여성들의 흔적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오랜 침묵의 시간을 지나 200여년 전부터 Q복음서가 발견되고 연구되었으며, 얼마 전부터는 그 속에 남겨진 여성들의 흔적이 발굴되고 있다. 기독교 형성에 지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 속에서는 잊혀진 여성들! 그들을 망각 속에서 건져내고, 그들의 잊혀졌던 목소리를 되살리는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다.

김재현 교수(계명대)  verticalkj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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