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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에서 멀지 않은 사람들오래된 비밀(신 10:12-22; 막 12:28-34)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0.05.28 17:39

우리는 코로나19 때문에 새로운 시대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것으로 인해 광범위한 변화가 짧은 시간 안에 전세계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이 변화는 코로나19가 극복된 이후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새롭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의 ‘새로운’ 것이 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긍정적인 것도 있고 부정적인 것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과제는 부정적인 것들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지혜와 노력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는 무엇보다도 연대와 공감, 절제와 정직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은 인류가 오래전부터 깨달았던 것들이고 성서가 강조하는 것들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삶의 모습이 표면적으로 달라질 수는 있어도 그 삶을 운영하는 원리와 가치들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시대가 요구하는 일상적인 삶의 형태는 성서적인 삶의 형태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신명기와 마가복음 두 본문은 표현의 차이를 넘어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에 대해 묻는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구가 첫째 계명으로 나타날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신명기의 본문은 야훼를 경외하고 그의 길을 따라 사는 것이 야훼가 요구하는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그의 ‘길’이란 무엇인가요? 그것은 하나님이 창조세계의 역사 안에 들어오셔서 남긴 자취들입니다. 놀랍게도 하나님은 그것을 우리가 자주 들어왔던 아주 평범한 말들로 나타내십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외모로 보지 않으시고 뇌물을 받지 않으시고 고아와 과부를 위해 정의를 행하시고 나그네를 사랑하여 그에게 떡과 옷을 주셨다고 하십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남겨주신 그의 자취이고 그 목적지는 우리의 평화와 행복입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그의 자취를 명령과 법의 형태로 남겨주셨습니다. 나그네를 사랑하라. 네 하나님 야훼를 경외하고 그에게 의지하라. 이것을 지키라고 하십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나그네/난민을 사랑하라고 하신 까닭은 이스라엘도 이전에 이집트 땅에서 나그네/난민으로 살았기 때문이라고 밝히십니다. 사람이 동일한 경험을 해야 다른 사람에게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경험은 그 처지를 보다 잘 이해하게 할 수 있습니다.

자기 땅을 떠난 나그네/난민은 통상적으로 그가 머무는 곳에서 소외되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채 늘 위협 속에 살아야 합니다. 그 존재 그 삶을 기억하고 그러한 자들을 사랑하라는 것은 그 사회 안에서 또 다른 약자들 편에 서신 하나님의 모습과 일치합니다. 과부와 고아 역시 존중과 보호 대신 멸시와 수탈의 대상이 되기 십상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위해 정의를 베푸십니다. 그들이 억울함을 당하지 않도록 공의로 판결하십니다.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시고 그들의 버팀목이 되십니다. 그들은 이익과 탐욕을 채우기 위해 온갖 악을 자행하는 맘몬의 세력들에게서 지키시고 안아십니다. 하나님의 명령과 법은 그러한 하나님을 닮으라고 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이것이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을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요구를 거부하는 믿음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 오래된 말씀은 오래된 만큼 비밀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알려져 있는 평범한 진리입니다. 사람들 입에 있고 사람들의 글에 있습니다. 다만 사람들의 마음에 없을 수 있습니다.

▲ 예수님은 서기관의 대답을 들으시고 이 사람을 하나님 나라에서 ‘멀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셨습니다. ⓒGetty Image

서기관들 가운데 한 사람이 예수의 지혜를 보고 묻습니다. 첫째 계명이 무엇입니까? 예수께서는 신명기와 레위기의 말씀으로 답하십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이를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하나님이라는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그것은 그 명령이 우리에게 어떤 무게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알려줍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창조주로 모든 신들 위의 신입니다. 그러한 하나님의 명령이니 그 얼마나 무거운 명령이겠습니까?

그런데 주님의 답변에 이어지는 서기관의 답변은 예수를 놀라게 합니다. 그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어떤 제물보다 낫다고 이야기함으로써 사랑을 이스라엘이 가장 귀하게 여기고 가장 자랑하는 제사보다 위에 둡니다. 그렇습니다. 이 두 가지 사랑을 대신하거나 그보다 더 가치있게 여길 것은 모든 법들 가운데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에 예수께서는 그 서기관에게 네가 하나님 나라에서 멀지 않다고 칭찬하십니다. 그런데 왜 그 나라에 있다 하지 않으시고 멀지 않다고 하셨는지요? 그것은 사랑이 말과 깨달음의 문제만이 아니라 실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깨달음이 반드시 실천을 낫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깨달음은 실천으로 가는 길목입니다. 그는 이제 그 길목에 서있습니다. 그렇게 삶으로써 그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것입니다. 이것은 온전히 그에게 달려 있습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명령이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깨닫고 깨달음대로 살려고 애써 왔습니다. 사랑은 노력없이 되는 것도 아니지만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사랑은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에서 우러나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랑의 근원은 우리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입니다.

그래서 그 사랑은 우리에게서 흘러넘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랑의 능력이 작다고 염려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보여졌습니다. 그 사랑이 우리를 감동시키고 우리의 존재를 뒤흔들어 사랑의 사람으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그 사랑에 우리를 맡길 수 있기를 원합니다.

우리의 시대는 그러한 사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이후의 시대는 사랑의 시대이어야 합니다. 그 사랑으로만 역사가 요구하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그러한 사랑의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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