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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왜 인간이자 하나님이어야 하는가그리스도의 인격 (2)
최영 소장(기독교장로회 목회와신학연구소) | 승인 2020.06.06 16:30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인했던 자들 가운데 가장 초기에 나타났던 자들은 에비온주의자들입니다. 그들에 의하면 나사렛 예수는 단지 인간일 뿐입니다. 그는 한 여자에게서 태어났으며, 다른 사람들과 같이 모든 자연적 욕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그와 같은 한 인간이 하나님일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나, 메시아, 세상의 주님과 구세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유대 율법주의로 복귀하여, 예수를 율법을 잘 지킨 랍비와 같은 존재로 보았습니다. 그들은 예수의 처녀 탄생을 부인하였고, 그의 신성도 부인하였습니다. 단지 예수는 율법을 훌륭하게 준수했고 윤리적으로 모범을 보였기 때문에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었다는 것입니다.

그와 반대로, 마니교도들이나 마르시온파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만을 인정했던 자들이 있었습니다(II.xiii.1). 이들을 ‘가현설론자들’이라고 부릅니다. 이 가현설론자들은 그리스도의 신성 혹은 하나님이시라는 사실만을 강조하고 중요시했기 때문에,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가 ‘참으로’ 육신을 입을 수 없으며, ‘참으로’ 인간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들에 의하면 하나님의 아들이신 그리스도는 단지 ‘가상적으로’, ‘겉으로만’ 사람이 되고 고난을 당하였습니다. 그들은 헬라의 영지주의자들의 우주론적 이원론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의 인성마저도 부인하였습니다. 그들에 의􏰀면 그리스도는 신체를 지니고 지상에서 산 것이 아니라 단지 ‘가상적인 몸’(가현적인 몸) 안에서 자신을 계시했을 뿐입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은 것은 그의 육체였고, 신적인 그의 영혼은 진짜 고통을 당하지도 않고 죽지도 않은 채 신적인 초월의 세계로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어떤 가현설론자들은 “예수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았고 결코 눈을 깜빡거리지도 않았다”고까지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칼빈은 그리스도의 인성에 관하여, 히브리서 4장 15절에서 그것에 대한 근본적인 확증을 발견합니다(II.xiii.1). 그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 없으시니라.” 그러므로 칼빈은 고대교회의 오랜 그리스도론 논쟁을 해결한 칼케돈의 신조를 따라서 참 하나님이시며 참 사람이신 분만이 하나님과 우리를 화해시키고 죄와 죽음의 질곡에서 해방시 키실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왜 인간이자 하나님이어야 하는가

만약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이 아니라 단지 인간에 불과􏰀다면, 그는 구세주와 주님이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기 자신을 구원할 수 없고, 오로지 하나님만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하나님 자신이 십자가에서 죽지 않았고, 단지 한 순교자가 죽었을 뿐이라면, 우리는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입니다.

거꾸로, 만약 그리스도가 인간이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이시기만 했다면, 역시 우리는 구원과 희망 없이 남겨져 있을 것입니다. 그 까닭은 하나님의 아들이 인간이 되면서 우리의 타락한 본성을 취하고, 그것에 의하여 우리의 죄와 고통과 죽음과 운명을 그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않았다면, 우리의 구원은 불가능하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고대 교회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는 ‘참 하나님이시며 참 인간이시다’라고 계속해서 고백해야 합니다. 기독교 신앙은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신성과 완전한 인성 중 어느 하나와 타협할 수 없습니다. 이것을 분명히 하지 못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단적 경향에 빠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칼빈은 그리스도가 인간의 후손이라면, 아담의 후손은 예외 없이 죄 가운데 있다는 일반적인 원칙에서 어떻게 벗어나 있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논합니다. 그는 사도 바울을 인용하여 대답합니다.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 그와 같이 한 사람의 의로 말미암아 은혜가 넘쳤느니라”(롬5:12, 18, 15 참고).

이와 일치하는 사도의 다른 말씀도 인용합니다. “첫째 아담은 땅에서 났으니 땅에 속한 자연인이요 둘째 아담은 하늘에서 났으니 천상적이라”(고전 15:47, 의역). 또한 하나님께서 “자기 아들을 죄 있는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어”(롬8:3, 4) 율법의 요구를 이루게 하셨다는 말씀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그의 죄가 없음은 그의 처녀탄생의 비상한 상황들에 의해 설명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역과 성령의 성화에 의해 설명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잉태되실 때 성령에 의하여 타락 이전의 인간으로 거룩하게 되셨기 때문입니다(II.xiii.4).

두 본성은 섞이지도 사라지지도 않았다

13장 후반은 역사적 의미를 갖는 중요한 논증이 제시됩니다. 칼빈은 여기서 그리스도의 두 본성 사이를 구별하지 못한 모든 교리들(혼동 또는 분리)을 비판하는데, 이것은 ‘칼빈주의적 초월주의’(extra calvinisticum)라는 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 이 표현은 루터파가 개혁파를 비판하기 위해서 작명한 것인데, 다음의 구절에서 진술되는 것의 중심적인 전제에서 가장 생생하게 표현됩니다.(1)

측정할 수 없는 본질을 가진 말씀이 인간의 본성과 결합하여 한 인격이 되셨더라도, 우리는 그가 그 안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기에 놀라운 일이 있다. 하나님의 아들은 하늘에서 내려오셨지만 하늘을 떠나지 않고서 자의로 처녀의 태중에 계시며, 지상을 다니시며, 십자가에 달리시는 동시에 맨 처음부터 하신 것과 똑같이 계속적으로 온 세계에 충만하셨다는 것이다(II.xiii.4).

칼빈은 주님의 성만찬과 관련하여 이와 똑같은 견해를 표현하였는데, 이것은 성만찬 논쟁에서 그리스도의 몸의 편재를 배격하는 주장입니다.

영광의 주가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고전 2:8)고 한 바울의 말은 그리스도의 신성이 수난을 당했다는 뜻이 아니라 배척과 모욕을 당하며 육신으로 수난을 당한 그 그리스도는 하나님이시며 영광의 주라는 뜻이다. 이와 같이 그는 또 하늘에 있는 인자였는데(요3:13), 이는 육신을 따라 인자로서 지상에 살던 바로 그 그리스도가 하늘에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의 신성을 보면 그는 하늘에서 내려오셨다고 한다. 신성이 하늘을 떠나서 신체라는 감옥에 숨었다는 뜻이 아니라 신성은 비록 만물에 충만했지만 그리스도의 인성을 취해서 육체로 거하셨다는 뜻이다(골 2:9). 즉 본래대로 그리고 어떤 형언할 수 없는 방법으로 거하셨다는 뜻이다(IV.xvii.30).

칼빈이 의도하는 바는, 신적 본성은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 인성과 연합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의 특질들, 특히 그것의 무한성(시간과 공간 둘 다에서)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 하나의 인격 안에서 인성과 연합되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은, 엄격히 말하면, 인간의 본성 내부에 “위치를 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육신 이전과 성육신 동안에 말씀은 그것의 무한한 본성을 계속 보유하게 됩니다. 말씀은 그리스도의 육신 내부와 바깥(extra) 양쪽 모두에 있습니다.

미주

(미주 1) 루터가 그리스도의 인격의 통일성을 출발점으로 하여, 속성의 교류에 대하여 전통적인 교리를 확장하고, 마지막에는 그리스도의 신성만이 아니라 인성도 역시 편재한다 는 것을 용납하는 것으로 결론을 맺은 반면에, 칼빈은 신성의 불변성과 무한성을 토대로 해서 출발하여, 논리적으로 - 혹은 최소한 표면적으로 - 매우 다른 결론에 도달했다. 그는 오로지 신성의 편재성만을 인정하고 그리스도의 육신의 편재를 배격하였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인성에서조차도 인간의 신격화를 지향하는 어떤 경향도 배제하려는 이유 때문이었다. 프랑수아 방델/김재성 옮김, 『칼빈: 그의 신학사상의 근원과 발전』(서울: 크리스챤 다이제스트, 1999), 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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