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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학생·직원·교수가 한 목소리를 냈다‘최순실들’ 운운하던 교수가 정작 ‘최순실’인가
이정훈 | 승인 2020.06.10 20:44

올들어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한신대학교 오산 캠퍼스 본관 앞에서는 또 다시 기자회견이 개최되었다. 학교본부에 해당하는 장공관 앞에서 ‘학생·직원·교수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선언 및 기자회견’이 열린 것이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시작되기도 전에 학교측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학교 당국이 기자회견 진행을 위한 전기 사용 금지를 통보하며 잠시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참석자들은 다들 “어이없다”는 반응이었고 실랑이 끝에 결국 기자회견은 시작되었다.

▲ 학생, 직원, 교수 공동대책위원회 출범식 기자회견을 마무리 하며 참석자들은 ‘학생자치 탄압하는 학교 본부 규탄한다.’ ‘ 한신 민주화 공대위를 이뤄내자’를 외치고 있다. ⓒ에큐메니안

학내 구성원들의 한 목소리

이날 기자회견에는 학생, 직원, 교수 등의 대표자들이 참석했고 순서대로 발언이 이어졌다. 학생측 대표로는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 ‘전국대학노동조합 한신대학교지부’(이하 직원노조)는 임충 지부장과 유두영 부지부장, ‘전국교수노동조합 한신대학교 지부’(이하 교수노조)는 노중기 지회장과 부지회장 김상욱 그리고 총무 김민환 교수 등이 참석했다. 또한 교수협의회 김종엽 교수와 최창원 교수, 전 교수협의회 임원 최영호 교수도 참석해 아직 구성되지 못한 교수협의회도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취했다.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교수노조 부지회장 김상욱 교수는 “우리나라는 촛불 정신으로 국민들이 힘을 모아 정권을 교체하고 정상화를 시켰지만, 우리 학교는 정상화가 필요한 상황이 된 것 같다”며 현재 학내 상황을 이같이 꼬집었다.

김 교수는 또한 지난 4월 학내 정상화를 위해 구성된 ‘공대위’에 대해 “연규홍 총장이 취임한 이후 각 학내 구성원들이 많은 문제들에 부딪히고, 신임평가 진행이라는 약속을 하였는데 지키지 않았다.”라며 기존의 4자협의회가 있음에도 또 다시 공대위를 구성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즉 계속해서 이야기 되어 왔던 4자협의회를 통해 연 총장에 대한 신임평가 방법과 시기 조정이 순탄치 않았던 것이 공대위 구성의 계기가 되었다는 뜻이다.

민주화에 역행하는 한신대 학교 본부

이어 기자회견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총학생회장은 학교의 현실에 대해 “학교를 다니면서 장공관과 소통관 앞에서 만우관 옥상 위에서 텐트가 쳐져있는 모습이 없으면 어색할 정도로 매번 학생들은 농성으로 요구를 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더 이상 학생들 혼자서는 학교 본부와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라며 공대위 구성의 필요성을 밝혔다.

계속해서 “학내 구성원들이 모인 공동대책위원회는 이와 같은 비민주적인 행태를 함께 바로 잡아가고 앞으로 한신이 추구하는 길을 찾아 나갈 것이다.”며 앞으로 학교 정상화를 위해 학생·직원·교수 단체가 같이 연대할 것임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직원노조 임충 지부장은 “한신대학교의 소통의 자리인 4자협의회가 19년도 이후 한번도 개회하지 못하면서 각 직역에서 성명서를 게시하게 되면 이에 대해서 경위서를 받고 있다.”며 직원들의 의견에 대해 학교 본부가 징계절차를 운운하고 있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밝혔다.

임 지부장은 이어 “한신 대학이 대외적으로는 진보와 민주를 말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학교 당국의 의견과 맞지 않으면 징계를 하겠다. 학생들은 지도위원회에 보내고 직원들의 경위서를 받아내고 학생들이 진행하고 있는 농성장의 전기를 끊고 있는 이 현실이 한신 대학의 모습”이라고 개탄했다.

임 지부장은 마지막으로 “우리 대학의 학내 각 주체들이 분명히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공동대책위원회에 함께 하게 되었으며, 각 직역의 권리와 역할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는 한신대학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앞으로의 학교 변화 방향이 학생·직원·교수에 의해 이루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소통 거부하며 적반하장의 학교 본부

기자회견 마지막 발언은 교수노조 노중기 교수(사회학)가 맡았다. 노 교수는 먼저 문익환 목사와 장준하 교수를 배출하고, 한국 대학 최초로 대학 노조를 결성하며, 4자협의회를 통한 민주적 의사결정 기구를 가진 한신의 자랑스런 역사를 말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러나 노 교수는 “한신대학의 ‘민주’와 ‘진보’의 역사와 전통은 현 연규홍 총장이 취임하면서부터 망가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연 총장 취임 이후 ‘민주’, ‘진보’의 한신대가 이제는 ‘반민주’, ‘반진보’, ‘반평화’로 가득한 파괴의 공동체가 되었다.”며, “오늘의 기자회견은 이러한 한신대학의 모습을 대내외적으로 분명히 선포하는 자리”라고 기자회견의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노 교수는 “비민주적인 학생 억압, 학내 구성원과 소통 없는 일방적인 행정 운영과 사적 이익을 위한 대학의 사유화는 민주와 진보는커녕 대학의 단순한 재생산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이에 “여러 교수들이 여러 차례 성명서를 발표하며 학교 당국에 호소와 요구를 전했지만, 학교 당국은 전혀 바뀌지 않은 채 지난 3년간처럼 오불관언/적반하장의 기만과 가식의 태도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노 교수는 “가장 핵심적인 것은 연규홍 총장이 스스로 약속했던 3차례의 신임평가를 거부한 것에 있다.”며 “다양한 변명을 제시하며 신임평가를 거부하는 것은 핑계이며 자기기만일 뿐이며, 이러한 연규홍 총장의 행태는 평화와 진보가 아닌 갈등과 반동”이며, 연 총장의 약속 미이행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마지막으로 노중기 교수는 “이 모든 것이 총장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치졸한 행태들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공동대책위원회’가 아직 힘이 부족하지만, 시민사회와 한신 구성원의 의지를 믿고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것을 다짐하며 학교 당국의 비민주적 행보에 엄중경고했다.

연 총장, 반대 목소리를 속임수로 잠재웠다

이날 기자회견의 마지막은 총학생회장 노유경, 전국대학노동조합 한신대 지부장 임충, 교수협의회 집행부 김종엽 교수의 기자회견문 낭독이었다. 노유경 학생회장과 김종엽 교수가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참석자들은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촛불을 들고 외친다.”며 “비록 사위가 깊은 어둠과 절망 속에 빠져있습니다만 이 새벽에 다시금 비판 지성의 새 빛을 밝히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연규홍 총장은 결코 총장으로 취임해서는 안 될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배구조의 빈틈과 학내 갈등을 틈타 총장이 되었고 반대 목소리를 신임평가라는 속임수로 잠재웠다. 재임 3년 동안 그의 모든 것이 가식과 허위란 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오늘 우리 학생 직원 교수 3주체는 한신공동체를 대표하여 더 이상의 반민주적 억압과 반교육적 행태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천명하며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한다.”며 “한신의 앞날을 염려하는 모든 민주세력과 연대하여 반드시 21세기 민주 진보 한신공동체를 재건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공대위는 “총장과 그에 충성하는 일부 (보직)교수들에게 엄중히 경고하고 요구”하며 “즉각 사퇴하여 그 직위에서 물러나십시오. 그러지 않을 경우에 따르는 모든 책임은 학교당국과 현 총장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한신의 ‘최순실’은 누구

기자회견문 낭독을 마친 뒤, 언론인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먼저 한 기자는 ‘어떤’ 학과가 단과대학으로 변경된 사실에 연 총장의 측근 혹은 권력 쏠림 현상이 있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노 교수는 해당 질문에 시간상 구체적인 이야기를 충분히 답변하지 못함에 양해를 먼저 구했다. 하지만 노 교수는 이런 중대한 행정 변화에 소통 없이 일방적인 통보만 있었다고 말하며, 과연 해당 변화가 한신대의 생존과 발전에 도움이 되는가에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또한 노 교수는 그에 따라 “교수들이 대학별로 성명을 세 차례나 제출 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당국은 이를 무시하고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단과대학으로 확장된 ‘특정’ 학과의 교수가 어느 날 갑자기 학교 보직에 가장 핵심적인 자리를 맡은 것에서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질의응답을 마친 뒤 기자회견문을 전달하기 위해 총장실로 이동했다. 총장실은 열려 있었지만, 연 총장은 자리에 부재 중이라 총장실에 기자회견문을 전달하는 것으로 모든 기자회견을 마쳤다.

기자회견이 마무리 된 후, 오후 5시 30분경 학교 당국은 천막 농성장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던, 콘센트를 해체하고 내부 전선을 절연 테이프로 감아 전기를 완전 차단했다. 천막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총학생회는 30도가 넘어가는 더위에 간단한 전기 사용까지 차단하는 학교 당국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 성명서를 담은 봉투를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 전국대학 노동조합 한신대학교 지부장 임충. 전국교수노동조합 한신대학교 지회장 사회학과 노중기 교수가 총장에게 전달하기 총장실을 방문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한신대 정상화를 위한 학생교수직원 공동대책위원회’ 성명서

우리 한신대학교는 지금 깊은 어둠의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민주화항쟁으로부터 촛불투쟁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세상에 한줄기 빛이었던 우리는 자랑스러운 한신이었습니다. 그러나 민족의 등불로 어둠을 갈랐던 80년의 빛은 이제 꺼지고 말았습니다. 지금 여기 한신에서 진리는 기만당했고 자유는 구속되었으며 사랑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촛불을 들고 외칩니다. 비록 사위가 깊은 어둠과 절망 속에 빠져있습니다만 이 새벽에 다시금 비판 지성의 새 빛을 밝히고자 합니다.

연규홍 총장은 결코 총장으로 취임해서는 안 될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취임 전부터 온갖 추문에 휩싸여 있었고 많은 염려와 걱정을 불러왔습니다. 그러나 지배구조의 빈틈과 학내 갈등을 틈타 총장이 되었고 반대 목소리를 신임평가라는 속임수로 잠재웠습니다. 재임 3년 동안 그의 모든 것이 가식과 허위란 점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취임 후에도 연일 붉어진 비리와 추문을 애써 외면하는 한편 스스로 거듭 약속했던 신임평가를 세 번이나 부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구성원 자치활동에 불법으로 개입하여 분열을 조장하는 난행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평가 무산의 책임을 학내 성원들에게 떠넘기기 위한 질 낮은 정치공작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한신 민주공동체의 자랑이었던 4자협의회가 해체 상태에 빠진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학내구성원들은 집회와 결사,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조차 빼앗겼습니다. 대개 독재가 그러하듯 당국은 늘 준법을 앞세워 민주적 요구를 탄압했습니다. 지금도 농성방해, 징계 등 탄압이 계속됩니다. 세월호 부모를 억압한 박근혜 적폐정부와 무엇이 다릅니까? 정당성이 전무한 권력이 교수 학생 직원의 정당한 목소리를 짓밟는 턱없는 후안무치일 뿐입니다. 또 자신의 추문들로 학교가 큰 고통에 빠져도 그들은 오불관언, 적반하장으로 일관합니다. 총장과 그 수족들이 한신에 가한 정신적 실질적 피해가 실로 막중한데 거꾸로 피해자에게 매를 드는 격입니다.

이제 비민주 권력의 행패는 우리대학의 물리적 재생산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엄혹한 대학 환경에서 부족한 인적, 물적 재원을 사익을 위해 맘껏 동원하기 때문입니다. 재정, 인사, 행정 운용에서 합리성과 효율성은 사라졌고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나 권력 확대를 위한 사익추구만 횡행합니다. 특정 학과가 갑자기 대학으로 바뀌고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방만하고 일방적인 인사 교무행정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 재정사업의 미래는 특히 암담합니다. 직원들은 의욕을 상실했고 교수들은 할 말을 잃었으며 학생들은 절규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학생 직원 교수 3주체는 한신공동체를 대표하여 더 이상의 반민주적 억압과 반교육적 행태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천명하며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합니다. 나아가 한신의 앞날을 염려하는 모든 민주세력과 연대하여 반드시 21세기 민주 진보 한신공동체를 재건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또 공동대책위원회는 총장과 그에 충성하는 일부 (보직)교수들에게 엄중히 경고하고 요구합니다. 즉각 사퇴하여 그 직위에서 물러나십시오. 그러지 않을 경우에 따르는 모든 책임은 학교당국과 현 총장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2020. 6. 10.
한신대 정상화를 위한 학생·교수·직원 공동대책위원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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