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왜 기도해야 하는가 ⓒGetty Image

지금까지 칼빈은 하나님께 불순종하여 타락하고 부패한 인간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고 영원한 멸망에 처해질 수밖에 없었으나, 하나님께서 값없이 베푸시는 은혜로 중보자 그리스도를 보내셔서 하나님과 인간 사이를 화목하게 하시고, 성령의 능력을 통해서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하신 모든 유익을 우리로 누릴 수 있게 하셨다는 것을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신 이러한 계시는 “은밀하고 감춰진 철학”으로서, 이것은 논리적 추론으로는 배울 수 없습니다. 다만 하나님이 “우리의 눈을 뜨게 하여 그 빛을 보게 하신 사람들만이” 깨달아 알 수 있는 진리입니다(III.xx.1).

모든 것은 하나님께 있다

우리는 다만 믿음에 의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과 우리에게 없는 것이 모두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풍성하심을 그리스도 안에 충만히 있게 하셔서(골1:19;요1:16, 참조) 마치 넘쳐흐르는 샘물에서 물을 퍼내듯 은혜를 그리스도로부터 얼마든지 얻도록 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입니다. 또한 이렇게 하늘 아버지 곁에 우리를 위해 저장되어 있는 보화를 캐내기 위해서는 기도가 필요하다고 칼빈은 말합니다(III.xx.2).

기도는 믿음의 최상의 실천이며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매일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III.xx.1). 그는 기도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왜 기도해야 하는가

그런데 신자들 가운데는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일 때문에 곤란을 당하고, 우리에게 무엇이 유익한지를 아시는 데 굳이 기도할 필요가 있는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말, 하나님께서는 전지(全知)하신 분이십니다. 머리카락 숫자를 헤아리시는 하나님이시니(마10:30), 그분이 알지 못하는 것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구하는 것보다 더 정확하게(때로는 우리가 구하는 것과는 달리) 우리에게 꼭 있어야 하고, 되어야 하는 것을 우리에게 가져다주실 수 있는 것도 하나님이 “은밀한 중에 보시는”(마 6:6)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굳이 하나님께 아뢰지 않아도, 그분은 우리의 곤경과 필요를 우리 자신이 지각하는 것보다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며, 때에 따라서는 우리가 구하지 않아도 주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기도하라고 명하시는 것입니까?

칼빈은 하나님께서 “그분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서 기도하라고 명하셨다”고 대답합니다(III.xx.3). 그것은 기도가 우리에게 유익이 되는 것은 모두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칼빈은 하나님께서 이와 같은 일을 기뻐하신다고 말합니다(III.xx.3).

이어서 칼빈은 기도해야 하는 여섯 가지 이유를 제시합니다. (1) 기도는 하나님을 찾고 사랑하며 그리고 섬기고자 하는 소망으로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합니다. (2) 기도는 우리의 마음의 비밀과 소원을 마음을 하나님께 드러내게 합니다. (3) 기도는 감사하는 마음을 격려합니다. (4) 기도는 하나님께서 기도에 응답하셨다는 확신으로 하나님의 친절하심에 대해 명상하게 합니다. (5) 기도는, 우리가 기도를 통해 얻은 것들에 대해서 더 큰 기쁨을 갖게 합니다. (6) 마지막으로, 기도는 하나님의 섭리를 더욱 확실히 믿게 합니다(III.xx.3).

기도의 법칙들

기도에는 몇 가지 법칙들이 있습니다. 칼빈은 4개의 법칙들을 열거합니다. 첫째 법칙은, 하나님과 대화하려는 사람은 그에 합당한 이성과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 산만한 생각으로 주의가 흩어지고, 경솔하고 몰염치하고 무례한 태도로 합당치 못한 일을 하나님께 감히 구하는 일들이 흔히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올바른 기도를 위해서 반드시 성령의 도우심을 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기도하는 일을 모두 성령께 떠맡겨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와 반대로 올바로 기도하기 위해 성령의 도움을 구하자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울이 영으로 기도하라고 권하면서도 (고전14:15), 동시에 깨어있으라고 권고하는(엡6:18) 것과 같습니다(III.xx.4, 5).

둘째 법칙은 기도할 때는 언제나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기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선 기도는 단지 절박한 순간만이 아니라 항상 주리고 목마른 사람같이 간절히 해야 합니다(III.xx.6). 그것은 아무리 일이 원하는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어디를 보나 기뻐할 일이 주위에 가득하더라도,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지 않는다면, 모든 일이 허사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영적인 일들에 관해서 더욱 더 그러합니다. 우리는 죄인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기 위해 항상 주리고 목마른 심정으로 절실히 기도해야 합니다(살전5:17, 참조). 따라서 “기도하려고 준비할 때는 자기의 악한 행실을 혐오하고, 거지와 같은 처지와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III.xx.7).

셋째 법칙은 기도하기 위해 하나님 앞에 서는 사람은 겸손하게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기에 대한 신뢰를 전적으로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러한 환상을 기초로 하여 우리의 요청을 들어주시라고 하나님께 구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III.xx.8).

그리고 이것은 네 번째 마지막 법칙으로 이끕니다. 그것은 하나님께 간구할 때, 우리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 있으리라는 확고한 소망을 품고 기도하라는 것입니다(III.xx.11). 확고한 믿음과 경건한 두려움은 함께 합니다(III.xx.11,14). 그리고 이 확신은 약속을 명령과 결합시키신 하나님의 선하심에 근거합니다(III.xx.13).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라.”(마7:7).

최영 소장(기독교장로회 목회와신학연구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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