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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중심의 기독교운동으로기독교운동의 균열에서 읽어내는 한국 사회운동의 균열 (4)
황용연 연구기획위원장(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 승인 2022.07.24 22:32
▲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둘러싸고 서초동 법원 앞에서 촛불 집회가 열렸다. ⓒ에큐메니안

7.

‘적폐와 그 반대편’이라는 구조 인식을 내면화한 사람들이 조국 사태를 계기로 이 사태를 적폐세력의 음모로 해석하여 강하게 결집하는 경향이 심화된 가운데 에큐메니칼 진영, 개혁적 복음주의 진영 할 것 없이 주된 입장은 이 경향에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편승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특히 개혁적 복음주의 진영에서 조국 사태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들이 대외적으로 표현되었는데 그 목소리들은 대체로 앞에서 언급한, 아카데미 운동을 이어나가며 이슈 중심의 독자적 운동에 대한 관심을 표출해 온 사람들에게서 나왔다. 에큐메니칼 운동 쪽에서도 대외적 표현까지는 드물었지만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없지 않았다.

서두에 인용한 것과 같은, 20대 대통령선거 운동 과정을 놓고 벌어진 의견 충돌은 지금까지 이야기해 온 사회의식의 정립 경로간의 균열의 예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제1 야당 후보가 조국 사태의 당사자였기 때문에, 총력전 양상을 통한 사회의식 정립 경로를 밟은 사람들에게는 적폐 제1야당과 그 반대편이라는 기본 구도 인식에 조국 사태로 인한 강한 결집까지 겹쳐 보이게 되었고, 그리하여 해당 후보는 여당 지지자들에게 상당히 평가절하되었다. 해당 후보에 대한 비판 슬로건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이 “검찰공화국 반대”였다는 점은 조국 사태로 인한 강한 결집의 영향력을 보여 주는 예라 할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보았듯이 촛불시위와 박근혜 탄핵, 문재인 정부의 성립 과정에서 한국 사회에 쌓인 모순들의 해결을 요구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생겼던 상황에서는 여당 지지로의 결집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고 그 한계가 균열의 지점이 된다. 서두에 인용한 두 글 모두 문재인 정부의 진보성 자체를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는 점은 그러한 균열의 징후가 될 것이다. 기독교 운동의 지평에서 보자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여당과 제1야당 후보 모두를 비토하면서 발표된 “같은 현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다른 미래를 만들어 갑시다” 선언에 에큐메니칼 운동 진영 내에서 앞에서 언급한 젠트리피케이션 저항 운동과 소수자 운동 중심의 참여가 이루어진 점이 균열의 징후로 꼽힐 만하다.

한편 에큐메니칼 진영에서 여전히 사용되는 민중이라는 말을 두고 이 균열의 양상을 살펴본다면, 민중 용어의 사용례도 반독재운동에서의 상상된 주체로서의 민중을 반보수운동으로의 전환 이후에도 무의식적으로 그냥 사용하는 경우, 반보수운동만으로 민중의 의미를 한정짓지는 않으려 하지만 실질적으로 반보수운동의 급진화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경우, 이슈 중심의 독자적 운동이 시민 위주의 체계에서 이탈할 때 그 이탈의 자리를 가리키는 용어로 쓰일 수 있는(그러나 사실 별로 쓰이지는 않는) 경우로 균열되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특기할 점은 제1 야당 후보에 대해 기독교권에서 주술/신천지 등을 언급하는 비판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 비판은 에큐메니칼 운동 관련 인사들 일부가 처음 제기했으나 제기되자마자 에큐메니칼/개혁적 복음주의 가릴 것 없이 여당 지지자들에게 상당히 널리 퍼졌고 심지어 선거 막판에는 일반인 대상으로까지 퍼졌다. 이에 대해 타종교에 관대한 것으로 인지되었던 에큐메니칼 운동 관련 인사들이 이러한 비판을 제안/호응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비평이 제기되었고, 성서의 주술 금지 언급을 바로 끌어와서 정치적 비판에 사용하는 양태가 성서의 동성애에 대한 비판적 언급을 바로 끌어와서 차별금지법 반대에 사용하는 양태와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비판이 에큐메니칼 진영/개혁적 복음주의 진영을 막론하고 반차별 운동과 페미니즘 등에 적극적인 사람들 중심으로 나왔다는 점은 총력전 중심 경로/독자적 운동 중심 경로의 균열을 보여 준다. 또한 성서를 매개로  진행된 언행에 대해 비판을 제기한 점은 이슈 중심적인 독자적 운동 중심 경로의 경험이 개혁적 복음주의 진영 일부의 ‘복음주의’ 정체성 – 성서/신앙에 대한 몰입/헌신을 강조하는 정체성 – 에 일정한 변화를 불러왔음도 보여 준다.(1)

8.

지금까지 전개된 논의를 토대로 할 때, 신앙적/신학적 몰입/헌신의 효과가 사회적 상황과 맞물려 강화되면서 몰입/헌신의 대상이 확대되는 현상을 에큐메니칼 운동이 일찍이 겪었다면, 그 현상에 의해 정립된 프레임이 오히려 에큐메니칼 운동에 오래 남아 새로운 확대에 일정한 장애로 작용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그 프레임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었던 개혁적 복음주의 진영 일부에서 이슈 중심의 독자적 운동의 자극으로 인해 새롭게 몰입/헌신의 대상이 확대되는 현상이 생겼고, 그 자극이 동시에 에큐메니칼 운동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보았듯이 민중을 내세운 대항 근대화 운동이 한국 자본주의의 만족도 상승을 맞아 그 영향력이 쇠퇴한 것은 동시에 그 때까지 존재했던 사회비판적 경향으로의 총체적 의식화 경로의 쇠퇴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 이후 시민운동이나 “상식에 기반한 운동”, 총력전 구도 등이 어느 정도 의식화 경로의 역할을 하기도 했으나 이제 뚜렷이 한계가 드러났다는 것을 보여 준 것이 이번 대선에서 드러난 균열 현상이라 할 것이다.

이 글에서 에큐메니칼 운동과 개혁적 복음주의 운동이라는 두 범주를 중심으로 기독교운동에서 나타난 의식 변화를 추적한 이유는 사회비판적 의식화를 촉진하기 위해 기독교운동을 포함한 사회운동의 적절한 행동이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 일단 지금 시점에서는 이슈 중심의 독자적 운동이 갖는 의식화의 효과에서 출발하는 것이 충분조건은 아니더라도 필수조건이기는 하다는 대답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미주

(1) 물론 개혁적 복음주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슈 중심적 독자적 운동과의 만남의 경험 역시 성서/신앙에 대한 몰입 효과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것이기도 하며 그 효과의 지평을 넓힌 것이기도 하다.

황용연 연구기획위원장(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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