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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세상의 이웃들 곁을 지키는 따뜻한 손홍주민 한국디아코니아 목사, “본질서 벗어난 개신교 … 이웃을 전적으로 섬기는 회개가 필요”
임석규 | 승인 2022.12.23 15:04
▲ 한국디아코니아 홍주민 목사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책임성을 강조했다. ⓒ임석규

“디아코니아는 구조적이며 정치적인 정의 실현을 통해 이웃에게 구체적인 사랑을 베푸는 공동체입니다.
지금의 한국교회들은 이러한 가치관을 배제한 채 성장해오다 보니 제대로 된 종교 기능을 하지 못하고
정치권과 유착되어 사회적 적폐로 전락해 버렸죠.”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던 12월의 어느 날 한국디아코니아를 운영하는 홍주민 목사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까지 걸어온 한국교회의 자화상을 씁쓸하게 털어놓았다.

홍 목사가 지적했던 한국교회는 현재까지도 외형적 성장에 집착한 나머지 다수의 서민들을 외면하고 정치적 권력자들과 경제적 부자들을 위한 나팔수 역할을 했다. 이러다 보니 사회적 공동선을 실천해야 할 의무를 져버렸고 내부적 부패도 심해 오늘날 시민들로부터 적폐로 규정당했다.

한국교회가 내버린 이웃들을 위한 구체적인 섬김과 사회적 변호가 절실하다고 느낀 홍 목사는 디아코니아와 헤른후트 형제단을 한국에 도입했다. 그가 활동하고 있는 지역에서 뿐만 아니라 10·29 이태원 참사 등에 이르기까지, 홍 목사는 우리 사회의 낮은 곳에서 도움을 구하는 이웃들의 울부짖는 소리를 외면하지 않았다.

다음은 홍 목사와 만나 나눈 대화다.

▲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한국디아코니아 홍주민 목사입니다. 독일에서 디아코니아학을 공부하고 이제까지 한국에 디아코니아의 이론과 실천을 접목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 조금 더 디아코니아 사역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2015년 한국디아코니아를 설립한 이유는 약자인 이웃을 섬기라는 기독교의 핵심 과제를 실천하고자 함이었습니다. 특히 이 땅에 온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구체적 실천이 우선되었는데 2018년 여름 예멘에서 제주도에 와서 난민 신청한 사건이 난민 디아코니아를 하게 된 계기가 되었지요.

▲ 지역사회에서의 디아코니아 사역은 어떻게 전개하고 있는지 알려 달라.

2016년부터 경기도 수원에 난민 사회적기업으로 케밥하우스를 만들어 난민센터와 난민 쉼터를 운영하면서 예멘 난민을 넘어 이집트, 앙골라, 모로코, 시리아 등지에서 온 난민들을 돕는 둥지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벽두부터 시작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수원역 주변의 노숙인들이 하루에 한 끼조차 못 먹는다는 소식을 듣고 매주 화요일 케밥을 120개씩 나누어주는 노숙인 케밥 디아코니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온전히 시민들이 이루어낸 기적에 매번 함께해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립니다.

▲ 작년 7월에 출범한 헤른후트 형제단에 대한 소개를 해달라.

헤른후트 형제단은 체코의 종교개혁자인 얀 후스의 영향으로 시작된 개신교 디아코니아 공동체 운동의 열매라 할 수 있습니다. 15년 전부터 번역 소개한 헤른후트 로중(말씀 묵상집)이 계기가 되었지요.

한국교회는 디아코니아 정신이 없는 성장에 열광한 결과 교회 내부 및 사회적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교회에 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헤른후트 형제단을 한국에 세웠습니다.

아직 초기 단계라 미미하지만 신학교육 교제인 헤른후트 형제단 보물을 번역 출간하고 로중도 매년 번역 출간하고 있습니다.

▲ 10.29참사 후 11월5일 진행된 종교인 추모집회에서 말씀을 전하고 있는 홍주민 목사 ⓒ홍주민 목사 제공

▲ 지난 10.29참사 직후 11월 5일 추모 촛불집회 당시 설교에 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10.29참사는 8년 전 세월호 참사 때와 같은 충격이었습니다. 길을 가다가 서서 서울 한복판에서 집단으로 젊은 생명들이 정지된 사건,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우연한 사고로 여겨버리려는 정부의 태도, 분노가 치밉니다.

참사 후 서울시청역에서 종교인들이 추모 집회를 하였는데 개신교 추모예배 설교를 담당했습니다. 세월호에 이은 이태원 참사에 일단은 모두의 책임과 참회를 고인이 된 영령들께 하지 않을 수 없었죠. 하지만 국가기능의 정지상태가 참사 책임의 근본 원인임을 고발하였지요.

성서 로마서에서 바울은 국가 정치에 대해 시민을 위해 세운 하나님의 종이라 진술합니다. 종은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책임이 있지요. 하지만 현 정권은 그 책임을 회피하여 안전이 아니라 어처구니없는 참사를 초래하였지요. 정부가 부작위 하게 벌인 간접살인이라 규정한 어느 유가족분의 참사에 대한 정의가 옳은 판단이라 봅니다.

예수님은 본래 권력자에 대해 부정적이었는데 현 정권이 아주 모델인 거 같아요. 관제화 된 애도는 애도가 아닙니다. 이제 명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진정한 안전 국가 시스템 구축, 이것이 애도의 시작이라 할 수 있겠지요.

▲ 마지막으로 에큐메니안 독자분들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의 서열화·계급화·차별화·경쟁화를 그대로 전수한 각종 폐단들로 덮어 씌워진 참담한 몰골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금관의 예수, 시멘트벽 속에 갇힌 예수, 교회 안에 예수는 없는 형국이 되어버린 거지요. 국가화되고 기업화되어 주술에 빠진 개신교는 이미 개신교의 본질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고 봅니다.

다시 근본적인 개혁이 절실합니다. 회개는 다시 길을 전향하여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이야말로 전면적인 체계의 전환, 다시 성서로, 종교개혁 정신으로, 사랑과 정의의 하나님으로, 약자인 이웃을 전적으로 섬기는 교회로의 메타노이어(회개)가 필요한 때입니다.

임석규  rase21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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