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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박형규 목사 정신 이어 정권의 불의에 맞서야”(사)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남산 부활절 연합예배 사건 50주년 기념행사 진행
임석규 | 승인 2023.04.22 14:56
▲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의 폭력에 저항 민주주의 쟁취를 향해 나아가도록 첫 발을 내딛게 만든 ‘남산 부활절 연합예배’ 50주년을 맞아 그 주역이었던 박형규 목사를 조명하는 기념행사 자리에서 이해학 목사는 또 다시 어려워진 국내 정치 상황을 타계할 돌파구를 마련하도록 교회에게 촉구했다. ⓒ임석규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를 향한 항거(抗拒)의 문을 연 ‘남산 부활절 연합예배’ 사건 50주년을 맞아 고(故) 박형규 목사가 당시 겪었던 반유신투쟁 역사를 톺아보는 기념행사가 열렸다.

(사) 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외 40여 개 사회선교단체와 교회들이 주관하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후원한 ‘남산 부활절 연합예배 사건 50주년 기념행사’는 21일 오후 3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진행됐으며,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배와 증언·강연 등 순으로 이어졌다.

이해학 주민교회 원로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경기노회 성남시찰)는 히브리서 10장 32~35절을 기반으로 한 설교를 통해 쿠테타·유신체제의 지록위마(指鹿爲馬) 속에서 박 목사와 그리스도인들이 품었던 민주주의의 염원이 독재를 물리쳤다고 평하며, 제국들의 억압 속에서 하나님이 주신 희망을 향해 도전했던 히브리 사람들의 믿음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이사장도 인사말을 통해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 시절 당시 서슬 퍼렇던 억압과 탄압에 맞서 그리스도인들이 남산 부활절 연합예배 사건을 통해 불의에 조직적 저항함으로써 한국 민주주의 현대사 속 반유신투쟁의 첫 열매가 되었다고 언급하며, 이들의 정신을 이어 그리스도인이 민주주의를 소중히 가꾸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목사가 고초를 겪었던 남산 부활절 연합예배 사건은 박정희 유신 정권에 억눌렸던 민중과 민주주의의 해방을 위했던 그리스도인들이 내란음모를 꾸몄다는 이유로 고문과 탄압을 당한 사건이다.

1973년 4월 22일 부활절 연합예배가 열렸던 서울 남산 야외음악당에서 박 목사·권호경 전도사·김동완 전도사, 나상기 KSCF 회장·황인성 KSCF 학사단장·남삼우 전 신민당 조직국 제2부 차장·진산전·이광일·정명기·서창석·김경남·나병식·이상윤 등이 ‘신도여, 부활의 왕, 주님의 이름으로 민주주의 꽃피우자’·‘민주주의는 통곡한다’ 등의 현수막과 ‘민주주의의 부활은 대중의 해방이다’는 내용의 전단을 배포했다.

배포된 전단을 입수한 박정희 정권은 이 사건을 ‘내란음모예비’로 규정해 7월 6일 서울지검 공안부를 통해 박 목사·권 전도사·남 차장·이종란 등 4명을 구속한 뒤 9월 25일 재판에서 1~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에 개신교계는 7월 10일부터 박정의 정부 규탄 결의·조사 및 대책위원회 구성·탄원서 제출·성명서 발표·국무총리 면담뿐만 아니라 세계교회협의회(WCC)와 미국교회협의회(NCCUSA) 등 국제 교계서도 박정희 대통령에게 항의서한 발송과 석방요청 등 행동에 나섰으며, 한국기독교장로회도 역시 총회·임원회·여신도회·서울노회·서울제일교회 등 당회부터 총회에 이르기까지 함께 구속자들의 석방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총 78일간 국내 목회자들과 신도들이 시민사회와 연대해 규탄·철야 기도회를 이어갔고 해외 교계에서도 압박이 들어오자 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던 서울형사지방법원은 선고 2일 후 9월 27일에 박 목사·권 전도사·남 차장의 보석을 결정했으며, 이 사건은 한국 개신교가 민주화운동에 본격적·조직적·지속적으로 전개할 수 있었던 기점으로 평가받았다.

한편 사건 당시 박 목사와 함께 옥고를 치룬 진산전 장로(당시 사건행동 담당)와 정명기 목사(당시 KSCF 학생이사), 그리고 서울제일교회(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 대학생회 OB회장을 역임한 강영원 선생과 서창석 집사(당시 KSCF 부회장)도 당시를 회상하며 불의했던 권력을 향해 예언자적 역할을 감당한 한국교회가 민주화 달성 이후 자본과 권력에 굴종하여 불의한 정권들의 나팔수로 전락한 죄악을 회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해학 목사 역시 행사 전 에큐메니안과 만나 민족의 자주성을 강조했던 박 목사가 지금 살아있다면 지난 19일 우크라이나 대상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월남전의 부끄러운 역사적 과오를 되돌아보고 국민들이 전쟁에 내몰리지 않도록 미국이란 동맹에 종속적인 태도를 멈추라고 훈계했을 것이라 강조했다.

또 과거 박 목사 구명(救命)운동 당시 기장이 WCC와 NCCUSA의 국제적 구호에 나선 후에야 활동에 나섰던 소극적이던 과거사를 회고하며, 오늘날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장이 선각자적 행동에 나서는 것이 박 목사의 뜻을 올바르게 이어가는 것이라 덧붙였다.

임석규  rase21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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