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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물어보라“뭣이 중헌디?”(누가복음 10:38-42)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 승인 2023.06.19 02:03
▲ Georg Friedrich Stettner, 「Christus im Hause der Martha」 ⓒWikimedia

이 시간 우리 모두에게 주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한 주간 평안하셨나요? 매일매일은 힘에 겹더라도, 한 주간 중 단 한 순간만이라도 기꺼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내가 가진 것을 내놓음으로 고통 중에 있는 이웃들과 연대할 수 있는 성도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동광교회에서 어르신들과 늘푸른대학을 진행할 때 한 목사님이 강의를 오셔서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왜 우리의 신앙이 자라지 않습니까? 몇십 년을 기도하고 교회를 다니고 신앙생활을 해도 왜 우리의 믿음은 계속 그 자리일까요? 그것은 다른 이들의 아픔을 나누고, 고통받는 이웃들과 연대해 보지 않아서입니다.”

말씀을 삶을 통해 살아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과 행동을 하고 있습니까? 늘 주변을 둘러보게 되는 저와 여러분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예전에 “뭐가 중헌디?”라는 질문을 참 좋아했습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타인에게 질문을 하면서도 저 자신에게도 동시에 질문하게 되는 문장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에게는 뭐가 중헙니까? 뭐가 중헌지 알면서 살고는 계십니까? 사실, 뭐가 중요한지 아냐고 묻는 것조차 미안한 삶을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냥 닥치는 대로 삶을 살아내기도 바쁜 삶이기에 그렇습니다.

‘브렉시트’라고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이 탈퇴가 굉장히 의미 있는 것은 연합체에서 벗어나 홀로 있었던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이 투표에 대해 젊은이들의 인생을 담보로 나이 많은 이들이 도박을 했다라고도 표현하고 있습니다. 당시 이 결과로 젊은이들이 굉장히 분노했었던 장면이 기억납니다.

분리에 표를 던진 이들의 논지는 이렇습니다. “늘어난 난민과 이주민들에 대한 복지지출 등 재정 부담이 가중됐고, 이주민들이 영국인의 일자리 경쟁자라는 인식이 퍼져 EU의 난민 포용정책에 대한 비판적 인식 또한 확산됐다.”

결국 정리하면 나부터 살고 보겠다는 겁니다. 사실 이게 나쁜 건가요? 세상적인 시각으로는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영국이 개신교 국가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점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기사를 읽고 투표의 방향성에 대해 바라보았습니다.

국교가 성공회라는 하나님을 믿는 민족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결정하며 하는 행동은 자꾸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강도 만난 이웃을 도울까 하는 것이 아니라. 저 일은 내 일이 아니다. 내가 먼저다. 내 욕망부터. 내 입부터라는 행동입니다. 이들의 사고와 결정에 하나님과 하나님의 복음, 사랑은 1도 들어가 있지 않다고 해도 무방해 보입니다. 정말 형편없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뭣이 중헌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이들은. 결국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한 뒤에 자기 자신도 힘들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에 앉아 있는 우리는 뭣이 중헌지도 모르면서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려줄 수 있는 이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오늘 본문은 마르다와 마리아의 이야기입니다. 오늘 읽은 본문에는 두 명의 여성이 등장합니다. 언니 마르다 그리고 동생 마리아입니다. 이 본문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비슷한 본문이 떠올랐습니다. 누가복음 19장 이하에 나오는 삭개오의 이야기입니다.

먼저 오늘 본문의 마르다를 보겠습니다. 마르다는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합니다. 훌륭한 모습입니다. 예수님은 어디를 가더라도 이렇게 도움을 주는 이들이 있었고, 또 도움을 기꺼이 받으셨습니다. 

삭개오 이야기를 보면 예수님이 “너의 집에 거하여야 하겠다.”고 말씀하시면서 집으로 들어가시는 장면이 있습니다. 집으로 들어가신 이후의 모습은 두 이야기가 다르게 전개됩니다.

마르다는 자신이 초대한 집에서 여전히 주도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에게 명령조로 내 동생에게 나 혼자 일하고 있으니 도우라고 말 좀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합니다.

삭개오의 집에도 예수님이 계셨습니다. 하지만 주도권을 자신이 갖지 않았습니다. 삭개오의 집이지만, 삭개오는 종으로 변합니다. 그저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뿐입니다. 마르다는 자신의 집에서 자신이 주인 노릇을 합니다.

오늘 본문의 마리아는 이런 면에서 삭개오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집에 있지만 주도권을 내려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로지 예수님께서 무얼 하기 원하시는지 그것에 초점을 맞추며 귀를 기울입니다.

예수님을 집으로 초대했을 때 “이 여자에게 마리아라고 하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 곁에 앉아서 말씀을 듣고 있었다.”는 말씀을 통해 이 집안에 말씀을 전파하고 계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리아는 우선 적으로 말씀 듣기에 집중했지만, 마르다는 자신이 좋은 것을 취합니다. 상대방에게 좋은 것이 아니라, 나에게 좋은 것을 택한 것입니다. 상대방을 입히고, 먹이고, 재워주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하는 게 내가 좋아서라는 점입니다.

우선 순위가 나에게 있지, 상대방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묻지 않습니다. 말씀은 이미 시작되었는데, 자신만의 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서 자신을 만족하게 하는 일을 하기 바쁩니다. 정작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면 좋을 것을 생각하면서 일을 합니다. 밥을 먹는 사람들이 기뻐할지는 우선 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가 아닙니다.

늘 자기 위주로 먼저 생각하고, 자기 위주로 먼저 행동합니다. 좀 물어봐 주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오늘의 마르다가 그렇습니다. 삭개오는 온전히 주도권을 내려놓고 말씀을 듣습니다. 그러자 그의 삶에 놀라운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마르다는 근심으로 가득 차서, 여전히 내 속에 내가 많아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국교로 하나님을 믿는다고 해서 그들의 삶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의 방식이 펼쳐지는 것이 아닙니다. 국교로 삼았다고 해서 그들의 삶에 은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먼저 듣지 않으면, 나를 비우지 않으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아낼 수가 없습니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택하였다. 그러니 아무도 그것을 그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지금은 내가 말하고 너희들은 들어야 할 때라는 것입니다. 정신없이 내가 주체가 되어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게 말씀을 듣고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달아야 할 때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마르다의 위치에 있습니까? 아니면 마리아의 위치에 있습니까? 여전히 교회 안에 있으면서도 주도권을 내가 쥐면서 내 위주로 신앙생활 하기 위해 나 좋으려고 이 자리에 앉아 계십니까? 아니면 마리아처럼 내 주도권을 모두 내려놓고,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실지, 무엇을 원하시는지 듣고 움직이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습니까?

삭개오와 같이 말씀을 들을 때 우리 삶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무엇이 중요한지도 모른 채, 이 자리에 앉아 있어서는 안 됩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서 우리는 이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합니다. 늘 나를 비우고, 하나님으로 채우며, 나를 향한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기 위해 노력하는 성도가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상중 목사(초도제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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