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을 멸망시킨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그들이 저질렀던 불의였다. ⓒGetty Images

예언자들의 존재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예언자들이라고 해서 다 동일하지 않으니까 예언자를 말할 때는 예언자들이란 하나님의 말씀을 위탁받고 보내진 자들이라는 사실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거짓 예언자들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기 때문입니다(렘 14,14; 23,32 참조).

그 말씀의 내용은 언제나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관련된 하나님의 관심사입니다. 그 삶을 보는 하나님의 기준은 언제나 분명합니다. 그것은, 성서에 나타난 소박한 말로 표현하면, 전쟁이 없고 자기가 자기 땅에서 생산한 것을 먹고 자기가 지은 집에서 사는 것입니다(미 4,3-4. 사 65,21-22도 참조).

요정도가 기준이 될까 의아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이것이 매우 어려운 과제임을 알려줍니다. 어느 곳에든 자기 땅을 잃고 자기 땅에서 쫓겨난 자들이 적지 않고,  그러한 현실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개인적이라기보다 사회적입니다.

야훼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함으로 능력과 정의감과 힘이 충만해진 미가는 정의의 눈으로 이스라엘 사회를 보고 힘있는 말로 그 실상을  고발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시는 미래를 볼 수 있었습니다.

통치자들과 사제들 그리고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사회를 이끌어가는 중추세력들이고, 재판과 교육과 신탁이 그들 각자에게 맡겨진 일들입니다. 그런데 미가의 눈에는 공정해야 할 재판과 ‘보편적이어야 할 교육’과 하나님의 뜻을 전해야 하는 ‘예언’이 모두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정의의 보루이어야 할 이들이 불의를 일삼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돈이 있습니다. 돈에 정의가 무너지고 하나님의 뜻이 묻히고 말았습니다. 유전무죄가 되고 무전유죄가 되는 세상, 먹을 것을 입에 물려주면 평화를 말하고 먹을 것이 없으면 ‘전쟁 개시’를 알리는 세상입니다.

미가가 사제들에 대해서는 말이 없어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에즈라가 이스라엘 앞에서 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해석했을 때 이스라엘은 깨닫고 울었습니다.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느 8장).

예언자 오뎃은 이스라엘에 진리의 하나님, 교사 사제, 토라가 없는지 오래 되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역대하 15,3). 사제들이 없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법을 가르칠 사제가 없으니 그 법이 사람들 가운데 있을 수 없고 그 법이 통용되지 않으니 하나님이 진리의 하나님인 줄도 알 수 없게 된 것 아닐까요? 사제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돈을 받고 또 돈을 받기 위해 가르친다면 진리의 하나님을 가르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말씀 기갈의 시대가 필연적으로 도래할 수 밖에 없습니다(암 8,11 비교).

이총체적  난국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진리의 하나님과 그의 말씀을 가린 사제들일 것입니다. 이러한 사태를 바로잡기 위한 하나님의 시도가 예언자 미가입니다.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하나님은 그의 입을 통해 저들의 그릇된 행태를 통렬하게 들춰내고 고발하며 돌이키지 않으면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선언하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삶의 준칙이 되고 사람들 특히 약자에 대한 그의 사랑이 그 말씀을 통해 사람들 속에 일깨워질 때 미가가 보았던 하나님의 미래가 그들의 것이 될 것입니다.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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