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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신뢰를 내팽개쳤다”명성교회에서 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힌 예장통합 교단에 대한 유감
정종훈 교수 (연세대학교) | 승인 2023.07.17 00:34
▲ 지난 11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총회가 제108회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해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연합뉴스

최근에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한국기독교 분석 리포트: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를 출간했다. 이 리포트에 의하면, 비개신교인들이 본 한국교회의 사회적 영향력은 62.3% (그중 불교인 69.5%, 가톨릭 교인 69.4%, 무종교인 58.5%)로 상당히 높은 수치였다. 그런데 그 수치는 한국교회의 ‘선한 영향력’이란 측면보다는 ‘부정적 영향력’의 측면에서 나온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한국교회가 대사회적 역할 수행에 있어서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개신교인들의 82.3%가 응답했기 때문이다. 사회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역할하는 한국교회는 비개신교인들의 시각으로 볼 때, 그리 달갑지 않은 집단으로서 사이비/이단 집단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비개신교인들은 한국교회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서 목회자의 사리사욕/이기심/권위주의(33.1%), 지나친 교회 중심주의(17.8%), 이웃 종교에 대한 배타성(12.2%), 양적 팽창과 외형 중시(10.8%), 교회분열(9.3%) 등의 문제를 꼽았다. 올해 2월에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2023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는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대답이 21.0%, 부정적인 대답이 74.0%, 기타가 5.1%였다. 이때 무종교인의 긍정적 대답 10.6%와 개신교인의 부정적 대답 37.0%를 감안하면, 비개신교인들의 부정적 시각의 정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여론조사 결과를 과거의 조사와 비교할 때 더욱 놀라운 결과를 발견하게 된다.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처음으로 조사한 2008년 신뢰한다가 18.4%, 신뢰하지 않는다가 48.3%에서, 2009년 신뢰한다가 19.1%, 신뢰하지 않는다가 33.5%, 2013년 신뢰한다가 19.4%, 신뢰하지 않는다가 44.6%, 2017년 신뢰한다가 20.2%, 신뢰하지 않는다가 51.2%, 2020년 신뢰한다가 31.8%, 신뢰하지 않는다가 63.9%, 2023년 신뢰한다가 21.0%, 신뢰하지 않는다가 74.0%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 2020년까지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긍정적 대답이 부정적 대답과 함께 꾸준히 상승했지만, 2023년에 이르러서 긍정적 대답은 줄고, 부정적 대답이 그만큼 상승했다는 것은 한국교회로서는 심히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는 한국교회 신뢰도의 긍정적 대답을 저지하는 가장 큰 요인이 목회자의 사리사욕/이기심/권위주의(33.1%)에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는 목회자의 교회세습과 성적 일탈, 극우적인 정치 행위와 교회 재정의 전횡 등에서 비롯된 문제라 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사회의 비개신교인들에게 크게 부각되었던 사건을 꼽으라면, 첫째는 김삼환 목사와 명성교회의 세습 사건이고, 둘째는 목사를 자처하는 전광훈 씨와 사랑제일교회의 극우적인 태극기 집회라고 할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코로나19가 발생하던 초기에 확진자들을 은폐했던 대구 신천지교회와 종교집회의 자유를 운운하며 생명을 위한 공적 책임을 방기했던 한국교회의 수치일 것이다.

7월 11일 오전 11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김의식 부총회장은 108회 총회 장소로서 명성교회가 결정되었음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명성교회의 세습 관련한 문제는 104회 총회에서 결의한 수습결의안에 따라 이행되었고,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인해 사회법정의 문제마저 해결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총대들과 함께 1만 명의 교인들이 참석하는 ‘영적 대각성 성회’를 할 수 있는 곳이 명성교회 말고는 거의 없음을 장소 선정의 이유로 제시했다.

그러나 명성교회의 세습이 교회의 공교회성을 부정하고, 하나님의 교회를 목사의 사적 소유로 삼은 탐욕의 문제임을 묵인한 채,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개최하는 것은 세습을 정당화해 주는 수순의 과정이다. 가나안 성도로서 교회를 이탈하는 개신교인들과 함께 교회를 부정적으로 보는 대다수 비개신교인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명성교회와 예장 총회를 주시하고 있다. 교회 안의 개신교인들을 세상으로 축출하고, 비개신교인들의 교회에 대한 관심은 차단하게 될 명성교회에서의 총회 개최,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결정일까.

정종훈 교수 (연세대학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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