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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말라 있지 않은가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3.07.23 00:07
▲ 삶의 열매 없이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삶은 무의미하다. ⓒGetty Images
그들이 (아침) 일찍 지나가며 무화과나무가 뿌리째 마른 것을 보았다. 베드로가 생각이 나서 예수께 말하였다. 어(~보십시오), 랍비님, 선생님께서 저주하신 무화과나무가 말랐습니다.(마가복음 11,20-21)

예수 일행은 일찍 길을 가다가 무화과 나무가 말라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마른 무화과 나무가 언급되는 이유는 전날의 작은(?) 사건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시장기를 해소하려고 무화과 나무에 가셔서 먹을 것을 찾으셨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무화과 열매가 맺히는 때가 아니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왜 그리하셨을까요? 그때를 모르셨던 것일 수도 있겠지만, 받아들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혹시 하는 맘으로 없는 열매를 찾을 만큼 시장하셨던 것일까요?

여하튼 그때 열매가 있을 리 없는데, 예수께서는 없다고 그 무화과 나무를 저주하셨습니다. 시장한데 없다고 화가 나셨던 것일까요? 평상시 예수에게서는 볼 수 없었을 사건이었을텐데 제자들은 그 일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지나가는 말로 생각했을 법합니다.

일행이 다음날 일찍 그곁을 지날 때 베드로는 예수의 말대로 무화과 나무가 마른 것을 보고 전날의 사건이 기억나 놀라는 말투로 어, 진짜 나무가 말랐다고 예수께 말합니다. 아마도 사건은 이것으로 일단락 되는 것 같습니다. 뒤의 말씀들은 이 사건과 아무 연관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태가 양자를 직접 연관시키고 있어서 다시 한번 살펴보게 됩니다. 그 뒤에는 하나님을 믿으라는 예수의 말씀이 이어집니다. 이것은 현재 그 뒤의 말씀과 함께 넓게 말해 기도의 문맥에 속합니다.

하지만 예수의 그 사건은 기도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마태에서 이 사건은 믿고 의심없이 구하면 그 이상의 일도 할 수 있다는 가르침의 예로 사용됩니다. 조금 억지스러워 보입니다.

위에서 본대로 베드로의 말로 일단락되는 이 사건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이 사건이 성서에 기록되어야 했다면, 우리는 그 사건 자체의 의미를 물어보아야 할 것입니다.

어떤 나무든지 제 철이 되어야 열매를 맺는다는 상식을 깨뜨리고 그 이전에 그 나무에서 열매를 찾는 예수의 행동을 이해하는데 하늘 나라 비유들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 행동은 이 비유들에 비견될 수 있는 비유적 행동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하늘나라 비유들 가운데 몇몇의 공통점은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때에 주께서 오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깨어 있으라고 합니다. 나무에게 이렇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비유는 모든 의미를 다 포괄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에 따라 어느 한 측면을 부각시킵니다.

예수께서 찾아오셨을 때 왜 벌써 오십니까? 아무 준비도 못했는데 이렇게 불시에 오시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이의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내가 정한 때에 오시는 주님이 아닙니다. 그가 오실 때 열매 없는 무화과 나무처럼 그를 맞지 않기를 빕니다.

열매 맺는 삶, 그 열매는 보이지 않을 수 있고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보시고 아십니다. 주님은 주님이 자기와 동일시하는 지극히 작은 자들에게 내미는 우리의 작은 손길들을 우리의 열매로 찾으십니다. 그 삶은 따뜻한 삶입니다.

주님과 주님 나라를 기다림으로 우리의 마음이 따뜻해지고 우리의 생각이 곧아지는 오늘이기를. 우리의 따뜻한 연대의 삶이 세상의 불의를 이기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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