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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하신 하나님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3.07.30 02:34
▲ Jacob de Wet II, 「Sodom and Gomorrah afire」 (1680) ⓒWikipedia
동틀 무렵 천사들이 롯을 재촉하며 말합니다. 일어나 여기 네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떠나) 이 성의 죄악 때문에 멸망당하지 않게 하라. 롯이 머뭇거리자 그 사람들이 롯의 손과 그 아내의 손과 두 딸의 손을 꼭 잡았으니그에 대한 야훼의 연민때문이었다.  그들은 그를 이끌어내 성 밖에 두었다.(창세기 19,15-16)

롯은 성서에서 좀 특별한 인물입니다. 성서의 맥을 이어가는 사람이 아닌데 그에 대한 이야기는 꽤나 많은 편입니다. 아브라함과의 관계 때문이지만 하나님은 그가 아브라함에 곁에 있는 것을 원치 않으셨습니다.

사라가 아이를 낳을 수 없음을 일찍부터 알고 있었던 아브라함은 롯에게 희망을 걸고 있었습니다. 그가 고향을 떠날 때 롯을 데리고 온 것도 그 때문이었고, 하나님이 그에게 친척을 떠나라고 하셨을 때 염두에 두신 자는 사실상 롯이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두 사람을 떼어놓기 위해 둘이 한 곳에 살 수 없을 정도로 가축이 많아지게 하셨습니다.

롯과 헤어진 아브라함의 상처가 얼마나 깊었는지는 하나님이 그를 찾아오셨을 때 하나님에게 불만을 털어놓았던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전이나 그 이후나 아브라함은 롯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고 하는 말이 딱 어울리게 행동했습니다.

아브라함을 떠나 소돔과 고모라 지방으로 이주한 롯에게 위기가 닥쳤습니다. 하나님이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키기로 작정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길을 막으려고 했지만, 그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의인의 숫자를 놓고 하나님과 담판지으려고 했지만 10명만 있어도 멸망시키지 않을 것이란 하나님의 답변에 아브라함은 더이상 계속할 수 없었습니다. 다섯명 아니 한명 이렇게까지 할 수 없었습니다. 한명만 있어도 멸망시키지 않겠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 다음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열명에서 중단함으로써 아브라함은 이제 모든 것이 하나님에게 달려 있음을 깨닫고 인정해야 했습니다. 하나님이 은총 베풀 여지를 남겨두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롯은 하나님의 사자들인 줄 몰랐으나 그들이 오는 것을 보고 그들을 집에 모셔들입니다. 간청에 간청을 하자 그들은 길을 바꿔 롯의 집에 들어갑니다. 아브라함도 그렇게 해서 이들을 환대했었는데, 롯도 똑같이 합니다.

그런데 성 사람들이 몰려와 낯선 사람들을 손봐주겠다며 내놓으라고 난리를 칩니다. 롯이 이들을 지키려고 대신 딸들을 내주겠다고 했지만 막무가내입니다. 어쩜 그럴 수 있을까 싶은 롯의 제안은 이 사건을 많은 경우 동성애적 사건으로 해석하는 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려줍니다.

낯선 사람들에 대한 혐오와 폭력 사건입니다. 그들은 그러한 풍토 속에서 자신들을 환대하고 지키려 했던 롯과 그의 가족들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줍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생각해 그렇게 하신 것일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그러한 환경 속에 살면서도 낯선 사람에 대한 인간적 태도를 잃지 않은 롯에게 하나님은 그에 대한 연민의 정 때문에 그리 행동하셨습니다.

낯선 이에 대한 배타적 태도와 혐오 그리고 폭력이 소돔과 고모라 멸망의 전적인 원인은 아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될 것 같습니다. 낯선 이들을 맞아들임으로 부지 중에 하나님의 사자들을 환대한 롯, 그는 아브라함과 함께 할 수 없었지만 하나님의 자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타자로 오시는 하나님을 환대하는 열린 오늘이기를. 배타와 혐오와 폭력으로 얼룩진 현실에 맞서는 하나님의 연민과 자비가 우리에게 향하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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