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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23.08.06 01:21
▲ Charles Foster, 「The Angel of Death and the First Passover」 (1897) ⓒWikimediaCommons
이 (유월절) 의식이 네 손등의 표가 되고 네 미간의 기념이 될 것이다. 이는 야훼의 토라가 네 입에 있도록 하려는 것이니, 야훼께서 강한 손으로 너를 이집트에서 이끌어내셨기 때문이다.(출애굽기 13,9)

유월절은 그 기원이 어디에 있든 이집트로부터 이스라엘의 해방과 보존을 기념하는 절기가 되었고 무교절과 결합되었습니다. 유월절 양을 준비하여 1월 곧 아빕월 14일 저녁에 먹고 그때부터 7일간의 무교절이 시작됩니다. 무교절이란 누룩 없이 만들어진 빵을 먹고 집 안에서 누룩을 제거합니다.

이것은 이스라엘이 빵을 발효시켜 만들 여유도 없이 이집트를 나와야 했던 것을 기념합니다. 이스라엘은 이 행위를 통해 과거의 해방을 현재화하고, 그 해방 참여는 현재에 대한 새로운 통찰의 계기를 제공합니다. 해방에 담긴 미래가 오늘의 현재인지 반성하고 그 미래를 향해 다시 출발하는 자리가 바로 그 의식이 행해지는 곳입니다.

그 사건은 이스라엘의 사건이지만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사건에 참여했다는 점에서만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사건으로서 이스라엘의 사건이므로,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새출발의 토대입니다. 이 관계는 불변의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이스라엘의 태도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 역사적 의식을 통해 이스라엘은 하나님 앞에 자기를 세우고 감사하며 그의 백성으로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누룩의 사용이 일상화된 곳에서 누룩 없이 한 주를 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결핍이 무엇인지 깨닫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절제를 배웁니다. 절제와 인내가 없으면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를 가늠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일은 공상이 되고 말 수 있습니다.

역사는 절제와 인내를 요구합니다. 역사는 거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 의식은 자기 훈련 과정이기도 합니다.

본문에는 의식이 손등의 표가 되고 미간의 기념이 될 것이라는 특이한 말씀이 있습니다. 신명기 6,7-8에 따르면 말씀이 거기 있고 표가 되고 기념이 됩니다. 여기서는 말씀의 자리에 의식이 있습니다. 의식은 행위 언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의식이 말씀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가리키고 말씀을 입에 있게 하는 것, 다시 말해, 말씀을 기억하고 읊조리게 하는 것입니다. 의식이 말씀에 역사의 옷을 입히고, 입 속에 있는 말씀이 역사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해방 사건을 기리는 유월절을 기다리고 기다리셨습니다. 자신을 유월절 양으로 내주심으로 해방과 보존의 유월절을 현재화시키셨습니다. 유월절  의식은 예수 사건을 통해 우리 가운데 성만찬 의식으로 계속됩니다.

성만찬 의식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면 이집트의 이스라엘 억압은 죄의 힘이 작동하는 한가지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죄의 힘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를 억누르고 왜곡시킵니다. 예수께서는 바로 그 힘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시고 자유인으로서 하나님 나라의 일원이 되게 하십니다.

유월절 의식으로서 성만찬 의식이 우리 손등의 표가 되고 우리 미간의 기념이 되는 오늘이기를. 죄의 힘으로부터 해방된 자로서 죄의 힘에 대항하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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