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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빨래를 너는 여인고흐와 산책하기 (5)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 승인 2023.09.02 00:08
▲ 「마당에 빨래를 너는 여인」 (1882, 종이에 수채화)

누구든 잘 다듬어진 인격 앞에서는 절로 머리를 숙인다. 반듯한 인품과 교양을 갖춘 사람 앞에서 잘난체하는 일은 부끄러움을 쌓는 일이다. 하지만 누구든 처음부터 완벽한 인품을 지니고 태어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대개 비슷하다. 성장기 소설이 재미있는 이유는 완성되지 않은 풋풋함 때문이다.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위험(?)과 어디로든 튈지 모르는 가능성이 있다.

예술작품도 그렇다. 대가의 작품 앞에서 함부로 아는 체하는 일은 무지를 드러내는 일이다. 인상파가 등장하던 무렵 미술계는 신고전주의가 대세였다. 에꼴 데 보자르(École des beaux-arts, 왕립미술학교)와 살롱이 그 중심이었다. 의미와 교훈을 담지 못하는 미술은 천대받았다. 당연히 살롱의 최고 대접은 역사화였다.

이 무렵 새로운 미술운동 인상파의 등장에 시큰둥했고 싸구려 취급하는 등 인상파는 등외 예술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마네와 모네와 르누아르와 피사로 등 시대의 이단아들은 컴컴한 화실을 벗어나 태양 아래 서서 햇빛의 다채로움을 캔버스에 담았다. 반란은 유쾌해야 성공하는 법이다.

고흐는 당시 미술계의 흐름에 대하여 학습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캔버스 앞에 섰다. 혜성처럼 등장하였지만 죽을 때까지 주목받지 못한 기린아였다. 그의 수채화 「마당에 빨래를 너는 여인」(1882)은 빨랫줄 대신 땅바닥에 빨래를 널고 있다. 이 무렵 고흐의 그림은 대체로 색감이 어둡고 무겁다. 고흐의 미술이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르는 시점이다. 그의 말년 작품도 좋지만 초기 작품도 깊고 진중해서 좋다.

최광열 목사(인천하늘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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