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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노동자 400명과 전담인력 105명 해고 당했다전국장애인노동자대회에서 해고는 살인이라 외쳐
정리연 | 승인 2023.11.13 03:23
▲ 노동부와 오세훈 시장의 오판으로 노동의 권리를 박탈당하게 된 장애인들이 거리로 나와 노동자대회를 열고 해고의 부당함을 알렸다. ⓒ정리연

‘권리중심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이하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UN장애인권리위원회가 한국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인권의 담지자로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인식제고 캠페인을 벌일 것을 권고”한 바에 따라, 비경제활동 인구로 일할 능력이 없다고 최저임금 적용에서도 제외되고 노동시장에서 배제되었던 최중증장애인과 시설에서 나온 탈시설장애인을 우선적으로 참여시키는 기준으로 월 80시간, 월 64시간으로 그들이 가능한 3대 직무(권익옹호, 문화예술, 인식개선교육)로 구성해 2020년부터 4년간 시행 중인 일자리이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김종길 서울시의원과 하태경 국회의원 등이 주장한 “전장연이 중증장애인을 불법 집회에 강제 동원한다”는 발언을 근거로 7월 1일부터 권리중심 일자리의 취지를 무시하고 권리옹호 캠페인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2024년 예산안에서는 사업 자체를 폐기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UN장애인권리협약 캠페인 노동을 하던 400명의 최중증장애인 권리중심노동자들과 전담 인력들이 해고될 상황이다.

또한 노동부는 올해 23억1천만원인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 지원 사업은 중증장애인이 취업 의욕을 갖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대표적으로 자조 모임과 상담 활동이 있는데, 중증장애인 활동가가 중증장애인 모임을 이끌고 중증장애인들과 상담하기 때문에 활동가는 동료 지원가, 모임과 상담 활동은 동료 지원 활동으로 부른다. 올해 6월 30일 기준 187명의 중증장애인이 동료지원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도 역시 2024년부터 실직자가 될 전망이다.

장애인인권단체들은 이 같은 장애인 노동권 박탈과 정리해고 사실을 알리기 위해 11월 11일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는 전국노동자대회 때 장애인 노동자대회를 함께 개최했다. 박경인(피플퍼스트 서울센터) 동료 지원가는 투쟁 발언에서 “고등학교 때 직업반에서 기술을 배우고 2학년 때, 커피숍에서 일을 시작했다.”며 운을 뗐다.

하지만 “일은 엄청 많이 시키면서도 월급은 조금밖에 주지 않았다.”며 “나를 그저 훈련생으로만 대하는 모습에 화가 났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고발했다. 그는 “동료 지원가 활동을 하면서는 내 자리를 찾게 되었다.”며 “그래서 권리중심형 공공일자리는 매우 중요하고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서울형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들의 투쟁 발언이 있었다. 이들은 월 80시간, 월 64시간을 일해서 100만원 이하의 월급을 뿌듯하게 여기고,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최중증장애인들의 목숨 같은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와 그들을 지원하는 전담 인력의 해고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한태섭 님은 “시설에 있을 때는 우리 안에 갇힌 돼지 같은 생활에 화나고 답답했었다.”며 “탈시설 후 공공일자리를 통해 일을 하면서 처음엔 두려웠지만, 비록 날개는 없으나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꼈다”고 했다.

▲ 장애인 당사자가 나서 노동권 박탈된 사정을 증언하고 있다. ⓒ정리연

위영서(위은서 언니) 님은 “동생은 중증발달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주어진 일자리라곤 보호작업장뿐이라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은 너무나 가혹했다.”며 “그랬던 동생과 다른 중증장애인 노동자들에게 권리중심 일자리는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고 지역 사회에서 당당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고 술회했다.

그런데 “정부는 불법 폭력 시위에 예산이 쓰인다면서, 전장연에게 강제 동원된다면서 권리중심 일자리를 폄훼해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렇게 소중한 일자리가 지금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400명의 중증장애인과 지원 인력 노동자들을 해고하겠다는 서울시의 만행은 이들을 동등한 권리를 가진 동료 시민이 아니라, 불쌍해서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보고 일자리 좀 주자고 생각한 거 아니겠냐”며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중증장애인들 일자리가 만만하냐고, 중증장애인들 삶이 우습냐고” 묻고 싶다며 “우리는 모두 자랑스러운 노동자 아닌가! 살아 움직이며 실천하는 진짜 노동자다. 내년에도 그 이후에도 우리 모두 자랑스럽고 당당한 노동자이자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자”고 독려했다.

마지막으로 닫는 발언에서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괜히 잘못 싸웠다가 국가 보조 더 어렵게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보조금 다 끊길까 싶어서, 각 단체를 샅샅이 뒤지면서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현실에 잘못했다가는 정말 남는 게 없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 가능하면 피하고 싶었고, 많은 고민이 있었다. 목소리 잘못 냈다가는 죽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 우리는 이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피할 수 있다면, 싸우지 않고 말로 할 수 있다면 그래서 바뀌는 세상이라면 그렇게 살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하지만 “목소리 제대로 내지 못하고 견뎌왔던 세월 속에서도 함께 투쟁해 온 동지들이 있지 않나. 우리가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투쟁을 멈추지 말자”며 힘을 모았다.

전국에서 거의 300명이 모인 이들은 장애인노동자대회를 마친 후, 민주노총노동자대회에 참석하고 고용노동청까지 걷기 행진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두 명의 장애인 활동가가 구속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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