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 눈으로 이원성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 사물을 인식하게 되면 천국은 바로 여기이이다. ⓒGetty Images

마태복음(10:26)에는 매우 중요한 ‘너의 눈앞에 있는 것을 주목하라’는 구절이 없다. “그림자와 같은 허상을 버리고 눈앞에 있는 그리스도(본성)의 실상(道)을 깨달아야 하며(大道常在目前, 골 1:17). 이때 오직 진리밖에 없다는 하나의 신비가 삶 속에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깨닫는 것’은 자기가 본래 그리스도(神)였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我是已成佛, 갈 2:20). 죄는 자기의 본성(그리스도)을 깨닫지 못하여 실상의 진리를 바로 보지 못하는 거짓된 분별심이다(요 9:41).

‘본성을 자각 하는 경지’(平等不二)에서는 모든 것이 둘이 아닌 하나(One)이며, 천국의 감추어진 신비들은 모두 드러나게 된다. ‘영(靈)이신 하나님’(요 4:24)은 창조주와 피조물로 나누어 질 수 없는 불가분(不可分)의 진리(One)로서 무소부재(無所不在)하시며, 천국은 미래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의 사건이다. 모든 것이 신의 자기현현(自己顯現)이며, 천지에 충만한 천국은 지금 모든 곳이다(the Kingdom is everywhere now).

바울은 그의 눈에서 이원성의 장애가 벗겨지고 그가 박해하던 바로 그 사람들에게서 하나인 그리스도를 보았다(행 9:1-19). 바울처럼 “겉 사람의 눈에서 비늘(ego)이 벗겨져”(행 9:18) 광명을 찾게 된 자를 ‘영(靈)의 눈을 뜬 자’(One, 눅 10:23)라 부르지만, 그렇지 않은 자를 소경(ego)이라고 부른다(마 15:14). 우리는 ‘내면의 하나님(그리스도)을 깨달은 눈’(靈眼)으로 이 세상을 볼 때 병과 고통이 사라진 광명의 실상만을 보게 된다(요 14:17, 20). 금강경(金剛經)에서는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하니, 만약 일체의 형상이 형상 아님을 안다면 하나인 여래(진리)를 보게 된다.”(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고 한다.

우리가 미혹되면 영원한 ‘화막(screen)과 같은 진리(순수에너지)’를 변하는 화면(ego)처럼 여기지만, 영안(靈眼)으로는 화면(사물)이 실상(생명)으로 변한다. 불이 다 켜지면 모든 화면이 사라지는 것 같이 빛(神性)의 홍수 속에서 모든 대상이 사라진다. ‘진리(神性)를 깨달은 자’에게 이원성인 현상계는 영화의 화면처럼 ‘한 줄기 빛’(One)으로부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재미있는 영화인 것을 알기에 자유롭게 오락을 즐긴다.

노자(老子)는 “어미를 얻고 나서 그 자식을 알 수 있다”(도덕경 52장), 즉 어미로서, 존재의 근원으로서 충만한 도(실상)를 알면 모든 현상을 꿰뚫어 알 수 있다고, 성리학(大學)은 ‘사물의 이치(道)를 궁극에까지 이르러 나의 지식을 극진하게 이른다.’(格物致知)고 하였다. 사도 요한은 “나는 처음이요 마지막이니 …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졌노니”(계 1:17-18)라고 하였다.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진 그리스도(실상)의 생명이 지금 우리들 속에 깃들어 있다는 것이며(골 3:11), 모든 것은 자기 속에 달려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내면의 오묘한 진리(실상)의 작용에 의하여 마음의 법칙 그대로 즉, ‘원망과 불평하는 마음(ego)은 그 마음의 파장대로 불행으로, 감사와 기뻐하는 마음(One)은 그 마음의 파장대로 행복으로 드러난다’(類類相從, 잠 4:23).

구자만 박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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