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들은 40여일째 여의도 KBS 앞에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촛불을 들고 있다. ㅣ 이철우

이명박 정권이 YTN 구본홍 사장 선임을 강행한데 이어 KBS·MBC 등 공영방송장악 움직임을 노골화하면서 인터넷까지 통제하려한다. 최시중 방통위원장 선임과 ‘촛불’관련 네티즌 탄압은 시작에 불과했다.

김경한 법무장관은 22일 오전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국정원 등 관련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인터넷 정보보호 종합대책’관련 보고에서 이른바 ‘사이버 모욕죄’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시중 씨가 위원장으로 있는 방통위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인터넷 정보보호 실효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기업이나 언론 등 웹사이트를 점검할 수 있는 권한’도 신설할 방침이다.

사실상 인터넷 사찰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장악은 이미 진행 중에 있다. 지난 18일 방통위의 신태섭 KBS 이사 ‘해임’은 이사회 장악과 정연주 사장 해임, KBS 낙하산 사장 선임 강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MBC <PD수첩>도 방통심의위 중징계 결정과 함께 검찰의 기소가 예상된다. 현재 검사 5명이 이른바<PD수첩>사건(오역)을 조사 중이다.(삼성특검의 경우 검사 1명에 검사보 3명)

아울러 한나라당은 ‘방송법 개정’ 등으로 KBS 2TV와 MBC 민영화, 신문방송겸영허용 등 방송구조개편에 나서고 있다.

또한 ‘조·중·동 광고기업 항의·불매운동’을 벌인 네티즌에 탄압도 진행 중이다. 검찰은 네티즌 20여명을 출국금지한데 이어 집·사무실 압수수색과 함께 소환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정권의 언론장악 움직임이 발 빠르게 진행되는 것에 비해 언론·시민단체들의 대응은 약하고 늦었지만, 한나라당과 뉴라이트 등을 제외한 시민사회단체들이 결집하는 계기가 되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인총연합회,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은 21일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에 가칭 ‘방송장악·네티즌탄압 저지 범국민행동’(범국민행동)결성을 제안했으며 이미 100여개 단체가 동참의사를 밝혔다.

범국민행동은 24일 공식출범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에 앞서 22일, 각계 원로와 시민사회 대표 인사들과 함께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네티즌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범국민행동’ 동참을 호소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