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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결코 혼자가 아니란다.”불우한 환경 딛고 가수의 길 가려는 여고생 이야기
송상호 기자 | 승인 2010.01.14 15:40

지난 13일 저녁, 지인의 소개로 만난 이성은 양(가명, 고3)은 아주 발랄해 보였다. 요즘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소녀다. 안성 시내의 한 분식식당에서 인터뷰할 때 다른 친구들의 눈을 의식하고, 외모에 신경을 많이 썼다. 너무나 평범하고 발랄한 고3 소녀라 진한 눈물 사연을 가졌을 거라 믿기지 않을 정도다.  

정신질환자 엄마와 오빠, 그리고 무능한 아빠 

이양에겐 정상적인 엄마의 기억이 없다. 평소 멀쩡히 계시다가 갑자기 환청이 들린다며 고함지르던 엄마의 모습이 일상사였다. 아버지의 말에 의하면 어머니는 결혼 때부터 그런 증상이 있었단다. 이양의 성장기엔 여느 평범한 가정에서 느끼는 모정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 정상 생활이 불가능한 어머니는 현재 안성의 한 병원에 정신질환자로 입원 중이다.  

이양의 아버지는 자상하지만, 무능력한 편이다. 이양이 중 1학년 때 서울에서 농장 직원으로 일하기 위해 안성으로 이사 온 후 몇 번이나 농장을 옮겨 다녔다. 덕분에 이양은 안정된 청소년기를 보장받기 어려웠다. 현재 아버지는 오산에 있는 직장 때문에 거기서 따로 생활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나치게 내성적인 이양의 오빠는 견디다 못해 정신질환을 앓게 되었다. 오빠는 점차 거칠어지고 폭력적으로 변했다. 남들에게 다 말하기 어려울 고통을 동생에게 가했다. 견디다 못한 김양은 집을 뛰쳐나왔고, 현재까지 약 1년 정도 청소년 시설에 거주하고 있다. 현재 이양의 안성 대덕면 집엔 오빠 혼자서 생활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가수의 꿈을 꾸다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양의 성격은 활달한 편이었다. 6세 때부터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가수들의 노래를 곧잘 따라 부르곤 했다. 그렇게 혼자서 쌓은 실력 덕분에 중고교 시절, 학교축제 등에 아마추어 가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대회도 나가서 간혹 상도 타고, 장애인 시설 등에 위문공연을 나가기도 했다. 이양을 아는 청소년들 사이에선 ‘꽤나 노래 잘 부르는 소녀’로 통한다.  

이렇듯 현실을 원망하며 살수는 없었다. 이렇게 주저앉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라도 바로서서 꿈을 세우고 현실을 이겨내고 싶었다. 그래서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수학원도 잠시 다녔다. 노력한 덕분에 천안 백석문화대학 실용음악학과에 합격을 했다.  

대학 합격, 하지만 등록금이라는 거대한 산이... 

하지만, 합격의 기쁨도 잠시. 500만원이나 되는 대학 입학금이 크나큰 산으로 다가왔다. 아무도 김양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줄 사람이 없다. 이양의 아버지는 많지 않은 월급으로 혼자서 생활하고, 어머니 병원비에, 오빠 생활비까지 책임져야 한다. 이양은 요즘 또 인생의 큰 쓴잔을 마실까봐 불안하다. 학자금 대출조차도 비빌 언덕이 있고, 앞으로 갚을 능력이 되어야 낼 수 있지 않던가.  

어떻게든 대학만 간다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장학금을 타서라도 혼자의 힘으로 대학을 졸업할 계획에 있다. 그래서 김양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학을 가기 위해 자존심을 다 접고 인터뷰에 응했다. 기사 낼 때 실명으로 할 거냐, 가명으로 할 거냐를 두고 서로 고민한 끝에 가명으로 기사를 내기로 했다. 하지만, 자신의 아픈 기억도 가감 없이 내기로 했다. 그만큼 도움을 호소해서라도 대학을 진학하고 싶기 때문이다.  

물류센터 아르바이트 하며 길 모색 중 

요즘 이양은 한 푼이라도 벌어서 대학 입학금에 보태려고 물류센터에 나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인터뷰했던 지난 13일 저녁에도 아르바이트를 다녀오는 길이었단다. 

이렇게 한창 부모의 사랑을 받을 나이에 이양은 삶의 기로에 서서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 현실이나 가정을 원망 하지 않고, 어떡해든 현실을 이겨내고 자신의 꿈을 펼치려는 장한 소녀 이성은 양에게 ‘이 세상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응원의 메시지는 이성은 양(010-4940-8811)에게, 후원은 농협계좌(356-0027-383893)로 할 수 있다.

 

송상호 기자  shmh061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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