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사람이야기 사람과 교회 단신
어느 장애인을 위한 복지 정책일까정부와 서울시의 장애인 복지 정책에 대하여
이정훈 객원기자 | 승인 2011.08.13 23:55

 요즘 장애인 인권운동측에서 벌이고 있는 가장 핵심이 되고 있는 운동 두 가지가 있는 데, <장애인 의무부양제>와 <장애인 활동지원 자부담 제도>에 대한 폐지 운동이다. 장애인 인권측에서는 이 두 정책의 단순한 폐지가 아니라 온 몸으로 강력하게 저지하려고 한다. 두 정책에 대한 장애인 인권운동측에서의 반대 운동은 제법 시일이 오래 되었다.

우리나라 민법은 부양에 관한 장을 두어 “생계를 같이하는 일정한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과 직계혈족  및 배우자 상호간에 부양의무”를 지우고 있다(민법 제7장 974조). 가만히 보면 이건 복지가 아니라 모든 공과를 개인과 가족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고, 국가는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과 똑같다. 오히려 인권의 사각지대만 만들어낼 뿐이다.

나만해도 가족에게 대한 미안함이 많다. 내가 이런 장애인이 되었다는 것 자체가 미안함으로 다가 오기도 하고, 어떤 방법으로든 생계를 꾸려 갈 만큼의 수입이 있을 때는 덜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정말 죄인된 심정이다. 그렇다고 장애인들이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일자리들이 풍부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이런 정책은 누구를 위한 정책도 아니다.

두 번째 정책인 장애인 활동지원 자부담 제도도 그렇다. 지금까지 복지부는 장애인활동지원과 관련해 최대 180시간을 지원하고, 서울시는 복지부 정책에 더해 서울 지역 거주 장애인들에게 50시간을 자부담 없이 추가 지원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돌아오는 11월 장애인활동지원제도가 시행되는 시점에 맞춰 장애인들에게 자부담을 부과하도록 정책을 개정했다. 이것을 두고 장애인 인권단체에서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들의 자부담 금액은 전국가구 평균소득에 따라 월 2만원에서 6만원 정도이다. 이것을 고려하면 서울시 거주 장애인들은 180시간 이용 부담금에 서울시 부담금까지 더해져 월 최대 17만400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된다.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경제적인 부담을 안게 된다.

장애인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르면, 혼자 사는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기초생활수급비가 59만원이 조금 모자라게 받게 된다. 물론 가정을 가진 부부에게는 더 지급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장애인 활동지원 자부담 비율이 계속 확대되면 속된 말로 중증 장애인들은 집에만 있으라는 소리가 된다.

기자 생활을 하고 있던 2006년에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와 일본 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일 장애인 교류 선교 세미나>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장해자와 교회문제 위원회 나카무라 유스케 위원장을 만나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었다.

그 당시 유스케 위원장이 일본 장애인의 정책의 현실을 “장애 정도에 따라 나누어진 장애 등급과 장애인들이 받아야 하는 세세한 서비스 항목들 중 장애인들이 서비스를 선택하게 되면, 서비스를 받을 때마다 그 요금의 10%를 부담해야 한다. 즉 식사, 화장실 이용, 목욕 등이 하나의 항목이 되어, 그 항목의 서비스를 받을 때마다 요금을 내야한다”고 요약했었다.

이에 대한 원인을 유스케 위원장은 “세계화, 즉 초국적 자본주의의 횡포가 장애인의 삶을 버겁게 한다”고 이야기했었다. 5년 전에 일본에 불었던 장애인 정책의 후퇴하는 기조가 한국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아니 아시아를 넘어 세계 어디에 내다놔도 뒤질 것 없다고 하던 일본 장애인 복지 정책을 한국에서 해 본 적도 없다. 그것을 해 보지도 않았으면서 일본의 복지 정책 후퇴를 한국은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위해 180억이라는 어머어마 한 재정을 투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위해 조 단위의 천문학적인 재정을 들이 붓고 있다. 하지만 복지 예산을 계속해서 줄여가고 있다. 게다가 복지를 이야기하면 망국적 포퓰리즘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복지는 시혜가 아니다. 복지는 함께 살아가는 길을 위한 방편이다.장애인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이들을 위한 정책이다. 정부 당국과 서울시가 추친하려고 하는 정책들이 어느 장애인을 위한 것인지 계속해서 의문부호만 달린다.

 

이정훈 객원기자  typology@naver.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정훈 객원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9 한국기독교회관 503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4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