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에 대해서는 많은 은유가 있다. 가장 흔한 시각적 은유는 빌딩을 사람의 머리로, 창문을 눈으로 보는 것이다. 이 은유는 우리 머릿속에서 깨어나길 기다리며 잠들어 있다.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의 남쪽 건물을 뚫고 들어간 모습은 이 은유를 작동케 했다. 빌딩은 머리이고 창문은 눈이며, 빌딩 모서리는 관자놀이다. 빌딩을 관통한 비행기는 사람의 머리를 관통하는 총알이고, 빌딩 뒤편에서 쏟아진 화염은 뿜어 나오는 피가 되었다.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국어사전을 보면 은유법을 “사물의 상태나 움직임을 암시적으로 나타내는 수사법. 예로는 ‘내 마음은 호수요.’ 따위가 있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우리가 통상 좋은 글이라고 느낌을 받는 글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은유 활용이 뛰어난 글들이다. 보통 사람은 직관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고 받아들이지만, 그것을 곧바로 글로 표현하면 나에게는 만족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불편을 준다. 함께 공감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유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기가 좋다. 넓은 감정 영역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처음부터 좋은 은유를 쓰기는 어렵다. 일단 직관에 입각해 나를 표현하는 글쓰기를 부단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은유가 빚어진다. 모두가 하나임을 인식할 줄 알기 때문이다. 위의 글을 보는 순간, 나는 바다 속에 잠겨 있는 세월호가 떠올랐다. 직관에서 은유로 갈 수 없을 것 같다. 여전히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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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정 작가 kimsj44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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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식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징계 사건에 관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