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목요강좌가 진행되고 있는 한신대 신대원에서 다섯 번째 강좌가 열렸다. ‘종교개혁, 세계화, 그리고 그 이후’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강좌는 前 전라북도 도지사인 유종근 이사장(한국경제사회연구원 이사장, 여의도순복음교회 명예장로)이 맡아 강의했다. 

 

유 이사장은 에베소서 1장 8절-10절 말씀을 읽는 것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모든 것은 머리되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며 그의 경륜 안에서 예정된 것’이라는 말씀을 ‘인간의 역사는 하나님의 경륜이 펼쳐지는 것’이라고 해석, 종교개혁 이후 세계 질서와 흐름을 하나님의 섭리라는 관점으로 설명했다.  

 

유 이사장에 따르면 ‘팍스 로마나’를 통한 영토의 확장 및 단일화는 로마 권역의 경제 영역 또한 확대시킴으로 경제적 세계화의 단초가 됐다. 그는 “그리스도인 경제학자로서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복음의 세계화를 추진하기 위하여 경제적 세계화를 기획하고 진행시켜 왔다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종교개혁 또한 같은 맥락이다. 막스베버는 종교개혁이 정신적 변화를 가져와 경제에 거시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서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종교개혁은 자본주의 정신을 배태하여 자본축적을 통해 자본주의 경제 발전을 가속화 했다. 종교 개혁을 통해 구교도의 압박으로 신교도들의 대거 인구이동이 일어났고 프로테스탄트 윤리로 인한 자본주의 정신 배태되었으며 성경 보급을 통한 지적 수준 향상을 야기 시켰기 때문이다. 

 

유 이사장은 “이로 인해 발전한 시장경제 체제는 재산권에 대한 법적 보장과 제도적 뒷받침을 전제로 재산을 소유하고 그것을 자유롭게 교환하는 권리를 토대로 성립되기 때문에 소유와 교환의 자유만으로도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시장경제에서 이루어지는 교환은 당사자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참여하기 때문에 당사자 모두에게 유익한 결과를 보장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그는 이를 파는 사람이든 사는 사람이든 참여하는 당사자 모두가 이득을 보는 포지티브섬게임(positive-sum game), 즉 ‘윈윈(win-win) 게임’이라고 정의 했다. 

 

소유와 교환의 자유를 보장한 시장경제 체제가 발전한 곳에서는 민주주의가 발전하게 됐다. 유 이사장은 “시장경제 체제가 대두되기 전에는 다른 어떤 체제도 소유와 교환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았다”며 “시장경제가 발전한 곳에서만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고 민주주의가 발전해야 시장경제도 발전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주의는 민중해방의 시대를 도래하게 했고 인류 역사상 최초로 ‘더불어 사는 지구공동체’를 형성했다. 유 이사장은 미국이 마셜 플랜을 통해 패전국과 전쟁 피해국의 경제 복구를 지원하기로 한 것은 시장경제 체제의 상호 의존성을 깊이 인식한 결과라고 해석, 미국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도 “경쟁적 보호 무역으로 교역이 위축되어 다 같이 살게 되는 것을 막고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WTO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은 시장 개방이 선진국에게만 유리하다는 패배주의적 주장을 제기 하지만 그것이 사실이라면 GATT와 WTO를 주도한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만 부유해지고 그들의 교역대상국들은 더욱 가난해졌어야 한다”며 “1990년대 이후 더욱 거세진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수준이 꾸준히 상승되어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하는 나라가 되었다”고 반박했다. 그에 따르면 시장경제의 원리는 세계화 반대 세력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제로섬이 아니라 교역을 통해 다 같이 잘살게 되는 공생공영의 원리인 것이다. 

 

유 이사장은 신자유주의에 대해서도 ‘하나님의 방법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비록 그 기저에는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는 맘몬숭배사상이 작용하고 있지만 경제학에서는 욕심(이기심)을 모든 경제현상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동기로 설정한다. 그는 “이기심을 통한 ‘이윤극대화’에 대한 가치 판단은 인간의 영역이 아닌 오직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만 알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세계화로 인한 ‘더불어 사는 지구 공동체’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복음을 전파할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해 유 이사장은 “50여 년 전만 해도 선교의 대상지였던 한국은 하나님의 축복으로 세계 제2의 선교대국으로 부상했다”며 “일자리를 찾아 들어오는 이주민들을 상대로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제자로 훈련시켜 본국으로 파송하는 새로운 형태의 선교를 위한 기회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한국뿐만이 아니라갈수록 더 많은 나라에서 발견될 수 있을 것이며, 복음의 세계화를 더욱 가속하도록 하는 ‘하나님의 선교’라고 정의하며 강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