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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절망 속에 예수의 희망을 나눈다감신대 도시빈민선교회 사람들
권이민수 | 승인 2019.07.20 18:59

최근 서울은 궁중족발, 아현포차거리, 장위동 7구역, 노량진 구수산시장의 사례들과 같이 자본의 논리에 의해 삶의 주거지, 생존과 직결된 일터 등의 다양한 공간을 빼앗기고 빼앗길 위기에 놓인 현장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강제집행 용역들과 연대인들의 몸싸움, 중장비의 동원으로 인해 이런 현장들은 때로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만큼 치열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런 강제집행 현장들 가운데 항상 모습을 드러내며 연대해온 이들이 있다. 바로 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직무대행 오성주 교수, 이하 감신대) ‘도시빈민선교회’다. 이들은 강제집행 현장들 뿐만 아니라 세월호, 파인텍 노동자 등 다양한 아품의 현장들을 찾아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어떻게 이처럼 다양한 현장들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일까? 그 답을 알기 위해 7월 15일 감신대 근처 한 카페로 그들을 만나러 찾아갔다.

▲ 감리교신학대학교 ‘도시빈민선교회’ 사람들 ⓒ권이민수

▲ 도시빈민선교회는 어떤 모임인지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김경민 : 도시빈민선교회는 80년대쯤에 처음 생겨나게 되었어요. 그 당시는 각 학교마다 도시빈민을 대상으로 하는 단체가 우후죽순 생겨나던 시기였다고 합니다. 그 때에 저희 감신에도 도시빈민선교회가 생겨나게 것이지요.

도시빈민선교회는 IMF 이전엔 철거민과 연대하며 활동했다고 하고요. IMF 이후에는 많은 수의 실직 노동자들이들이 거리에서 노숙을 하게 되면서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활동을 했었다고 합니다.

요즘에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장이나 재개발, 재건축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도시권 관련 담론들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 도시빈민 주제를 중심적으로 활동하면서 사회적 약자들과의 연대도 모색하고 학내 운동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 어떤 계기로 도시빈민선교회에 참여하게 되었나요?

권주은 : 저는 도시빈민선교회에 들어온지 채 1년이 되지 않았어요. 그 전까지는 다양한 도시빈민 현장에서 연대하면서 도시빈민선교회를 바깥에서 지켜만 봤었어요.

하지만 도시빈민선교회 멤버들과 현장에서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참 좋더라구요. 이렇게 들어오게 되었으니 이 단체에서 도시빈민 현장에 대해 더 알아가고 공부하려고 합니다.

김유미 : 저는 올해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도시빈민선교회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실은 도시빈민선교회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어요. 도시빈민선교회가 만든 자보나 도시빈민선교회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접할 때마다 이 모임이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입학만 하면 들어가리라 벼르고 있었죠.

그래서 신입생환영회 때 김경민 회장님이 동아리소개를 했었는데 끝나자마자 바로 가입 신청을 하게 되었어요. 김경민 회장님은 그 때 본인이 잘 소개한 덕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웃음)

심태민 : 저도 도시빈민선교회에 가입한지 1년이 안 되었어요. 학내 운동과 여러 가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제들, 그리고 철거 현장들 등 다양한 지점에서 도시빈민선교회를 만나게 되면서 마음이 동했던 거 같습니다. 현장에서 자주 보게 되다보니 다들 얼굴도 익숙해지고 친밀해지기도 했구요.

김경민 : 저는 감신대 합격을 통보받고 우연한 기회로 아현포차 철거현장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그 현장에는 옥바라지선교센터(사무국장 이종건)가 연대하면서 매주 기도회를 인도했는데요. 그 기도회에 저도 매주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 도시빈민선교회 선배가 있더라구요. 그 선배를 통해 도시빈민선교회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 도시빈민선교회 회원들이 개포동 재개발현장에서 세수문화제에 참여했다. ⓒ도시빈민선교회 제공

▲ 감신대 내에서 도시빈민선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떠한가요?

심태민 : 학교 내에서 도시빈민선교회의 이미지는 신학생들에게 생소한 모습으로 여겨질 때가 많은거 같아요. 해외 선교나 국내 선교로 대표되는 선교 개념들과 도시빈민선교의 선교개념은 많이 다르다 보니 대체로 이질적으로 느껴요.

그리고 도시빈민문제는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있잖아요? 그러니 더더욱 부정적으로 여기곤 하죠. 근데 최근에는 부정적 인식을 넘어서 무관심까지 간 거 같아요.

김유미 : 친구들이 제게 무슨 동아리하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제가 도시빈민선교회 활동을 한다고 하면 다들 짓는 공통된 표정들이 있어요. 많은 의미가 담긴 표정을 한 채로 “아 그렇구나” 하죠. 도시빈민선교회라는 단어에 머리속에 나쁜 쪽으로 분류가 이미 되나 봐요.

김경민 : 가난이나 빈민을 이야기 했을 때 대부분의 신학생들이 떠올리는 모습은 일시적으로 의식주 같은 것들을 제공하면서 돕는 것이예요. 그런데 도시빈민선교회는 그런 것을 넘어서 투쟁으로 가난의 구조를 부수자고 이야기하다보니 그런 점들을 다들 새롭게 여기고 때로 부정적으로 낙인을 찍는 거 같습니다.

권주은 : 90년대 이전의 도시빈민선교회와 지금의 도시빈민선교회는 학교 내 학생들에게 의미가 많이 달라진거 같아요. 과거에는 도시빈민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활동을 하는 단체정도 였다면 지금은 그것에 더해서 학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대표적인 진보동아리가 되었거든요.

다들 저희를 보고 “재네는 운동권이다.”라고 규정하곤 해요. 운동권이라는 이미지가 부정적인 색채를 많이 띄다보니 여러 현장에 연대해야 할 사람들을 학교 내에서 모아야 하는 경우에 사람을 모으기가 쉽지 않고 때로 배척당하기도 하죠.

심태민 : 예전에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셨을 때 다른 단체들과 함께 학교 종합관 앞에 분향소를 설치한 적이 있었어요. 그랬더니 어떻게 신학교에서 향을 피우냐며 와서 따지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는 몰래 향을 훔쳐가기도 했었어요.

김경민 : 물론 운동권이라고 부정적으로 여기는 시선들이 불편할 때도 있지만 그 것이 나쁘기만 하다고 생각이 안드는게 때로 동아리 홍보효과도 있어요. 진보담론에 관심이 생기거나 사회문제에 대해 연대하고 싶어 하는 학생이 생기면 도시빈민선교회로 오면 되거든요.. 딱히 갈 곳이 더 없어요.

▲ 도시빈민선교회의 활동으로 인해 학교내 변화된 지점이 있을까요?

김경민 : 박근혜 전대통령 탄핵시위가 거셌던 시점에 특히 영향을 많이 끼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학내에서 운동을 주도했던 것이 도시빈민선교회였거든요.

김유미 : 나서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도 주목하지 못했을 일들을 도시빈민선교회는 항상 앞장서왔습니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질문을 던지고 해온 그간의 일들로 인해 사람들이 사회에 이런 저런 사건들이 있었다는 것을 인지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지난번에 노량진수산시장 시민공청회 개최를 위한 서명부스를 운영했었는데 사실 반응이 좋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참여율이 어떻든간에 학교 내에 이런 문제를 던지고 알린 것만으로도 도시빈민선교회의 역할은 다한 것이 아닐까요?

김경민 : 가끔씩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경우들이 있는데 그 때마다 조금씩 변화되고 있구나 느끼곤 해요. 그 전에만 해도 어떤 사람의 가난을 그 사람이 게으른 탓으로 학생들이 보곤 했었는데 이제는 또 다른, 그 사람을 가난으로 내모는 어떤 구조적 원인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던지는 수준까지 학생들이 오게 되었습니다.

권주은 : 학교 내에서 유일하게 사회적 구조와 그에 대한 문제에 대해 던질 수 있는 단체라는 점에서 영향력이 없을 수 없습니다. 

심태민 : 여러 사회의 문제들을 학교에 알리는 것이 저희 몫이고 영향력인거 같아요. 학생들로 하여금 사회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겠죠.

▲ 도시빈민선교회에서 활동하면서 변화한 내 모습이 있나요?

김유미 : 도시빈민선교회가 저에게 답을 주진 않아요. 하지만 도시빈민선교회는 저로 하여금 다양한 현장을 찾아가게 하고 질문을 던지게 해요. 혼자였더라면 마음정도는 가더라도 발걸음까지 가지는 않았겠죠. 관심이 생겨도 어떤 행동까지는 가지 못했을텐데 저를 움직이게 하는 계기가 되었죠.

심태민 : 제게도 도시빈민선교회는 끊임없이 행동할 수 있게 하는 힘을 제공해주는거 같아요. 함께 연대하는 동지들이 여기 있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소망도 제게 주고요. 그리고 질문과 고민을 던져주기도 합니다.

▲ 노량진수산시장 시민공청회개최를 위한 학내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도시빈민선교회 제공

▲ 그간 해온 도시빈민선교회의 활동을 돌아볼 때 아쉬운 지점이 있나요?

심태민 : 일단 너무 마이너 하다는 게 아닐까요?(웃음)

김유미 : 항상 좋은 결과만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니깐 어떻게 해야 얼마나 이 운동을 즐겁고 오래오래 꾸준히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항상 해요. 하루 이틀 하자고 모인 건 아니니까요. 그런 점에서 대중성을 얻지 못한 점은 아쉬운 지점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거 같아요. 함께 도시빈민선교회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이 다 졸업해버리면 어떻게 해야하나하는 걱정도 들고요.

저는 이제 1학년이니 학교에 있어야 할 남은 시간이 아직 많은 편인데 누구는 3학년이고, 누구는 4학년 졸업반이니 이러다가는 곧 저뿐인 거잖아요. 멤버 확충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대중을 설득하는 것도 할 수 있어야겠지요.

심태민 : 저희가 학교에 다양한 진보적 문제와 태제들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이 운동을 확장시켜 나가려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어낼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에 대한 고민들이나 방법을 간구하는 것들이 부족했던 거같아요.

▲ 앞으로 도시빈민선교회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김경민 : 딱히 무엇이 있기보다는 저희에게 주어진 현장연대 열심히 하고 현장에서 돌아오고 나서는 사유하고 공부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계획해서 빈민해방 이뤄지고 하나님 나라 오고 하면 좋은데 그러질 않으니까… 저희에게 주어진 것들에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 보수적인 신학교내에서 진보적인 학생들의 활동이 점차 위축되고 있습니다. 도시빈민선교회가 생각하기에 앞으로 신학교내 진보운동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권주은 : 막연히 말하면 진보운동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애쓸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학교들 상황을 봤을 때 학교들이 점차 보수화되고 있으니 진보운동하기가 결코 쉽지 않겠죠. 그래도 멈추면 안되요.

저도 힘들다는 거 다 알고 공감하지만 신학교의 보수화문제는 결국 교회의 보수화 문제를 일으킬 수 밖에 없거든요. 신학교는 목회자를 양성하는 곳이니까요. 진보적 목소리가 학교에서 사라진다면 결국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교회현장에 나가서 사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도 못하고 비이성적이고 성경에만 갇히게 되니까 결과적으로 교회의 몰락을 촉진시키는 거죠.

어느 정도라도 생각이 깨어있고 진보운동에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기고 생겨간다면, “우리 목회자가 될 사람들은 이정도 사회문제는 알아야 하고 고민해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참 좋을꺼 같아요. 물론, 큰 기대는 안드는 거같아요. 있는 사람이나 안 사라지면 다행이다 싶어요.

김유미 : 저는 권주은님 의견과 다르게 진보적인 사람들이 사라지진 않을꺼 같아요. 보수화되는 와중에도 그에 반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왠지 모르게 있어요. 제가 입학 전에는 같이 불의에 화를 낼 수 있는 사람들, 끊임없이 질문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학교 안에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도시빈민선교회를 만나고 나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항상 희망적인 사람들은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저희 뿐만 아니라 각 학교에도 그런 사람들은 있지 않을까요? 함께 잘 버텨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경민 : 모든 대학교들에서 진보적인 학생모임의 세가 줄어들거나 심지어 없어지기까지 하고 있어요. 그런데 신학교들은 다른 일반대학교들에 비해서 많이 남아있는거 같아요. 정말 다행인거 같아요.

진보담론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장이 많이 없으니 이런 운동들이 계속 잘 살아남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신학교에 이런 진보적인 모임들이 없다면 결국 교회는 기득권들에 의해 놀아날 수 밖에 없는거 같아요.

심태민 :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져야 한다는 말처럼 교회가 계속 개혁되기 위해서는 신학교의 개혁이 필수적인거 같아요. 그래서 진보적인 모임이 더 중요하겠죠. 세상이 바뀔까 하는 의문점을 가지고 항상 운동하고 활동하곤 하는데 그러면서 느끼는 건 많은 진보운동들이 불가능성에서 가능성을 보고 나아간다는 게 기독교의 신앙과 닮아있다는 점이예요.

그렇기에 신학교에서 진보운동이 계속될 수 있게 아닐까요? 이런 불가능성에서 가능성을 보는 시도들이 작던지 크던지 간에 계속해서 신학교 내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권주은 : 도시빈민은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 원래 살던 터전에서 의지와 상관없이 쫓겨나고 사회구조에 밀려서 길거리에 나앉게 된 사람들이죠. 그런데 이들을 두고 “그 사람들은 기회가 있음에도 선택을 하지 않았다.”고 게으르게 규정하거나 어떠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여기는 겨우가 많은 거 같아요. 마치 남의 일처럼요. 그런데 도시빈민의 문제는 그 사람의 문제가 아닌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문제입니다. 그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김유미 : 신학생들이기에 더 아픔에 공감하고 나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성과 속을 나눠서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되었든 세상과는 다른 가치를 이야기하고 붙잡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기독인이잖아요. 이 사실을 염두해 둘 때 진보운동은 계속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정말 성경 좋아하고 하나님 사랑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거든요. 그래서 참 아쉬워요. 왜 그런 사람들은 거기서 더 나아가지 못할까? 왜 우리는 함께하지 못할까 싶거든요. 진보적인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경민 : 학교에서 진보적인 학생들과 모임들이 활동하기가 어렵고 힘들지만 언젠가 해방세상이 오리라는 믿음 가지고 계속해서 이 길 위에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노동절 행진 중 도시빈민선교회 깃발 사진 ⓒ도시빈민선교회 제공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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