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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람들’김상기 목사와 함께 하는 <성서와 위로>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 승인 2019.11.10 15:48
이와 같이 네게도 니골라 당의 가르침을 지키는 자들이 있다. 그러므로 회개하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네게 급히 가서 내 입의 검으로 그들과 싸울 것이다.(요한계시록 2,15-16)

이것은 버가모교회에게 보내는 주님의 권고입니다. 이 지역은 사탄의 권좌가 있는 곳으로 불립니다. 아마도 그곳은 로마의 소아시아 행정 중심지였을 것입니다. 로마의 종교적 제의가 행해졌을 이러한 곳에서도 믿음이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주변이 그러니 그 지역 사람들의 믿음이 얼마나 견고할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그들은 그들 곁에서 동료 안디바스가 죽임당할 때도 주님에 대한 신앙을 간직했습니다. 나무랄 것 없어보이는 이들이지만 주님은 그래도 그들을 향해 한가지 경고를 합니다. 발람의 교훈을 따르는 자들이 그들 가운데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니골라 당과 같은 자들로 간주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자는 모두 황제숭배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Gustav Jaeger, “Balaam and the angel”(1836) ⓒWikipedia

그런데 버가모 교회에 대한 말씀은 발람의 어떤 사건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요? 발람은 이스라엘을 저주하고 그들의 이동을 막으려했던 발락 왕에게 ‘고용된’ 예언자입니다. 그는 권력과 부의 유혹을 떨치지 못했기 때문에 하나님의 허락을 받는 형식을 취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은 그를 막았다가 결국 조건부로 허락하시고 이를 각인시키기 위해 나귀로 경고하시고 가게 하십니다. 훗날 베드로후서는 발람이 ‘불의의 삯’을 위해 갔다고 평가합니다.

발람은 하나님이 주시는 말만 하라는 조건을 따라 발락이 원하는 저주 대신 세 차례나 이스라엘에게 축복의 말을 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끝내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갔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권력과 부의 유혹은 끈질겼고 또 강력했다고 해야 합니다. 민수기 31,16은 바알브올 사건의 원인을 발람의 조언/계략에서 찾고, 계 2,14은 바로 그것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바알브올 사건으로 이스라엘은 남은 출애굽 세대가 최종적으로 몰락하고 광야세대로 교체됩니다.

그런데 버가모교회에는 이러한 ‘발람들’, 곧 (황제숭배를 수용하는) 니골라 당이 있으면서 버가모교회를 몰락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죽음의 위협도 견뎌낼만큼 단단한 믿음을 가졌던 공동체가 바알브올 사건을 연상케 하는 니골라 당의 잘못된 가르침으로 와해될 지경에 이르렀을 수 있습니다.

그들을 허용한 교회에게 회개하라는 명령은 그들을 축출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을 것입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주님께서 그 입의 검으로 그들과 싸우고 그들을 공동체에서 도려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강한 믿음은 내적 약함 때문에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위협 보다도 더 큰 위협은 유혹에서 시작됩니다. 주님의 경고를 들을 수 있는 귀는 행복할 것입니다.

말씀을 따라 성찰하고 진리를 분별할 줄 아는 깨달음이 있어 뿌듯해지는 오늘이기를. 위협과 유혹이 넘치는 이곳에서 주님의 동행과 형제들의 연대로 약함과 두려움을 이기는 이날이기를.

김상기 목사(백합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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