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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개발(SDGs)의 모순지속가능개발은 가능한가: 스톡홀름회의로부터 반세기를 보내며 (2)
사이토 코헤이(佐藤幸平, 도쿄대학교) | 승인 2024.01.10 03:34
▲ MDGs(밀레니엄 개발목표)와 SDGs(지속가능개발)

MDGs(밀레니엄 개발목표)와 비교하면 SDGs(지속가능개발)에는 확실한 진전이 있었다. 케이트 레이워스(Kate Raworth)가 SDGs를 수용해서 ‘도넛경제’라는 경제 모델을 제안하는 등, 이론적으로도 큰 공헌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SDGs가 이렇게 반신반의하며 애매하게 사용되는 현 상황에서는, SDGs에 의한 이념의 공식화 자체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문제는, 흔히 말하듯 SDGs의 환경 관련 목표들 각각에 구체적인 수치목표가 없다는 점이 아니다.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 따라서 일본 SDGs의 ‘비극’에 직면하여 다카하시 마사키(高橋真樹)처럼 SDGs의 각 목표들을 별개로 취급해서는 안 되며 모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여기서 내가 고찰하려는 문제는 연결되어야 하는 목표 자체에 모순이 있다는 점이다. SDGs에는 양립할 수 없는 두 측면이 있다. 첫번째 측면은 목표 (6), (12), (13), (14), (15)에서 볼 수 있듯 기후변화나 생물다양성 상실로 대표되는 지구환경파괴를 중단하고 인류와 자연의 공존을 지향하면서 인간 발전을 추구하는 비전이다.

예를 들면 SDGs 선언의 ‘전문’은 현재 위기에 직면한 지구의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지구가 현재와 미래 세대의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천연자원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기후변화에 관한 긴급조치를 포함하여, 지구를 파괴로부터 보호할 것을 결의한다.

그리고 지향해야할 ‘번영(prosperity)’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모든 인간의 풍요롭고 만족스러운 삶의 향유, 그리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경제적, 사회적, 기술적 진보를 보장할 것을 결의한다.

‘모든 인간’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일부 사람들만 풍요로운 삶을 누릴 뿐, 대다수 사람들은 빈곤과 굶주림 속에 살고 있으며 교육과 의료 등에 충분하게 접근할 수 없다. 또한 기후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그 영향은 반드시 약자에게 우선하게 된다. 이대로는 ‘모든 사람이 풍요로운 삶을 누린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이 선언은 ‘어머니 지구’가 ‘우리 공동의 집’(common home)이라고 말하면서, 지구를 모두가 관리하여 다음 세대에 확실히 전달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임을 천명한다.

이 ‘번영’의 비전에 대응하는 것이 ‘지속가능성’을 키워드로 한 목표 (6), (12), (13), (14), (15)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6) ‘모든 사람에게 물과 위생의 이용 가능성과 지속가능한 관리를 보장한다.’ (12)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양식을 보장한다.’ (13)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영향에 맞서기 위해 긴급대응을 마련한다.’ (14) ‘지속가능개발을 위해 바다와 해양자원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하게 이용한다.’ (15) ‘육상생태계의 보호, 복원 및 지속가능한 이용을 촉진한다’.

이러한 목표를 살펴보면,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가히 진정한 ‘번영’을 지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SDGs의 내용은 이러한 목표에 못 미친다. 또 다른 측면이 있는 것이다. 그것은 목표 (8)의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듯, 경제성장이 사회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전제다. 이와 관련하여 목표 (1), (2), (3), (4)에서 언급된 것처럼, 빈곤과 굶주림을 극복하려면 경제성장이 요청된다는 말이다.

특히 (8.1)은 “일인당 경제성장률은 각국의 상황에 따라 유지한다. 특히 후발개발도상국은 매해 적어도 7%의 성장률을 유지하도록 한다”고 명확한 목표수치까지 제안하고 있다.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8.2)에서 설명된다. “고부가가치 분야와 노동집약형 분야에 중점을 두는 것을 포함하여 다각화, 기술개선과 혁신을 통해 높은 수준의 경제생산성을 달성한다.” 목표 (8)은 ➀ 빈곤 종식, ➁ 기아 종식, ③ 건강한 삶 보장, ④ 질 높은 교육 제공에 기반이 된다는 말이다.

이 지점에서 즉시 떠오르는 문제는 다음과 같은 것이다. 여기에서 내걸고 있는 기술혁신을 통해서 선진국은 지금 그대로의 연간 경제성장률(1.6%)을 ‘유지’하고, 후발개발도상국은 ‘적어도 7%의 연간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 결국 전세계의 GDP성장률은 지금의 3.6%보다도 높게 된다 – 것이 과연 자연과의 공존을 향한 ‘지속가능성’과 양립할 수 있을까? 즉 SDGs에 담겨있는 두 개의 방향성이 과연 양립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환경경제학에서 종종 지적되었듯이 경제성장과 환경부하(環境負荷, environmental loads)는 결부되어 있으며, 그 한계 안에서 지속가능성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목표 사이에는 긴장관계가 존재한다. 그런데 SDGs는 이러한 긴장관계가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결합시켜 양자를 한데 묶어 놓고 있다. 그리고 이런 예정조화(豫定調和)야말로 모든 이해관계자(stake-holder)로 하여금 SDGs에 뛰어들게 하는 이유다.

따라서 이 조화가 정말로 존재하는 것인가를 검토해야 한다. 경제성장과 지속가능성이 양립 가능 하려면 경제성장은 온실가스배출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자원과 에너지 사용의 증대와도 분리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른바 ‘절대적 탈동조화(decoupling)’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이것을 지향하는 것이 바로 ‘녹색경제성장’이다.

사이토 코헤이(佐藤幸平, 도쿄대학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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