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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하고 싶나요?<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김서정 | 승인 2016.08.09 11:17

억압된 분노로 몸과 마음이 무너진 적은 없었나요? 영국의 시인 블레이크는 <독나무>라는 시를 통해 분노를 억압하는 일이 얼마나 해로운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 시가 충격적인 것은 그 소재의 솔직성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숨겨진 복수의 욕망을 강렬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나는 친구에게 화가 났지
내 분노를 말했더니, 그 분노 사라졌네.
나는 내 적에게 화가 났지
참고 말하지 않았더니, 그 분노 자라기 시작했네.

나는 두려움 속에 그 나무에 물을 주었네.
아침, 저녁, 나의 눈물로.
웃음과 부드러운 위선으로 햇살을 비춰주었지.

그 나무 밤낮으로 자라나
반짝이는 사과 열매를 맺었네.
나의 적이 그 빛나는 열매를 바라보고
그것이 내 것인 줄 알았네.

밤이 북극성을 덮어주었을 때
그는 내 정원에 몰래 숨어들어왔지.
아침이 되자 나는 기뻤네.
내 적이 나무 아래 죽어 있는 것을 보고 (- 윌리엄 블레이크, <독나무 Poison Tree>)

- <내 마음을 만지다>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독나무>라는 시가 섬뜩하게 다가와 다시 읽어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왜 가까운 사람한테는 허물없이 이야기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말도 못 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는지 말이다. 그러면서 복수의 칼을 갈고, 그 적이 죽어서 기뻤다고?

정치판이든 일상이든 공개적으로 혹은 뒷담화로 상대를 격렬히 성토하던 사람들이 서로 마주하면 의례적인 인사를 건네고는 곧바로 침묵으로 빠져드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런가 보다. 원수이자 적은 그렇게 마주보면 할 말이 없어지는가 보다. 속의 감정들이 너무 극렬하게 소용돌이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럴수록 역지사지로 대화를 하면 나아진다고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EBS의 치유 프로그램을 보면, 갈등 관계에 있던 가까운 사람들이 그것을 푸는 게 나오는데,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그들의 용기가 대단해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그렇게 하기 힘들다. 솔직한 고백이다. 적 같은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억압된 분노를 푼다는 것, 아마 그것이 힘들어 내면의 글쓰기에 더 집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칫 부딪혔다가 상처가 덧나고 부풀려지면, 그 다음은 감당이 안 되기 때문이다.

격한 감정이 일어나 여기까지만 쓰고, 억압된 분노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조심하기 위해 다음 글을 옮겨놓는다.

“복수는 반복 충동입니다. 내가 당한 것을 반복하여 누군가에게 되돌려주고 싶은 강박적 욕구입니다. 그 대상은 나보다 약한 사람이며, 바로 그를 희생물로 삼습니다. 나보다 약한 누군가를 따돌리거나 이른바 ‘묻지마’ 범죄, 근거 없는 대상에 대한 증오와 폭력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가장 큰 희생자는 바로 사랑하는 어린 자녀입니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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