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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루악흐)에 대한 묵상<일점일획 말씀 묵상>
이영재 박사(성경과설교연구원) | 승인 2017.06.13 15:06

성부와 성자와 성령, 삼위일체 중 ‘성령’을 가리키는 히브리어 단어는 <루악흐 רוּחַ>이다. 구약성경에서 <루악흐 רוּחַ>란 단어는 총 387회 언급되는데 개역성경은 대부분 ‘영(靈)’이라고 번역한다. <루악흐>를 ‘성령(聖靈)’이라고 옮긴 경우는 왕하2:9, 15, 16; 대상12:18[19]; 시51:11[12]; 사63:10, 11의 일곱 차례뿐이다. ‘성령’이란 번역어는 대부분 신약성경에 쏠려있다. 오경에서 <루악흐 רוּחַ>는 70회 언급되는데 이 모든 경우에 칠십인역은 <프뉴마 πνεῦμα>라고 번역하였다.

신약성경(개역)에 ‘성령’이란 단어는 190회 나온다. 이에 대한 그리스어 원어는 <프뉴마 πνεῦμα>인데 이것은 구약성경에서 <루악흐 רוּחַ>에 대한 번역어로 정착된 용어이다. 신약성경에는 ‘악령’이란 말도 나오는데 그리스어로는 <프뉴마 πνεῦμα 아카싸르토스 ἀκάθαρτος>이다. 구약성경에도 ‘악령’이란 말이 여섯 차례 나온다<루악흐-라아 רוּחַ־רָעָה>. 이와는 달리 신약성경에는 <프뉴마>란 명사를 ‘거룩한’이란 형용사 <하기오스>로 수식하여 ‘성령’이라고 번역한 경우가 많이 나온다. 신약성경에는 특이하게도 <토 프뉴마 토 하기온 τὸ πνεῦμα τὸ ἅγιον>이라고 표현하여 ‘성령’이라고 특별하게 구별하고 있다(행1:16). 이것은 ‘거룩한 영’이란 뜻으로서 한자로 축약하여 ‘성령(聖靈)’이라고 번역한다.

영역본들은 이 단어를 대부분 spirit라고 번역하고 독일어역본들은 Geist라고 번역한다. 우리말 개역성경과 새번역은 대부분 ‘영’이라 번역하지만 공동번역은 ‘기운’이라고 다르게 번역하고 있다. ‘영’과 ‘기운’이 우리말에는 전혀 다른 개념을 전달하기에 좀 더 깊이 생각해야 이해할 수 있다.

<루악흐>가 맨 처음 언급된 구절은 창세기 1장 2절이다. 한글개역은 개역개정은 ‘하나님의 신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라고 <루악흐>를 ‘신(神)’이라고 옮겼는데 우리나라 초기교회에서 성령을 ‘성신(聖神)’이라고 불렀다. 이것을 개역개정은 하나님의 ‘영(靈)’이라고 고쳤고 이에 따라 일반 교회에서도 ‘성령’이란 용어가 정착하였다. 새번역은 하나님의 ‘영’이라고 옮겨놓고 각주에다가 "하나님의 바람" 또는 "강한 바람"이라고 설명을 붙여 주고 있다. 공동번역은 하나님의 ‘기운’이라고 다르게 옮겼다. 이처럼 다양한 번역어는 히브리어 <루악흐>란 단어가 우리말의 ‘신’, ‘영’, ‘기’, ‘기운’, ‘바람’ 따위의 개념들을 포함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칼벵은 <프뉴마>의 기본개념이 우주론을 표현한다고 보았다. <프뉴마>는 하나님의 창조를 일으키는 힘이기에 온 세계를 움직이고 변하게 한다. 이러한 우주론적 개념을 표현하는 단어는 우리말에 ‘이기이원론’이나 ‘이기일원론’이란 용어에서 사용하는 ‘이(理)’와 ‘기(氣)’가 있을 수 있다. 이 두 개념이 창조주 하나님 자신을 가리킬 수 없다. 이것은 하나님의 창조계 내에서 일어나는 음양오행의 원인자이기 때문에 굳이 표현하자면 ‘이기(理氣)’란 용어로써 구약성경의 <루악흐/프뉴마>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단어는 일상의 용어로 사용되지 않기에 성경의 번역어로는 부적절하다.독일어 성경에는 Geist란 용어를 사용하는데 폰라트는 이 용어로써 <루악흐>를 다 표현할 수 없다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영어의 spirit나 ghost도 딱 맞는 용어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 용어에 대한 개념을 여러 가지로 규명해본 다음에 그에 해당하는 용어를 확정해야 할 것이다.

<루악흐>의 기본개념은 ‘바람’이다. 콧김을 가리키기도 하고 사방에서 부는 바람을 가리키기도 하며 폭풍을 가리키기도 한다. 하나님의 <루악흐>가 나의 코에 있다고 욥은 탄식하였다(욥27:3). 그러나 창세기 2장 7절에는 사람의 코에 하나님의 ‘숨’이 있다고 한다. 이 경우 ‘숨’으로 번역된 용어는 <루악흐 רוּחַ>가 아니라 <너샤마 נְשָׁמָה>이다. 그런데 창세기 7장 22절에는 이 두 단어가 연결되어 그 코에 <니쉬마트-루악흐 하임נִשְׁמַת־רוּחַ חַיִּים >이 있는 모든 동물이 다 죽었다고 표현한다. ‘숨’<너냐사>는 곧 ‘생명의 기/살리는 기운’<루악흐 하임>이라는 말이 된다. 살리는 <루악흐>가 숨<너샤마>의 형태로 사람의 코에 있으면 그는 살아있는 생명체<네페쉬>가 된다. <루악흐>의 작용으로 생명을 얻어서 살게 된 것이 <네페쉬>인데 이것을 그리스어로 <프쉬케 ψυχή>라고 번역했다.

<루악흐>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면 그 말씀을 실행하는 우주론적 힘이며 권능이며 에너지이다. 우주에는 하나님의 에너지<루악흐>로 가득 차 있다. 이 힘을 인격화하여 성부와 성자와 성령<루악흐>의 삼위를 동격화한 것이 삼위일체 신학이다.

이영재 박사(성경과설교연구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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