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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사태에 분노하지 않는 기독교인은 없을 것"[인터뷰] 황창훈 학습지노조 서울경기지역본부장
전동균 기자 | 승인 2011.05.23 15:32

재능교육이 ‘해고자 전원 복직과 단체협약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투쟁한지도  1300여일에 다다른다. 사태 해결의 소식이 들리기는 커녕 투쟁에 참여한 교회에 사측의 협박문이 도착하고, 농성장이 강제 철거되었다는 소식이 연일 네티즌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재능교육 사태의 심각성에 주목한 기독교인들은 4월 20일 '재능교육 사태 해결을 위한 기독교 대책위'를 꾸리고 4월 25일부터 1인 시위 및 불매운동으로 투쟁에 참여하고 있다. 약자의 친구로 그들을 위해 살았던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신앙적 사명으로 재능교육 사태에 뛰어든 기독교인들은 해결되는 순간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을 각오를 내비쳤다.

이에 이번 인터뷰는, 노동자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특수고용직노동자'로 분류되어 착취와 해고로 상처입은 교사들의 투쟁의 현장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로 했다.

유난히 바람이 심하던 19일 오후, 서울시청광장 재능교육빌딩 옆 농성장을 찾았다. 기독교의 참여를 알리는 듯 농성장에는 작은 십자가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농성작의 작고 헤진 텐트 속에서 재능교육 부당해고자 중 한명이자 학습지노조 서울경기역본부장이기도 한 황창훈(39)씨를 만났다. 

투쟁이 길어질 수록, 그간 발생되는 여러가지 사건들과 상황의 변화들로 인해 문제의 본질이 가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오랜기간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는 문제의 본질이 무엇입니까?

   
▲ 19일 서울시청옆 재능노조 농성장 텐트 안에서 황창훈 학습지노조 서울경기역본부장을 만났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그간 투쟁의 한이 어려있었다. "재능문제의 본질은 '노동자를 특수고용사업자'로 위장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황창훈 본부장. ⓒ 에큐메니안 전동균
회사에게 인터뷰를 하면 분명히 "법적으로 노동자도 아닌데 무슨 단체협약인가"라는 식으로 이야기 할 것이 뻔합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노동조합에 대해서 용역을 고용해 탄압하고 성희롱 하는 만행에 대해서 심각성을 제기하는 것도 맞는데 본질이 흐려질 염려가 있어요. 근본적으로 노동자가 아닌 것처럼 되어 있는데 그것을 따지고 보면 회사가 근로계약서가 아니라 위탁계약서를 써서 마치 노동자가 아닌양, 노동자를 고용했을시 반드시 지켜야 할 근로기준법 등을 회피하기 위해서 위장한 것입니다.

이제와서는 마치 그것 때문에 보장해 줄 이유가 없는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인거죠. 노동조합 결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인데 이런 모든 과정을 사실 회사측이 만들어 왔던 겁니다. 이를 뚫고 노동조합을 만들긴 했지만 회사는 이를 해체시키기 위해 각종 방법들을 동원해 왔습니다.

노동조합을 합법적으로 결성했다 하더라도 사측으로부터 억압받는 것이 현실인데, 사측은 노동조합의 권리 자체도 부정되도록 상황을 만들어갔습니다. 그렇기에 사측에서는 지금처럼 우리가 교섭을 하자고 요청하는 것이 마치 억지인 것처럼 대할 수 있는 것이죠. 개인사업자로 위장해 둔 것, 즉 '위장된 개인사업자'가 이 문제의 본질입니다.

괴로운 이야기가 되겠습니다만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기 위해 질문드립니다. 사측이 노조를 탄압해 온 실례들 중 몇 가지만 언급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이미 많은 언론들을 통해 전해지고 있고 그런 사례들만으로도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사실 감춰진 부분이 더 많습니다. 사측은 우리가 법적 노동자가 아닌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더 뻔뻔스럽게 용역을 고용하여 행패를 부리면서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노조 대부분이 여성이고 소수이다 보니 혼자 서 있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용역들이 단순히 막아서는 정도가 아니라 주변을 살펴 사람이 없다 싶으면 다가와서 여성들에게는 귀에다 대고 차마 말로 하기도 어려운 욕설과 성희롱을 합니다. 녹취를 피하기 위해 귓속말로 속삭이는 거죠. 남자 노조원에게는 욕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몰래 급소를 가격하거나 둘러싸고 여러명이 동시에 폭행하는 등 행패를 부립니다.

문제는 이 모든 상황을 회사가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겁니다. 혜화동에 위치한 재능교육 본사 건물의 경우 지나가는 사람이 적어 한적하지만 사각지대가 없을 정도로 모든 CCTV가 확보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용역들의 이런 행패를 사측이 모를 수가 없는 거죠. 그 모든 상황을 보면서도 계속 그 행패를 조장하고 있는 겁니다. 증거를 남기지 않으면서 괴롭히는 야비한 용역들과 그 모든 것을 알면서도 방관하고 오히려 조장하는 사측의 행태들은 수면 밑에서 끊임없이 행해져 왔던 겁니다.

최근 기독교 단체들이 재능사태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움직임을 보였는데, 기독교 단체들이 동참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얼마만큼 도움이 되었나요?

최근 기독교 단체의 지원이 본격화 되면서 사측의 행동들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사측이 기독교의 투쟁 참여를 매우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측은 교육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기 때문에 이미지 관리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입니다. 우리의 투쟁 모습이 올라가는 모든 블로그와 까페들은 삽시간에 문을 닫기 일쑤였죠. 하지만 기독교 관련 까페에 우리의 모습이 실리 경우에 대해서는 손대지 못하는 것을 봤습니다. 교육기업이기에 종교인들의 반응에 매우 치명적인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겠죠.

뿐만 아니라 기독교 단체의 참여 모습 자체도 우리에게 귀감이 됩니다. 매우 열정적으로 투쟁해주는 모습에 큰 인상을 받았죠. 특히 지난 부활절 연합기도회 행사를 보면서는 크게 감탄했습니다. 확실한 것은 기독교의 투쟁 참여가 우리에게는 매우 큰 힘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작년 매우 긴 시간동안 투쟁했던 '기륭노조'도 결국에는 승리했습니다. 누구보다 노조의 끈기와 인내가 주요했지만 많은 사회단체들의 도움과 더불어 기독교의 지속적인 참여가 있었는데요. 재능노조도 이와 같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 많은 기독교인들의 관심을 위해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재능교육 사태의 본질이 제대로 전달되기만 한다면, 아마 이에 분노하지 않는 기독교인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것보다 '특수개인사업자로 위장되어 노동자의 모든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되었다'는 본질을 놓치지 않고 이 문제의식이 확산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12명 밖에 되지 않지만, 현재도 부당한 취급을 당하는 수천의 재능교육 선생님들이 있고 다른 학습지회사에도 많은 '특수고용사업자들'이 존재하는 한 이 투쟁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투쟁이 분명 '노동자'임에도 '노동자'로 취급조차 못 받음으로 인해 이유 없이 해고당하고 착취당하고 입을 막히는 현실에 대한 투쟁의 불씨가 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절충안이나 타협은 없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간단합니다. '단체협약'과 '해고자 전원 복직', 이 목표가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투쟁할 겁니다. 더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 문제를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고, 기독교 뿐 아니라 약자를 수호하는 많은 사회단체들도 함께 연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동균 기자  journalist@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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