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규홍 총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에 대해 ‘한신대학교 교수협의회’(이하, 교수협)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대학 본부가 한낱 개인의 일탈 행위로 치부하여 소홀히 대처한다면 더욱 큰 저항과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며 연 총장을 옹호하고 있는 대학본부를 향해 경고를 보냈다. 지금까지 연 총장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던 총학생회측과 대학노동조합 한신대학교 지부(이하, 한신 노조)와 교수협의회도 같은 입장임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교수협 성명서,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연 총장은 책임져야 할 것

결국 대학본부를 제외하고 연 총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가진 곳은 없으며 연 총장은 사면초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자 협의회 합의안에 따라 9월 중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 재신임 평가까지 갈 것인지 그 이전이라도 연 총장이 결단을 내릴지 지켜보아야 할 상황이다. 

교수협은 6월15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먼저 “우리 교수들은 현 상황을 접하며 한신 구성원들이 느꼈을 좌절감과 분노를 헤아리며 참으로 참담한 심정임을 밝히며, 작금의 사태로 인하여 누구보다 상처를 입었을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함을 느낀다.”며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미뤄 왔던 교수협의 모습을 사과했다.

이어 연 총장의 비리의혹에 대한 교육부 감사결과와는 상관없이 연 총장이 이 모든 사태에 대해 책임져야 함을 분명히 했다. “연규홍 총장에 대한 의혹 등은 교육부 감사를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지겠지만, 그 실체의 사실 여부를 떠나서 우리 대학의 위상과 지도력은 실추되었다.”며, “그에 따라 우리 대학의 명성과 경쟁력 약화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명백히 밝혔다. 교육부의 감사결과가 연 총장의 비리의혹을 해명해 준다고 해도 책임져야 한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교수협은 성명서를 통해, ▲ 총장은 작금의 사태에 대하여 한신 구성원들에게 사죄하고 조속히 향후 거취를 포함한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 ▲ 대학 본부는 비리 사실 여부를 떠나 한신 구성원들이 겪고 있는 실망과 좌절들을 극복할 수 있는 구제적인 방안들을 신속히 마련할 것, ▲ 우리 교수들은 학생들을 바른 길로 안내하는 교육자로서 학생들의 분노와 고통을 공감하며 동료 교수로 인하여 촉발된 현 상황에 대해 학생들에게 사과의 뜻 등을 전한다고 밝혔다.

교수협 최창원 교수, 모든 책임은 연규홍 총장이 져야

에큐메니안은 교수협 성명서가 발표되고 교수협과 한신 노조 그리고 총학생회의 입장을 차례로 물어보았다. 먼저 교수협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최창원 교수에게 물어 보았다.

- 한신대 전체 교수 인원, 교수협 소속 교수 인원 그리고 이번 성명에 찬성한 교수 인원과 반대한 인원은 어떻게 됩니까?

“전체 인원은 잘 모르겠고 교수협 회원136명 중 71명 동의했습니다. 반대나 기권은 동의 메일을 요구했기 때문에 알 수 없습니다.”

- 성명서를 읽어보니 거취 표명으로 읽힙니다. 거취 표명에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부탁드립니다.

“현 사태 해결을 위한 모든 해결책 정도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앞으로 교수협의 방향과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방학 중에도 교수협 회의를 통해 방향과 과제를 수렴해 나갈 계획입니다.”

인터뷰에서도 드러난 바와 같이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이 연 총장에게 있음을 명확히 했다.

한신 노조와 총학생회측, 교수협 성명서 환영

또한 한신 노조 임충 지부장은 “다른 주체들에 비해 의견 표명이 조금 늦긴하였으나 우리 대학 교수님들이 의견을 모아 참여자 개개인의 이름이 아닌 교수협의회의 명의로 표명한 점과 한신의 모든 구성원들이 이 사안에 대하여 각 주체들이 올바르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고 바로 잡으려하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총학생회측도 “늦었지만 교수협의회의 입장문을 환영합니다. 4자 협의회에서 합의안이 도출 되었고, 교수협의회의 입장문도 나온만큼 학내 주체들이 하나되어 신임평가와 남은 과정들을 잘 마무리 할 수 있길 바랍니다. 교수협의회의 거취 표명 요구가 총학생회의 요구들과 맥락적으로 대립하는 의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고 지적했다.

4자 협의회에 참여하는 당사자들 중 대학본부를 제외하고는 의견의 일치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교수협에 속하지 않은 교수들도 이들과 뜻이 같음을 알려온 교수들도 있었다.

한 교수는 “앞으로 상황을 두고 봐야 하겠지만, 연규홍 총장이 무거운 책임의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는데도 여전히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여러 가지 이유로 교수협의회에는 소속되어 있지 않지만 요즘 같아서는 교수협의회에 참여해 목소리를 같이 내고 싶기도 하다.”고 밝혔다.

▲ 경기도 오산 소재 한신대학교 교내 곳곳에 부착된 연규홍 총장 비리의혹 관련 한신대 교수협의회의 입장이 담긴 성명서. ⓒ에큐메니안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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