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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기후 악당이 된 한국을 멈춰 세워야”[인터뷰] 임준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국장, 한국교회의 기후정의 운동 동참 호소
임석규 | 승인 2023.08.19 20:56
▲ 임준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국장은 이번 폭우를 비롯 앞으로 닥칠 기후재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후 악당이 된 한국을 한국교회가 멈춰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석규
에큐메니안은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한반도를 강타한 7월 집중호우로 인해 수해를 입었던 각 지역 교회들을 현장 취재해왔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세 건의 수해 지역 보도의 후속으로 최근 한반도 및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기후위기에 한국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지 살펴보는 기사로 기획했다. - 필자 주

“작년에 서울‧수도권 집중호우로 홍수지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부루벨코리아지부 총무부장과 발달장애를 앓는 언니, 그리고 13살 딸이 저지대 반지하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리가 무관심이 초래한 기후 위기로 사회적 약자들이 죽고 있어요. 이들을 죽음의 문턱으로 내몰고 있는 죄악을 우리는 더는 짓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에 한국교회가 ‘기후정의’를 외쳐야 하는 것이지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이하 기환연) 사무실에서 만난 임준형 기환연 사무국장이 에큐메니안과의 만남에서 밝힌 한국교회가 기후위기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였다. 이때 기후위기비상행동은 홍 총무부장 가족의 죽음에 ‘기후 불평등이 초래한 죽음 앞에서’라는 성명을 발표해 윤석열 정부의 적극적 온실가스 감축 계획 재수립‧기후 재난에 취약한 계층과 부문의 사회 안전망 강화를 촉구한 바 있었다.

에큐메니안이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지역‧교단별로 7월 집중호우 피해 교회 현장들을 찾았을 당시 교회들은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하천 범람과 배수시설 한계 초과로 침수를 겪었다. 지난 6월 8일을 시작으로 300~800㎜의 비를 뿌린 호우로 사망 48명‧실종 4명‧이재민 1만여 명의 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권 중심으로 폭우가 내렸을 때 서울 한강 이남 지역과 경기 남부 곳곳에 하천이 범람하고 도로가 침수됐으며 산사태까지 일어났다. 이때에도 사망 14명‧실종 2명‧이재민 1,507명 등 피해가 발생했으며, 앞서 6월에 내리기 시작했던 중부권(충청도‧강원도‧전라북도‧경상북도)에서도 사망 26명‧실종 5명‧이재민 2,280명 등 피해사례가 집계됐다.

많은 언론‧학계‧시민단체 등에서는 이러한 폭우 피해의 원인을 ‘기후위기’라 지목하고 있다. 임 국장은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무한한 이윤 추구‧과소비 등으로 탄소가 과도하게 배출돼 평균기온 상승이 급격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제기구인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6차 보고서(2021~22년)를 보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인 1850년 대비 1.5℃ 오르는 시점이 2021~40년일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 원인이 확실하게 ‘인간의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임 국장은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미 국내‧외에 심각한 생태계 변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지구 한편에서는 엄청난 폭우가 내리고 다른 한편에선 극심한 기근이 진행되는 등 예측 불가능에 가까운 기후붕괴 전조현상이 이미 현실로 드러났다고 우려했다. 이미 지난 3월에도 낮 기온은 25도 안팎으로 더웠으며, ‘장마’라고 표현되던 호우도 점차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양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스콜’로 변모하는 등 굉장히 극단적인 기후가 한반도와 지구촌을 강타한 것이다.

지난 2021년 10월 27일 기후위기비상행동는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6차 당사국총회(COP26)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1997년 교토의정서와 2015년 파리협정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늘려온 한국 정부를 향해 ‘기후악당’이라 표현했다. 이는 당시 한국이 1인당 탄소배출양 세계 3위‧단위면적당 탄소배출량 7위를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임 국장은 수입한 석탄으로 석탄화력발전에 의존한 에너지 생산체계와 차량 보유량과 전기 소비량이 늘어나는 등 에너지 과소비 현실을 언급함과 동시에,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책 수립 과정에서의 한계를 지적했다.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마련할 때 시민들의 참여가 배제됐으며, 수많은 기업들이 이윤 창출의 극대화를 위해 값싼 전기료 등 전문가와 정부에 로비하다 보니 탄소중립은 고사하고 여전히 온실가스 배출 현실을 외면한 ‘탁상공론’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임 사무국장은 꼼꼼하게 자료들을 제시하며 심각해져 가는 기후위기 상황을 설명했다. ⓒ임석규

1982년 4월 13일 한국교회사회선교협의회가 공해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공해문제연구소가 설립됐다. 원진 레이온‧온산공단 등 공해 피해 실태 조사에 앞장섰던 연구소에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각계의 환경운동조직들이 하나씩 연합하기 시작했다. 연구소 이름은 한국교회환경연구소로 개칭됐으며, 1997년에 들어와 창조보전을 위한 ‘기독교환경운동연대’로 확대 개편됐다. 이것이 임 국장이 소개한 기환연의 41년사다.

임 국장은 최근 개별교회들뿐만 아니라 개신교 교단‧연합단체들이 기후위기에 관심이 높아진 것에 대해 긍정적인 일이라 평가했다. 기환연은 1992년부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및 각 교단 환경위원회와 함께 교류하며 연대 활동을 진행해왔었다. 지난 5월 18일 교계 연합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회도 ‘2023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 나부터 실천 사업을 시행을 위한 제1차 포럼과 사업설명회’를 열고 각 교회가 탄소 감축을 위한 노력에 앞장설 것임을 발표했다. 이처럼 기후위기로 인한 창조질서 붕괴 앞에 진보-보수 가릴 것 없이 모두 환경보호 및 탄소중립 등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고 있으며, 2022년에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제시한 ‘40일 동안의 탄소금식’과 ‘나부터 탄소제로 자발적 불편운동’에 여러 지역교회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임 국장는 이러한 기후정의 운동이 개인‧개교회의 실천을 넘어 교계와 사회의 실제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실천적 운동이 오늘날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기후재앙은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을 가리지 않기에, 최악의 사태에서 모두의 삶을 보호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와 신규 발전소 백지화 법제화 운동’ 등 시민사회계와 구체적인 실천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임 국장의 설명이다.

작년 폭우로 저지대‧반지하 가옥에 거주하던 사회적 약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며, 올해 폭우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던 농‧어촌 소형교회들이 물에 잠겼다. 이는 기후위기로 사회적 약자들이 벼랑 끝 궁지에 내몰린 것이다. 이에 대해 인터뷰 끝자락에서 임 국장은 작년과 올해의 집중호우 재난은 단순히 수리시설 보강만으로 해결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지적하며, 근본적인 기후위기 시대에서 탄소중립 실천 등 기후정의를 외면한다면 현재‧미래 세대에게 끔찍한 자연환경을 물려주는 죄악을 짓는 것이라 경고했다. 그리고 국내외 기후위기에 현 윤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 개신교계의 교회들이 창조 세계 보전과 지구촌 시민이라는 책임 의식을 가지고 이웃을 살리기 위해 기후문제에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석규  rase21c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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