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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퍼나눔마을에서 꿈을 퍼주어요.만포장학재단 정재흠 이사장이 열어가는 청소년 세상
송상호 기자 | 승인 2010.04.23 13:57
이 마을에 가면 두 가지로 인해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하나는 장학재단은 장학금만 전해주는 곳이 아니라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청소년 복지는 복지를 공부한 사람과 종교인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 정재흠 이사장 정재흠 이사장은 지금 자신의 세무사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그는 공인회계사로서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쁜 업무 속에서도 틈틈이 '꿈퍼나눔마을'을 열어가고 있다.
ⓒ 송상호
꿈퍼나눔마을

바쁜 공인회계사가 더 바쁜 이유

만포장학재단 정 이사장은 공인회계사다. 자신의 이름으로 안성 시내에 세무사 사무실을 가지고 있는 그는 참 바쁘다. 요즘도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느라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지경이다.

1997년 성남에서 지역아동센터를 주 2회 봉사 방문하면서 자극을 받아 시작한 만포장학재단. 그동안 수없이 많은 학생들이 이 재단을 통해 꿈을 퍼갔다. 안성으로 이사 온 최근 3년, 특히 지난해만도 35명의 학생에게 소정의 장학금과 꿈을 전달했다.  

지금은 실무자나 '정예화'된 도우미 하나 없이 혼자서 그 마을을 열어가고 있다. 오로지 '꿈퍼 사업'을 통해 꿈을 퍼가는 학생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게 자신의 즐거움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장학금 주는 것 말고 다른 의도(?) 숨어 있다 

장학재단하면 장학금 주는 곳 아닌가. 맞다. 하지만 그것만이 주된 목적이 아니다.  

"가난한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은 하나의 수단이요, 미끼에 불과합니다." 

미끼라니. 그럼 다른 불순한(?)의도가 있단 말인가. 그렇다. 다른 의도가 있다. 일단은 가난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선정된 청소년이 준비해야 될 게 있다. 기본적인 서류에다가 두 개가 첨부된다.  

하나는 독후감이요, 다른 하나는 인생설계서다. 장학금을 받을 당사자가 양질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인생설계서가 첨부서류다. 그렇다고 제출된 글을 심사해서 대상자를 선별하는 일은 없다.  

여기에 선정된 한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인생설계서'가 눈에 띈다. 그 소년의 장래 희망은 의사. 의사가 되려는 이유를 "누나가 수술을 했는데 너무 아파하는 모습 보면서. 할머니가 허리가 구부정해서 힘들어 하셔서"라고 밝힌다. 자신도 의사가 되어 이런 사람을 낫게 하겠단다. 그러기 위해선 공부 열심히 하고 체력도 튼튼히 하고, 무엇보다 사랑받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야무진 각오가 담겨져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은 '꿈퍼나눔마을'의 이름과도 연관이 있다. 단순히 장학금을 전달하는 기존 방식을 넘어서 학생들에게, 특히 가난한 학생들에게 꿈을 퍼주기 위해서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꿈을 퍼주다 

이 재단의 제일 목적, 그것은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것이라고 정 이사장은 주저 없이 말한다. 그러려면 그 학생들이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여 주체적으로 자기 인생을 열어가는 능력을 키워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꿈을 주려면 독서만큼 좋은 게 없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독후감과 인생설계서 제출은 장학금을 받기위한 요식행위가 아니라 주된 행위다.  

그것은 곧 '읽은 만한 도서'를 소개하고 읽게 하는 것, 책 읽는 것을 도와주는 도우미와의 연결, 읽을 만한 책을 후원 받아 모으는 것 등으로 이어진다.  

'꿈퍼나눔마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는 꿈퍼나눔마을 공간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거기서는 학생들이 모여서 프로그램과 독서를 하게하고, 도우미와 만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도우미로 발굴하고 연결하는 센터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여기에선 두 가지를 금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상업성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둘째는 당분간 금전적 후원을 못 하게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마을을 열어가는 정재흠 이사장은 이 '꿈퍼 사업'을 빌미로 자신의 사업과 최대한 연관 시키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또한 장학재단을 통해 이미 조성된 기금이 있기에 지인조차도 금전후원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러기 시작하면 순수한 의도가 퇴색될까봐서다. 단지 도서 후원만 받고 있다. 이렇게 순수한 방식으로 몇 년 동안 진행하다보면 자연스레 좀 더 성숙한 후원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독서 꿈퍼나눔마을 아이들이 자신의 꿈과 인생 설계를 위해 독서하고 있는 중이다.
ⓒ 꿈퍼나눔마을
꿈퍼나눔마을

여기는 기초생활수급자, 조손가정, 소년소녀 가정 등의 학생이 관련 서류와 함께 독후감과 인생설계서를 제출하면 참여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의 도우미로도 참여할 수 있다.

꿈퍼나눔마을 홈페이지www.ggumpur.org 나 전화 031-675-8106로 문의해보자.  

 

송상호 기자  shmh06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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