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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언제나 광속<코뿔소의 짧은 글, 긴 생각>
코뿔소 | 승인 2015.11.04 02:01

필자의 요청으로 본명을 밝히지 않으며, 자유로운 글쓰기를 위해 원작을 최대한 살려 게재함을 밝힙니다.

- 편집자 주-

김주대 시인의 시화집 <그리움은 언제나 광속>이 내 손에 들려진 건 엊그제다. 그의 글과 그림을 읽고 싶고 보고 싶어 몸살이 나 주문했음에도, 책을 받은 날 나는 책을 펼쳐 보지도 않았다. 일부러 그랬다. 단숨에 휙휙 읽고 싶어질까봐...쪼금만 더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왔다는 기쁨을 누리고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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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우리 집에 손님이 과자종합 선물 셋트를 사오시면 우리 집 네 자매는 일단 내 방에 모여 차례대로 돌아가며 자기가 먹고 싶은 과자를 골랐다. 순서대로 나부터 막내까지 한바퀴, 두 바퀴쯤 돌고 나면 남아 있던 사탕이나 껌이나 이런건 뜯어서 똑같이 나눠 각자의 책상서랍이나 개인 보물함에 보관해 놓고 아끼고 애껴 먹었었다. (뭐라고들 허지 마요~~~~~ 그땐 코뿔소도 초딩이었다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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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애껴 먹으려던 딱 그 마음이었을 게다. 단숨에, 홀랑~ 후딱~ 읽어치우기 싫은거!!
 
   
 
그의 글은 소설이 아니다. 읽다가 이어서 읽고, 또 읽다가 끊어 읽고... 아님, 뒷이야기가 궁금해 한달음에 한권의 책을 읽어버릴수 (읽어낼 수, 읽어볼 수) 있는 그런 게 아니다. 서너줄의 짧은 글 속에 그는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하고) 있다. 많은 '생각'이란 걸 하게 맹근다.
 
책장을 열어 작가소개글과 시인의 말을 읽고 차례를 쭈욱 읽어내려가다...
내 눈에 들어온 <빈집이 아닌 이유>. 순전히 '빈집'이란 단어 하나에 꽂혀 91p를 펼쳤다. '빈집'에 꽂힌 이유는 조림모친이 오늘 지리산 악양으로 조림이 하나 데불고 이사를 허는데, 이사 들어가는 그 집이 '빈집'.
 
여...인천서, 거...악양까지 일년반 비어 있던 빈집을 치우고, 버리고, 고치고, 쓸고, 닦고, 몇 차례 오가며 조금은 번듯한 집으로 맹글어 놓은 듯 하지만...
 
'빈집'을 찾아 들어가 살게 된 그 징헌 사연에 맘이 쓰이고 아프고 아리기 때문이다. 헌데, 왼쪽 90p 그림이 시선을 끌어 당기더라. 대문지붕 위의 초록색 식물이 지붕 오른켠에 깜찍하게 앉아 있다. 아마도 바람결에 어디선가 홀씨가 날라와 거기 불시착했나보다.
 
지붕 위에 흙이 충분치 않을텐데도 이 녀석은 제법 질긴 생명력을 뽐내고 있다. 작년 이맘때 본 그녀석이 맞다고 시인은 같은 풀이라 말했다.
 
거미줄 치는 빈집에 두고 올 아들이 안심이 안되고 안쓰럽고 미안하기만 했을 그 마음을 아들 구가 먼저 읽어 내고 시인을 안심시킨다.
 
- 혼자가 아니라고...
 
대문 위의 풀을 가리키며 기특하고 착하게, 고맙고 이쁘게 말해, 시인은 기꺼이 무거웠을 마음을 내려 놓았을게다. 아들 구와 막걸리를 마시며 풀이 희한하다 자꾸 웃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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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대로 읽지 않을란다.
제목을 보고 내 시선을 끌어당기는 그 제목의 페이지를 김주대 시인 말마따나, 
여..저... 그냥, 빌빌... 실실...
 
여... 펼쳤다.
저... 펼쳤다.
 
그림은 오래도록 자세히, 가만히... 개미만한 사람도 그림속에 그려 넣는 시인이니 그림을 대충 봤다간, 어쩌면 시인이 표현하고자 한 정작 중요한 그 무엇을 지나치는 오류를 범하게 될런지도 모르니까, 꽂히는 제목 옆에 연필로 체크를 해 놓고, 하나 둘씩, 어떤 날은 서너개씩, 여남은개씩... 천천히 그의 시화집 <그리움은 언제나 광속>을 읽어내려한다.
 
#김주대 시인님!! 고맙습니다~^^

<필자 소개>

   
▲ 필자 코뿔소.
찻집 여자!!

숱한 시집읽기와 김광석의 노래듣기로 태교!!

3개월 후면, 찻집 운영 4년차로 요샌 인디가수들의 음악에 매료, 심취하여 홍대 클럽까지 진출!!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의 ‘백자’님의 노래 에 폭 빠져 있음)

영화, 연극, 뮤지컬, 사진전, 서화전 등 시간이 허락하면 어디든 혼자 댕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무조건 사서 읽어야 직성이 풀리며, 베스트셀러보다 좋아하는 몇몇 작가들의 책을 주로 읽어내는 '책 편식'이 매우 심한 까칠, 까탈스런 아줌마!!

‘기록의 중요성’을 알기에 다이어리, 편지, 수필, 시 등 무엇이든 끄적끄적 써서 보관하며, 가끔씩 보물찾기 허는 심정으로 하나 둘씩 읽어보며 혼자 흐뭇, 뿌듯해 함!!

책 소장의 기쁨을 알기에 화장품, 미용실 비용을 줄여 책을 사서 읽는 반면, 사람을 좋아하여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라면 마다하지 않으며, 술값은 아끼지 않는 이상한 버릇이 있음!!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고 동참하려 애쓰며 더불어 함께 살아내는 삶을 추구하는 자유로운 영혼!!

 

코뿔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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