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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을 통해 하나 된 우리, 예수 운동에 초청받았다”김경호 목사, 기장총회 주제 성서연구
박준호 | 승인 2015.09.17 09:48

   
▲ 김경호 목사(기장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들꽃 향린교회). ⓒ에큐메니안

김경호 목사(기장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들꽃 향린교회)가 지난 17일(목)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총회장 최부옥 목사) 제100회 총회에서 진행된 주제 성서 연구를 통해 성찬의 사회적 의미를 전했다.

김경호 목사는 “성찬은 무엇보다 기억의 식사”라며 “이스라엘 민족이 그들의 유월절 식사에서 야훼의 해방과 구원을 기억했듯, 그리스도인들은 이 식탁에서 함께 먹고 마시며 예수의 삶과 죽음, 부활을 기억한다”고 성찬의 ‘기억’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그는 “성찬과 관련해서 ‘기억’외에도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나눔’과 ‘하나’라는 것”이라며 “식탁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스라엘의 절기 식사는 장벽을 넘는 평등한 잔치였고, 초대교회의 성찬 역시 먹을 것을 나누는 시끌벅적한 밥상이었다. 즉, 성찬의 은총과 부르심은 개인에게 집중되기 보다 그것을 행하는 공동체를 향한다”고 전했다.

‘나눔’의 성찬,  ‘하나됨’의 성찬

김경호 목사는 “그리스도인은 성찬이라는 식사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헌한다”며 “식사에서 신의 임재를 경험하는 것은 그리스도교의 독특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사-임재’패턴의 유래를 “유월절, 초막절, 칠칠절 등 이스라엘 삼대 절기의 절정인 희생제는 자녀와 노비, 성읍에 거하는 레위인, 과부, 고아, 이방인들을 초청해 여호와 앞에서 먹고 즐기는 큰 기쁨의 식사였다”며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모두 초대해서 즐기는 잔치는 바로 ‘여호와 앞에서의 식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호와 앞에서의 식사는 한상에서 똑같이 먹고 마시는 식사이며 계급과 신분을 내려놓고 인간 본연의 자리로 돌아오는 식사”라며 “유월절과 초막절은 민족적 색체가 가장 강한 절기인데도 이들은 이방인들까지 모두 초청해 하나로 어우러지는 식사를 펼쳤다”고 강조했다.

“신명기의 이러한 예배, 제사, 축제에 관한 가르침은 성착식에서 드리는 감사의 식사와 종말에 이루어지는 잔치를 향해 나아간다. 초대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예배는 모두가 함께 나누는 식사, 즉 평등정신이 발현되는 축제였다”

김경호 목사는 흔히 성찬 예식에서 “이것은 내 몸이다”와 병행으로 쓰이는 “이것은 내 피다”가 성서에서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와 대칭을 이루는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로 쓰이는 것이 정확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찬에서는 ‘이것은 내 피라’는 표현을 쓸 수도, 그것을 마실 수도 없었는데, 이는 유대인이 피를 ‘생명의 근원’으로 여겨 법으로 피를 마시는 것을 금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떡이 그리스도의 몸의 나눔과 희생적 삶을 상징한다면 잔은 피의 상징이라기보다 계약의 상징이었다”며 “성찬 예식은 ‘피’를 ‘계약’에 연결시킨다.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피가 계약의 중요한 매개”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피가 계약의 징표가 되는 이스라엘의 전통을 따라 성찬에 참여한 이들이 마시는잔 또한 새로운 세상을 향한 계약의 징표가 된다”며 “잔을 마시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피로 세운 이 새로운 계약에 동참하며 새로운 세상에 헌신하겠다는 계약”이라고 말했다.

   
▲ 기장 제100회 총회 주제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라'가 적힌 언약궤. ⓒ에큐메니안

김 목사는 성찬에 쓰이는 떡과 포도주를 들어 ‘하나님과 인간의 노동, 그리고 자연이 함께 빚어 만든 창조세계 총체의 상징’이라며 “이렇게 빚어진 성찬을 통해 인간이 하나님의 임재와 신비를 경험한다면 그들을 둘러싼 자연 또한 하나님의 임재의 거룩한 성소로서 의미를 지니게 된다”고 설명했다.

“성찬의 전통에서 떡과 포도주 자체를 임재의 대상으로 보고 화체설이냐, 공존설이냐 논쟁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물질 자체가 신성화되기 보다는 그것이 ‘나누어지는 행위’가 임재이며, 하나됨의 상징” 

오늘, 우리의 사회적 성찬

김경호 목사는 “‘기억하라’는 말은 희생제물이 주님의 삶을 지금 이곳에서 연장해 살아가라는 의미”라며 “그 삶은 교회안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상은 세월호의 아이들을, 해고당한 노동자들을, 제주 해군기지와 군산 송전철탑을 막기 위해 싸우는 이들의 고통과 눈물을 잊자고 한다. 하지만 성서는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라고 한다”며 “이스라엘 민족은 절기를 만들어 역사를 기억하고자 했으며, 예식으로 그 기억을 재현했고, 그것을 기록해 현재화하는 말씀이 성서이다. 이렇듯 그리스도교의 핵심은 기억”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초대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사건으로 기억을 확장했듯 성찬에 참여한 우리는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문제들이 오늘 우리의 사건으로 고백하고 기억이 확대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둘로 나뉘어 평화가 깨진 한반도에서 하나됨의 의미는 특별하다”며 “매년 한 차례 벌어지는 전쟁위기의 소용돌이를 겪어야 하는 우리에게 하나됨 만큼 소중한 과제는 없다”고 ‘하나됨’의 성찬의 의미가 남북관계에서 중요함을 설명했다.

그는 “성찬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하나 되게 한다”며 “그의 몸을 자기 안으로 받아들이고 그의 삶을 자신의 삶과 연결시켜 하나가 된다”고 풀어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찬을 통해 하나가 된 그리스도인은 예수가 속했던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선다”며 “이것은 예수의 삶을 개혁과 활동에만 머물게 하지 않는 ‘예수 운동의 신앙화’이며, 동시에 신앙을 가진 사람을 운동으로 불러내는 ‘신앙의 운동화’”라고 전했다.

“성찬과 예배를 통해 예수는 모든 시대, 모든 역사 속에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운동’으로 살아온다”

박준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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