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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역시 내가 문제이네요<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김서정 작가 | 승인 2015.11.06 10:21

훌륭한 작가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 이상을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점은 대단히 중요하다. 말한다는 것은 생각하기의 표현인 것만이 아니라 생각하기의 실현이기 때문이다. (…) 재기 발랄하게 훈련받은 신체가 펼치는 연기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사유에 부여하는 것이 바로 훌륭한 작가의 재능이다. 훌륭한 작가는 결코 자신이 생각했던 것 이상을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가 쓰는 글은 그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에만 도움을 준다.

- <훌륭한 작가>(발터 벤야민)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글쓰기 열풍이 불면서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나도 언급해보겠다. 조지 오웰은 글쓰기의 욕망을 순전한 이기심, 미학적 열정, 역사적 충동, 정치적 목적, 이렇게 넷으로 나누었다. 조지 오웰과 다른 동기도 많이 있겠지만, 그렇게 세상에 나온 글은 냉정하게 평가를 받는다. 물질적으로는 판매의 차이, 정신적으로는 호불호의 분명한 격차. 눈 감고 싶지만, 공개적으로 글을 내놓은 이상 비켜갈 수 없는 사안이다. 사실 아침마다 나는 절망한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오늘도 내 책의 반응이 미진함을 확인하기 때문이다. 나를 표현해 내 생존의 일부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는 이제 수정되어야 한다. 이를 가지고 구걸해서도 안 된다.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한다. 그러면서 깊은 반성을 해본다. 혹 나는 시건방지게 내 생각의 용량을 초과한 말들을 억지로 쏟아내지는 않았는지. 그것으로 누군가의 지갑을 들여다보지는 않았는지. 그래도 가야겠지. 내가 살기 위한 주요 방편이 글쓰기이니까!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열어본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kims44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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