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생활 에세이 연재
최고의 자기계발 지침<김서정의 하루 3분 글쓰기 교실>
김서정 작가 | 승인 2016.10.10 11:06

나를 만나는 일은 그 자체로 큰 위로이고 안전함의 근원을 느끼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가장 치유적인 순간이다. 내게 툭툭 떠오르는 느낌이나 생각들을 별것 아닌 것으로 취급하지 않고 잘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에 ‘아, 내가 그때 그렇게 화가 났었구나’, ‘내가 그때 그것을 그렇게 원했었구나’ 하는 생각들, ‘내가 그랬구나, 내가 그렇구나’ 하는 자각들이 분명해진다. 그런 식으로 나를 또렷하게 다시 볼 수 있으면 그때부터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확실히 알게 되고 그만큼 자연스러워진다. 이런 느낌과 자각이 없는 상태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며 길을 헤매는 경우가 우린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런 식의 고민은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니다. 내가 나를 분명히 느끼고 감지하면 모든 것이 분명해진다.

-<당신으로 충분하다>에서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우리 사는 세상은 어떻게 짜여 있을까? 물리적으로는 간단하다. 내 몸이 있다. 내 몸이 직접적으로 움직이는 공간에 사람과 사물이 있다. 그것뿐이다. 정신적으로는(의식과 무의식을 포함한다)는 복잡하다. 몸의 내부와 몸의 외부에서 너무 많은 신호들이 오고간다. 직접 보지 못한 그 수많은 것들도 무의식에 잠입해 나를 움직여 나가고 있다.(내 몸이 가서 보지 않은 것들을 우리는 텔레비전이나 책을 통해서 볼 수 있고, 그것들을 실제로 보거나 체험한 것인양 우리의 사고가 만들어진다고 본다는 것이다.)

어떤가? 실로 복잡한 시공간에서 우리는 몸을 움직여 의지를 만들어내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 의지를 올곧게 잡는 방법은 무엇인가? 핵심체크 몇 개 잡아 꾸준한 실천으로 습관화하면 되는가? 물론 이 방법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핵심체크는 늘 변화된다.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그 핵심을 인지해내기까지 우리 인간이 만들어놓고 헤아린 것들에 대한 쉼 없는 공부가 필요하다. 그것이 인문학의 본질이다. 이것이 병행이 되어야만 위의 글에서 말한 것, 즉 “내가 나를 분명히 느끼고 감지하면 모든 것이 분명해진다”는 상태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파생된다. 방금 내가 말한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우리의 사고는 늘 패턴화를 추구한다. 그러면서 공동의 매뉴얼이 만들어진다. 그것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이것이다. 패턴화된 이야기는 자신의 것이 아니다. 인간 공동의 지적 결과물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 패턴화에서 나는 어떻게 움직여가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이다. 그 성찰은 나의 몸을 중심으로 한 구체성에 대한 탐구이다. 일차적으로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나의 몸과 마음에 신호를 주고받은 사람들에 대한 회상이고 정리이다. 그것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그런데 이것이 참 어렵다. 그래서 패턴화된 이야기는 잘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야기는 하지 못한다. 부끄럽기 때문이다. 그 부끄러움을 이겨내는 길, 장식에 가려진 것들을 말로서 글로서 계속 들여다보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현재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자기계발 지침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아래의 글도 옮겨놓는다. 삶은 깊고도 험난하고도 질긴 것이다. 해결책에 대한 체크리스트 정리보다 상황 파악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깊이 공감한다.
“해결의 방법론을 몰라서 문제 해결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 해결법에 대한 팁은 세상에 차고 넘친다. 그러나 나와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분명하고 깊은 깨달음이 없는 상태에서 급전 당겨쓰듯 강구한 해결책들은 궁극엔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해결책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 김서정 작가

1966년 강원도 장평에서 태어났고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2년 단편 소설 <열풍>으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장편 소설 《어느 이상주의자의 변명》, 어린이 인물 이야기 《신채호》, 《김구》, 《마의태자》 등을 썼고, 북한산 산행기로 산문집 《백수 산행기》, 먹거리와 몸을 성찰하는 에세이 《나를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다이어트》, 평화 산문집 《분단국가 시민의 평화 배우기》, 글쓰기 강의인 《나를 표현하는 단숨에 글쓰기》를 지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출판 편집일과 글쓰기 그리고 글쓰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김서정 작가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9 한국기독교회관 503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홍인식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인식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3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