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적인 성서와 예수, 민중사랑 메시지를 세상으로!

민중신학 세미나가 어느 덧 마지막 종강을 하였다. 이번 학기에 개설된 민중신학 세미나는 현장의 생생한 경험과 학문의 연계선상에서 이루어진 소중한 세미나였다. 수강한 학생들과 현장목회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 덕분에 알차고 소중한 내용들이 많이 다루어진 한 학기였다.

이번 세미나는 이병일 목사(강남향린교회)의 “민중신학과 목회”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이 전주에 진행된 ‘민중교회 현장탐방’에 대한 보고와 학생들의 목회관을 자유롭게 발표하고 나누었다. 그리고 류장현 교수(한신대 조직신학)의 종합정리로 마치었다.

12월 10일(목) 현장탐방은 서울의 5개 교회로 나누어 진행하였는데, 성수교회(김현기 목사), 하늘씨앗교회(김옥성 목사), 청암교회(한국염 목사)/어를 외국인노동자센타(최의팔 목사), 이웃사랑교회(전성표 목사), 강남향린교회(이병일 목사)였다. 이 교회들은 생명선교연대에 속한 목사들이 담임하면서 작지만 소신을 담아서 예수의 길을 따르고자 노력하는 교회이다. 다양한 형태의 목회를 하면서도 교회와 사회를 분리하지 않고, 모두가 현장 속에서 민중과 하느님 나라를 향한 실천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장을 돌아보고 목회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학생들은 민중목회에 대한 걱정과 편견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장탐방을 통하여 학교에서 배운 신학(이론)을 어떻게 교회(현장)에서 풀어낼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실마리를 보게 되었고, 자본주의적 시대상황 속에서 교회와 목회자가 어떻게 ‘예언자적 사명’을 실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되었다고 하였다. 특히 목회를 하면서 자기만의 목회관과 그 목회관을 소신 있게 펼쳐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하였다.

특히 각 조에서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예언자적 사명’이었는데, 이에 대해 이병일 목사는 “현장에 가면 몇 년 안에 자신의 소신을 잃어버리고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소명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하면서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고기가마 곁에서 있었던 때를 그리워할 때 하느님의 진노를 경험한 것을 예로 들면서 소명감과 자신감을 가질 것을 독려했다. 그리고 ‘그럴 때 적어도 따라쟁이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계속된 토의의 중심은 상아탑 안의 신학으로 전락할 수 있는 신학교육의 맹점들을 극복하고, 교회현장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참 예수의 제자이자 목회자로서 책임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민중의 현장은 이슈화 되는 곳뿐만 아니라 내 삶의 주변에 언제나 있다.” “예언자적 소명을 잘 감당하는 교회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이어야 한다.” “교회에서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이 외에도 번영주의와 정통주의, 기복주의와 근본주의, 편리주의와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들을 극복하고 성서에서 증언하는 민중 사랑의 메시지를 교회가 어떻게 실천하고, 민중이 하느님 나라의 주인됨, 예수의 제자로서 목회자들의 결단과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 성찰과 행동의 중요성 등이었다.

이병일 목사는 “가장 새로워야 할 교회가 새로운 것을 반대하는 교회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또한 “목사답지 않은 목사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기존의 전통적이고 부정적인 목사의 이미지를 극복하고 여러분만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목회는 결코 힘들고 어려운 길이 아니다. 완전한 해결은 없지만 그런 과정과 고민이 없다면 목회는 건강할 수 없다. 여러분만의 영성과 성서를 바라보는 통찰력 있는 시각을 가지고 나아간다면 지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격려하기도 했다.

류장현 교수는 정리에서 한 학기동안의 참여와 관심에 고마움을 표하였다. 정리의 말에서 나온 이야기를 짧은 화두고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한신신학이 민중신학은 아니다. 규정할 수는 없지만 민중적 정신은 확실하다.’

‘민중신학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나 작업들이 내외적으로 많이 일어나고 있어 염려스럽다.’

‘민중에 대한 사랑과 애정은 성서의 핵심사상이다. 이것은 세월이 지나도 포기할 수 없다.’

류 교수는 한 학기동안 고민의 기저에는 ‘예수의 민중적 삶을 어떻게 재현/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라고 강조하였다. ‘어디에 서있든지 하느님 앞에서 솔직하고 정직한 삶을 사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2009년 2학기 동안 민중신학 세미나를 통해 연재된 기사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리게 되지만, 사회 이곳 저곳에서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예언자적 영성을 가지고 정의와 사랑의 외침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 예수의 민중사랑 메시지는 계속될 것이다.

 
편집 및 정리: 고수봉, 박혜진, 신동화

신동화 기자  yawhe5225@nate.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