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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법 2·3조에 대한 셈법, 달라선 안 된다”12일째 노조법 2·3조 개정을 기원하는 종교인 금식기도회 계속돼 … 감리교시국대책연석회의 주관 기도회에서 여·야 비판 목소리 가득
이정훈 | 승인 2023.11.25 14:03
▲ 진광수 감리교시국대책연석회의 상임대표는 자본의 찌든 삶을 털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훈

“노조법 2·3조 개정을 기원하는 종교인 금식기도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2일째 금식을 이어가고 있는 남재영 목사에게 연대의 뜻을 전하기 위해 ‘김계월’ 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 지부장’이 감리회관(동화면제섬) 앞 금식기도천막을 찾았다. 그간의 금식 탓일까 남재영 목사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천막 출입구를 열고 들어선 김계월 지부장은 남재영 목사가 잠들어 있는 모습을 확인하곤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저번에도 금식하셨는데, 또…” 하며 말을 잇지 못한채 눈물을 흘렸다. 김계월 지부장은 화장지를 부탁해 눈물을 닦고는 손은정 총무(영등포산업선교회)와 박래군 이사(인권재단 사람)와 담소를 나누며 남재영 목사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기도회가 임박해 자리에서 일어난 남 목사와 김 지부장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김계월 지부장은 소위 ‘코로나 1호 정리해고 사업장’이라고 일컬어졌던 아시아나케이오 해고 사태에 저항, 마지막까지 농성장을 지켰다. 그렇게 해고되고 농성을 시작한지 798일 만인 2022년 7월 18일 복직되었다. 그리고 지난 10월 31일자 정들었던 일터를 떠나 퇴직했다.

김계월 지부장과 아시아나케이오 해고자들이 해고에 저항해 농성을 이어가던 중 만났던 남재영 목사가 또 다시 노조법 2·3조 개정을 기원하며 12일째 금식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안부차 천막을 찾았던 것이다. 그래서일까 영하의 기온과 매서운 바람으로 온 몸을 움추려들게 했던 24일(금) 오후 5시 30분부터 시작된 ‘감리교시국대책연석회의’ 주관 “노조법 즉시 개정 촉구 기도회” 연대 발언에 나선 ‘인권운동 네트워크 바람’의 명숙 활동가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사실 이 투쟁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 고민했을 때, 너무나 고맙게도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단식 투쟁을 사실 올해도 했었는데, 또 금식하시겠다고 남재영 목사님이 하셨을 때, 그 옆에 또 많은 종교인들이 지지해 주시고 함께해 주신 걸 보면서, 그게 또 하나의 길을 낸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길이 끝나는 시점에 길을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종교인들이었습니다.”

노동자들 특히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의 염원이 담겨 22년이나 이어져 오고 있는 노조법 2·3조 개정운동은 자칫 길이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명숙 활동가의 발언처럼 종교인들은 끝난 것 같은 길에서 또 새로운 길을 내기 위해 앞장 서고 있다. 이런 모습을 지켜봐 왔던 금식기도회 한 참석자는 이렇게 평가했다.

“사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 노조법 2·3조와 방송 3법은 통과됐어야 했어요. 그런데 민주당에서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죠. 특히 방송법은 그 당시 자신들에게 별로 문제가 안 됐었거든요. 그래 놓고는 이제와서 방송법 통과시키려고 하니 명분이 안 서죠. 그러니 노조법 2·3조 개정안까지 문제가 되고 있어요. 그런데 목사님들이 이렇게 금식하고 계속 자리를 지켜주시니 감사하죠.”

▲ 12일째 금식을 이어가고 있는 남재영 목사는 연대발언에서 이름도 알 수 없는 노동자들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금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훈

또 다른 기도회 참석자는 이렇게 언급했다.

“개정안이 통과되고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종교인들은 이번에 끝을 봐야 한다고 생각해서 금식과 기도회를 시작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노조법이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거든요. 그런데, 과도한 추측일 수도 있는데, 돌아가는 기류를 보니 민주당은 내심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거부되기를 바라는 것 같아요. 그래야 윤석열 정권을 몰아부칠 수 있으니까요. 정치권에서 전혀 이야기가 흘러나오지 않는 걸 보니 이런 추측을 하게 돼요.”

사실 이번 노조법 2·3조 개정안 국회 통과는 민주당의 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을 비롯 정치권은 이번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도 예상했을 것이다. 여기서부터 기도회 참석자의 추측처럼 어쩌면 종교인들과 민주당을 비롯 야당의 셈법은 차이가 날 수도 있고, 종교인들의 우려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이날 기도회는 여느 기도회처럼 진행되었다. 기도를 맡은 가재울녹색교회 임지희 전도사는 “저들이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는 어떠한 명분도, 어떠한 사회적인 유익도 없음을 깨닫게 하여 주시고 노조법 2·3조 개정안의 조속한 공포 촉구합니다.”라고 기도했다.

또한 설교를 맡은 감리교시국대책연석회의 진광수 상임대표는 “남 목사님의 금식은 단순히 노동자들의 경제적 요구만을 담고 있지 않다”며 “본질적으로는 이 시대를 향해 자본의 욕망에 찌든 삶을 털내고 다시금 거듭나기를 촉구하는 종교적, 철학적, 인문학적 저항”이라고 강조했다.

▲ 사진 왼쪽부터 노조법 2·3조 개정을 기원하는 종교인 금식기도회에 연대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 명숙 활동가(인권운동 네트워크 바람), 김계월 전 지부장(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 남재영 목사, 전남병 목사(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와 박래군 이사(인권재단 사람). ⓒ이정훈

마지막으로 연대발언에 나선 남재영 목사는 노조법 2·3조 개정안과 개정안 공포 촉구의 의미를 이같이 이야기하며 기도회를 마무리했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오늘 내가 입고 있는 옷이나 내가 신고 있는 신발이나 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들은 사실은 내가 만든 게 아니에요. 그 누구의 노동에 의해서 만들어진 겁니다. 이름도 알 수 없고 얼굴도 모르는 노동자 abcd, 수많은 사람들의 그 노동의 노고로 제가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그 누구에게 빚지고 살아가는 삶이에요.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고 한다면, 하나님의 자녀라고 한다면, 우리가 살아 있는 날 동안 우리는 빚 갚으며 살아가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왜 금식을 하느냐, 결국 이것 역시 빚 갚기의 하나입니다. 노조법 2·3조가 반드시 공포되고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 모두를 살아가게 해주는, 그러면서도 우리 사회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서 서열이 낮은 자리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이상 죽음에 내몰리지 않고, 또 실제로 죽는 그 죽음의 행렬을 멈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추운 날 우리가 드리는 기도가, 그리고 우리가 함께 드리는 이 기도회가 하늘을 감동시키고 노조법 2·3조가 반드시 공포되고 그 법이 시행될 줄 믿습니다.”

이정훈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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