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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 산타로 살겠습니다."안성사랑청년회의 몰래 산타 선서식에서 밝혀.
송상호 기자 | 승인 2009.12.23 12:12

 

  
▲ 몰래산타대작전 이날 산타로 참석한 안성청년산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 여청년의 모습을 보면 이날 날씨가 얼마나 추웠는지 추측할 수 있다.
ⓒ 송상호
몰래산타대작전

지난 12월 20일 안성 전역에 '몰래 산타 대작전'이 발동되었다. 올해로 5회째 이어져 오는 안성사랑 청년회(club.cyworld.com/aspower)의 대작전이다. 올해는 30여명의 산타들이 안성의 열댓 가정을 상대로 행복을 실어 날랐다.  

진화하는 산타들 

이들을 통해 산타가 진화하고 있다. '산타 할아버지'가 아니라 '산타 청년'이다. 썰매를 대신해서 내비게이션 달린 자동차를, 굴뚝을 타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방문하지 않고 해마다 12월 20일에 방문한다. 어린 아이들에게만 갔던 산타가 아니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아동으로부터 청소년, 어르신들에게 이르기까지.  

이 산타는 아이들이 자고 있을 시간에 몰래 다녀가는 게 아니라 노골적으로 찾아온다. 그것도 산타와 산타 일행 한 무더기가 와서는 대화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 심지어 독거 어르신들의 집에 와서는 미리 준비해온 만두피와 속을 가지고 함께 만둣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 장애우를 위한 산타 이날 청년산타들은 죽음을 얼마 남겨 두지않은 근육병 청년(희귀병)의 병실에 들렀다. 이들은 이들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선물을 전달하고, 대화를 하며 희망을 전했다.
ⓒ 송호길
몰래산타대작전

작전 당일보다 준비가 만만찮아

사실 대작전 당일보다 준비사항이 만만찮다. D-day 두어 달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마을 이장님이나 복지관 등을 통해 대상자를 섭외해야 한다. 후원을 받는 등 재정을 위해 발로 뛰어야 한다. 선물도 미리 사야하고, 갈 장소도 사전 답사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산타에 참여할 청년들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수막, 전단지, 인터넷을 통해 사전에 광고를 해야 한다. D-day에 다가가면 2회에 걸쳐 '산타학교'가 개최되고, 산타들의 예비모임이 이루어진다.  

당일 아침 10시부터 산타들은 준비에 들어간다. 모든 준비사항들을 체크한다. 해당 조끼리 모여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노래를 연습하고, 멘트를 준비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산타가 덜 모였다. 약 30명 가량이다. 지난해엔 청소년 그룹 홈, 아동가정, 독거어르신 가정 등을 방문 했다면 올해는 다문화 가정과 독거어르신 가정 등 두 군데로 결정되었다. 다문화 가정 팀 2팀, 독거 어르신 2팀. 모두 4팀이다.  

  
▲ 다문화 가정 이날 청년 산타들은 각각 4개조로 움직였다. 2개조는 독거어르신 집으로, 2개조는 다문화가정으로 움직였다. 지금은 다문화 가정의 한 단란한 식구와 산타들이 함께 찍었다.
ⓒ 송상호
몰래산타대작전

추위도 그들의 열정을 막진 못해

기자는 다문화 가정 팀에 합류했다. 이날 날씨가 독하게 추웠다. 산타 복을 입어야  하는 여 청년들은 외투를 걸치지 못해 오돌오돌 추위에 떨었다. 대상자의 따스한 방에 빨리 가고 싶은 것은 그들에게 선물을 주려는 생각보다 자신들의 추위를 해결하려는 몸짓이었는지도 모른다.  

추운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번엔 어떤 대상자가 기다릴까. 우리를 반겨줄까. 대상자의 맘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라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추위를 잊었다. 도착한 곳에서 그들을 반기면 금세 산타들도 추위보다 더 정겨운 환영에 마음이 녹는다.  

처음 얼마간의 어색함도 "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울면 안돼 울면 안돼. 산타 할아버지는~~"이라는 캐롤을 부르면 대상자도 산타들도 모두 하나가 된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선물과 과자가 주어지면 분위기는 천국이 된다. 역시 아이나 어른이나 먹는 것과 선물에는 약한 법.  

아이들과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주고 받다보면 아이들은 산타들과 가족이 된 듯 엉겨 붙는다. 산타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때면 아이들보다 산타와 부모들이 더 좋아한다. 선물만 달랑 주고 가던 그 옛날의 산타는 더 이상 여기에 없다. 아이들과 함께 대화하고 놀아주는 실속 있는 산타만이 있다. 

  
▲ 만두빚기 남자 청년산타들이 독거어르신 집에 방문하여 만두를 빚고 있다. 이 만두는 이날 아침에 일찍 안성사랑청년회 사무실에서 청년들이 직접 만두피와 만두 속을 준비한 것이다.
ⓒ 안성사랑청년회
몰래산타대작전

직접 만든 만두로 함께 만둣국 끓여 먹기도 

때론 해당 가정과의 의사소통 문제로 집에 들어 가보지도 못하고 선물만 전해주고 오기도 한다. 어떤 어르신 가정에선 어르신의 자녀가 반대하여 준비한 한마당을 펼치지도 못한다. 하지만, 사람이 살다보면 별 일이 다 있다는 소중한 교훈이 청년 산타들의 마음에 남는다.  

독거 어르신 팀은 당일 아침부터 만두 속과 만두피를 직접 만들어 갔다. 어르신들과 진하게 윷놀이도 하면서 분위기를 북돋았고, 가져간 만두로 함께 만둣국을 만들어 먹었다. 자주 오지 않는 자신의 자식들보다 낫다는 칭찬을 받고 왔다며 자랑에 나서기도 했다.  

이 모든 산타 대작전보다 더 아름다운 뜻이 있다. 그들이 산타 대작전에 투입되기 전에 안성사랑청년회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던 '산타출정식'에서였다. "경쟁 위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과 나누며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하는 청년산타들. 무엇보다 "1년 365일 산타로 살 것"이라는 '산타선서'는 대작전의 백미 중 백미다. 

  
▲ 선서 지금 청년 산타들은 산타 출정식을 하는 가운데 산타선서를 하고 있다. "오늘 하루만 아니라 1년 365일 산타로 살겠다"며. 이 산타 대작전의 백미 중 백미라 하겠다.
ⓒ 송상호
몰래산타대작전

멋있다. 오늘 하루만 산타를 하지 않고 매일 그런 맘으로 살겠다고 하지 않는가. 과거의 산타가 크리스마스 하루를 산타로 살았다면 이들은 이제 매일 같이, 아니 그들의 인생을 산타의 마음으로 살겠단다. 이것이 외관의 진화를 넘어선 더욱 멋있는 '산타들의 진화'가 아닐까.  

덧붙이는 글 : 본 기자도 청년 산타들과 함께 산타를 하며 동행취재를 했습니다.
 
 

송상호 기자  shmh061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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