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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할 수 있습니까?“이 일을 위하여 이 때에 왔다” 2022년 한국기독교 부활절 맞이 묵상집 ㉑
NCCK | 승인 2022.03.22 01:26
▲ 한 여성이 우크라이나 리비우 중앙역 대합실에 앉아 잠든 아이를 돌보고 있다. ⓒDaniel Leal/AFP/Getty Images

마가복음서 9:36b-37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그는 모든 사람의 꼴찌가 되어서 모든 사람을 섬겨야 한다.” 그리고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가운데 세우신 다음에, 그를 껴안아 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들 가운데 하나를 영접하면, 그는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영접하는 사람은, 나를 영접하는 것보다, 나를 보내신 분을 영접하는 것이다.”

우리는 꼴찌가 섬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깁니다. 세상은 권력의 정도에 따라 구별하고 차별한다는 암묵적인 구조를 형성해 놓았습니다. 나이, 성별, 힘, 재산, 직위, 학력, 기득권 등 세밀하고 복잡하게 나눠 놓았습니다. 차별과 억압의 모양과 내용이 달라서 인식하는 정도가 다를 뿐 세상은 그렇게 움직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예수님의 꼴찌 메시지는 아래로부터의 혁명과도 같은 선언이었습니다. 이 세상을 형성하고 움직이는 가치 체계를 부인하고 이를 해체하는 말씀인 것입니다. 하나님을 거역하는 이들이 만든 세상, 그래서 그런 자들이 득세하여 선한 이들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세상에 대해 반대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성서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감당할 수 있느냐?

예수님께서는 친절하게도 세상을 뒤엎는 그 엄청난 일을 너무도 쉽게 가르쳐 주십니다. 어린아이 하나를 영접하는 것이 예수님을 영접하는 것이요 하나님을 영접하는 것이라는 이 쉬운 일을 못할 자가 누가 있겠습니까. 어린아이를 반가이 맞아 주는 것, 현대신학에서는 이를 거창하게 ‘환대’라고 합니다만, 사실 이는 누구나 하고 있는 일입니다.

약하고 소외된 이를 먼저 기억하고, ‘사람들의 세상’, ‘첫째가 섬기는 세상’, 이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섬기러 오신 데서부터 이미 시작된 뒤집어진 가치 체계입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우리도 감당하겠다고 나서기만 한다면야 팬데믹이든, 생태 위기든 이겨내지 못할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그렇지 못해서 겪는 재난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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